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 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큰 규모를 자랑하는 업체 AhnLab은 1995년 백신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회사로서 보안업계에 첫발을 디딘 이래, 지금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정보보안 업체로 성장해 왔습니다. AhnLab은 급변하는 IT 환경과 그에 따른 소비자의 요구를 제품과 서비스로 충족시킴으로써, 세계에서 존경받는 보안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AhnLab에 지원해 두 번이나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지만, 세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입사하게 된 선배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AhnLab은 국내 보안 업계에서 최정상을 달리고 있는 기업인데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백신 V3를 기반으로 다양한 ▲ 보안 장비, ▲ 보안 컨설팅, ▲ 솔루션, ▲ 관제 등 시큐리티 라이프 상의 기술 및 서비스를 자체 역량으로 제공하는 통합보안업체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학교, 학원, 기관 등에서 경영을 위해 쓰이는 컴퓨터나 각종 사무기기를 통틀어 정보시스템이라고 부르는데, 이재빈 선배는 보안 컨설턴트로서 이 정보시스템의 물리적, 기술적, 관리적 측면에서 취약점을 점검하고 해결방안을 도출해 보안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을 합니다.
처음부터 AhnLab에 입사하기 위해 컴퓨터를 전공한 건 아니라는 이재빈 선배. 그렇다면 왜 컴퓨터를 전공하게 됐을까요? 선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고 난 뒤 자신이 뭘 잘하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고 합니다. 그중 피아노와 컴퓨터가 떠올랐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피아노를 전공하기에는 이미 뛰어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많아 자신의 경쟁력이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더 가르칠 것이 없으니 하산하라.'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재능과 관심이 있었던 컴퓨터를 전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엔 많은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배우게 된 컴퓨터는 평소 선배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 상당히 거리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 결과 선배는 신입생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입대를 했고, 부대에서 전산병(군 내에서 컴퓨터를 포함한 여러 전자기기, 서버, 네트워크 등을 관리하는 병과)으로 복무하게 됐습니다. 바로 이 경험이 선배에게는 중요한 기회가 됐는데요. 주말이 없는 빠듯한 임무수행을 하면서 대학교에서 배웠던 이론들이 실무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특히 '보안'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서버 등 웬만한 분야는 한 번씩 다 관리해봤지만 보안을 다뤄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보안에 대해 더욱더 배워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고, 전역 후 독학과 학원 공부를 병행하며 보안을 공부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AhnLab 본사의 모습
이재빈 선배는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보안을 공부하며 줄곧 국내 최고 보안 업계인 AhnLab에 입사하는 것을 목표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AhnLab 대학생 기자단과 인턴에 지원했지만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곧 이어진 하반기 공채에서는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고 합니다. 연이은 탈락에 실망감이 너무 컸고 'AhnLab은 나랑 안 맞는 회사인가보다.'라고 생각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중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에서 취업 보장 보안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공지를 보게 됐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지원한 결과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에 입학했고, 더불어 AhnLab에도 입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선배는 학부 시절 고전음악 동아리 'FM'과 장애인 봉사 동아리 '키비탄'에서 활동했습니다. 또한 학과 학생회 임원과 RA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학교를 벗어나 OPIc을 홍보하는 대외활동을 하거나 학원에서 중등수학을 가르치는 강사도 했습니다. 고향이 창원인 그는 학기 중은 물론 방학 중에도 집에 내려가지 않고 학교에 남아서 공부하거나 서울 고시원에서 지내며 학원에 다녔습니다. 그리고 ▲ 바리스타, ▲ 조주사, ▲ 클라이밍 등 다양한 활동도 병행했습니다. 학점은 매우 높진 않지만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받았습니다. 이재빈 선배는 학점에 대해 몇 가지 조언했는데요. 장차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연구원이 되고 싶다면 학점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고, 바로 취업을 할 생각이라면 학점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것들을 접해보고 자신이 무엇을 재밌어하고, 잘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요즘 많은 기업이 비전공자들에게도 컴퓨터 능력을 요구합니다. 많은 학생이 걱정하고 있을 텐데요. 