항상 단정한 복장과 상냥한 미소로 고객을 맞이하는 은행원. 간단한 입출금부터 ▲ 대출, ▲ 펀드, ▲ 외환, ▲ 보험 등 다양한 은행 상품을 고객들에게 논리적으로 전달하고 셈에도 능숙하며, 외국인 고객들과의 막힘 없는 의사소통을 해냅니다. 못하는 게 없는 이 직업은 젊은층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리며 나날이 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은행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은행은 주로 설립 목적과 하는 역할에 따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개인과 회사가 돈을 저축하고 빌리는 '일반은행', 농어민과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특수은행' 등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은행은 많지만 입사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닿을 수 없는 하늘의 별을 무려 세 개나 딴 선배가 있다고 해서 직접 찾아가 봤는데요. 그 주인공은 정보통계학과 07학번 김은지 선배입니다. 지금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본점
김은지 선배는 평소 퇴직연금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간직해왔다고 합니다. 특히 다른 은행이나 보험회사가 아닌 '기업은행'을 선택한 이유는 회사의 목적과 비전이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보통 금융위기가 닥치면 은행들은 대출을 줄이느라 바쁘지만 기업은행은 유일하게 대출을 늘리는 곳입니다. 농어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나라가 부강해져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모든 사람의 꿈을 응원하는 기업은행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은 김은지 선배가 입사를 지원한 이유였습니다.
그녀는 현재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에서 주로 기업 대출과 외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은행 입사를 대비했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준비를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꾸준히 공부해왔다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숫자와 통계, 확률을 다루는 수학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통계학을 전공했으며 스스로 만족하며 공부했다고 하는데요. 김은지 선배는 취업을 준비할 때가 되자 지금까지 해왔던 공부와 활동,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고려해 봤을 때 은행이 자신에게 딱 맞는 곳이라는 걸 알았다고 합니다.
김은지 선배는 재학 중 많은 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글로벌 빌리지(Global Village)' 프로그램은 외국인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며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낼 기회였습니다. 3학년 때는 국내 대학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 평소 관심이 많았던 경제학을 서울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후에 경제학을 이중전공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4학년이 돼서는 중국으로 건너가 해외 교환학생으로 생활했습니다. 또, 대학 시절 내내 봉사활동과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값진 경험을 쌓았는데요. 봉사활동은 주로 배식 나눔을 하는 '밥차' 활동으로, 이러한 경험이 남들보다 뛰어난 스펙이 되지는 못하지만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생으로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김은지 선배는 학점이나 자격증 등에만 매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찾아보면 대학생이기에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는 흥미가 있는 분야라면 꼭 도전해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대학은 취업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 말이죠.
취업을 준비할 때 마인드 컨트롤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 해도 초기에는 번번이 실패의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이때 마인드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자신감과 자존감을 모두 잃게 되는데요. 김은지 선배는 취업이 일반 시험과는 다르게 정해진 답이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명확한 기준과 목표가 없다면 슬럼프에 빠지기 쉽지만 이를 잘 극복한다면 전과는 달라진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 김은지 선배와의 인터뷰 시간
흔히 자기소개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학우들이 많은데요. 김은지 선배의 경우 여러 번 써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수학 문제를 모범 답안에만 기대어 풀게 되면 실력이 늘지 않는 것처럼, 자기소개서도 타인의 글만 보며 작성하게 되면 절대로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이죠. 자기소개서는 결국 자신의 인생을 풀어쓰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여러 차례 써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또한 첨삭은 글의 기본적인 실수를 잡아주는 것이며, 그것만으로 완벽한 글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글을 완성한 다음에는 면접관의 입장에서 글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글을 쓸 때와 읽을 때의 느낌은 많이 다르기 때문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서를 단순히 서류전형에 통과하기 위한 용도로만 쓰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김은지 선배는 면접을 볼 때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모두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Q. 취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A.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도전하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하지만 그 도전에 책임을 져야 해요. 요즘은 도전을 즉흥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요. 그러나 막상 상황을 마주하면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과는 많이 다를 수 있어요. 힘들고 고통스럽고, 때로는 지루한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죠. 혹여 실패하더라도 책임감을 갖고 잘 마무리하길 바랍니다.
어중간한 사람보다는 개성 있는 사람이 훨씬 좋습니다. 아무리 스펙이 뛰어나다고 해도 매력을 잃은 사람이라면 회사에서는 함께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거예요. 자신의 매력을 깊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차분한 사람, 꼼꼼한 사람, 묵묵히 일하는 사람 등 모든 사람은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소금에 짠 맛이 없어졌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무도 소금을 사용하지 않겠죠? 절대 자신만의 매력을 잃지 마세요.
또 어떤 일이든 주눅이 드는 사람이 되지 마세요.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할지라도 떳떳하게 나아가면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유학이 목적이든, 여행이 목적이든 해외에 나가거나 외국인들을 자주 만나보세요.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것은 재밌고 흥미로운 경험이에요. 마지막으로 재학 중에 시험이든 대회든 한 가지에 한 번쯤은 모든 걸 걸고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김은지 선배는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망설임 없이 '무함마드 유누스'(빈민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을 하며 그라민 은행을 설립, 빈곤퇴치에 앞장선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은행가)를 꼽았습니다. 그처럼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힘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습니다. 더 좋은 세상이 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기 일에 열심히 집중하는 것이라는 선배의 말에 저 자신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길이 있다고 합니다. 길이 많든 적든, 편한 길이든 험난한 길이든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습니다. 인생은 레이스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는 말처럼 연세웹진 독자 여러분들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현재 어떤 방향으로 향해가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 됐으면 좋겠습니다.
"꿈을 꿀 수 있다면 당신은 그 꿈을 실현할 수도 있다. - 월트 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