이재빈 선배는 컴퓨터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기본적인 것들만 어느 정도 다룰 줄 알면 충분하고, 그 이상은 개발자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 C, ▲ C++, ▲JAVA, ▲ JSP 등)나 코딩 실력이 뛰어난지를 평가하기보다는 컴퓨터적 사고를 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아이템들이 컴퓨터나 모바일 상으로 출시되는데, 만약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면 아무리 좋아도 구현할 수가 없는 '그림의 떡'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획자든 개발자든 컴퓨터적 사고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비전공자가 이런 사고능력을 갖춘다면 본인의 전공과 맞물려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컴퓨터적 사고능력을 갖추는 데 가장 좋은 것이 알고리즘과 코딩입니다. 알고리즘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것이 실제로 돌아가는지 구현하는 코딩을 해보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요즘에는 서적을 구매하면 동영상 강의까지 제공해주기 때문에 조금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해당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타인이 짠 알고리즘을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같은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해결방식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그 사람의 실력이 반영되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졌던 가치관이 그 사람의 알고리즘에 반영되기 때문에 타인의 알고리즘을 많이 본다면 새로운 관점의 사고능력 또한 향상될 것입니다.
▲인터뷰 중인 이재빈 선배
취업난이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지쳐있는 학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재빈 선배는 우리 취업준비생들에게 섣부른 위로를 건네기보다는 실질적인 조언을 남겼는데요. 바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팁이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며 여러 회사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다 보면, 이들 사이에는 비슷한 질문들이 있기 마련인데요.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 있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같은 질문에 대해서 때때로 다른 답을 하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간 또한 많이 소요하게 되겠죠.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 위해서는 일단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재빈 선배는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일들을 모아 자서전을 썼다고 합니다. 자신이 어느 병원에서 태어났는지부터 시작해 사소한 것일지라도 생각나는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두 기록했습니다. 객관적인 사건, 해당 사건을 겪은 나의 기분, 그 사건을 바라보는 지금 나의 관점, 그 사건으로 인한 여파 등을 모두 기록했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고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잘 정리된 자서전은 집을 튼튼하게 받쳐주는 초석과 같아서 앞으로 그 위에 어떤 기둥을 세우더라도 튼튼하게 지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서전을 한번 잘 정리해놓는다면 앞으로 어떤 형태의 자기소개서든 부담 없이 쓸 수 있을 것이고, 자신감도 생길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경력관리 측면에서도 확실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네요.
이재빈 선배는 후배들에게 친구들과 좋은 교우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과 스스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옆의 친구들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파트너입니다. 혼자서 보내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타인과 협동하고 교감하는 시간 또한 중요하므로 그 균형을 잘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꾸준히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시간이 남을 때 여가를 즐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신이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 그 진로를 갑자기 정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급하게 내린 결정이 평생을 힘들게 할 수 있으니 여유가 있을 때 미래를 생각하고 설계하는 활동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인문학이나 철학 관련 서적을 많이 읽기를 추천했는데요. 당장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문제해결능력에 있어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빈 선배는 학부 시절 다양한 분야의 책도 읽고, 전공과 관련이 없어도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수업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졸업할 때 거의 160학점을 수강했는데요. 본인이 흥미 있는 분야의 수업을 들으며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면 현재와 미래가 행복한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재빈 선배와의 인터뷰에서 크게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많이 들어서 무감각해진 말,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러나 준비된 자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한 번, 두 번 도전에 실패했을 때 받는 실망감은 너무나도 클 것입니다. 이재빈 선배는 그토록 바라던 기업에 두 번이나 낙방했지만, 마지막으로 찾아온 기회를 잘 잡았습니다. 중국의 삼국시대 때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위해 초가집으로 세 번이나 찾아간 일화를 일컫는 삼고초려란 말이 있듯, 목표가 있다면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바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는 독자 여러분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