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발생한 고액의 진료비는 가계에 과도한 부담이 되기 마련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민들은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납부하고, 필요시 보험 급여를 제공받죠. 건강보험공단은 국민 건강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과, 행복한 노후를 위한 노인장기요양 보험을 관리·운영하고, 4대 사회보험 징수 업무까지 수행함으로써 세계가 부러워하는 국민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선배들 중 행정지원팀에서 근무하게 된 정보통계학과 이준석 선배를 만나고 왔습니다. 공공기관에 입사하기 위한 선배의 노력과 그 과정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흔히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좋은 기업에 취업한 선배들을 보면 하나의 분야를 정해 집중적으로 준비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를 집중 공략해라. 그래야 성공한다." 보통 취업준비생들이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준석 선배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하지 않은 게 아니라 못 했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한다는 것은 한 분야만을 준비한다는 말과 다를 게 없는데, 실제로 대학생들은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를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입사한 이준석(09·통계) 선배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 지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는 사람들은 그것을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준석 선배도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정확히 무엇을 해야할 지 몰라 이것저것 다양한 분야를 준비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한 우물만 파는 스타일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주위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선배는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 길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100여 개의 기업에 지원하며 바쁘게 지냈습니다. 선배는 3학년 때부터 취업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각종 대외활동과 인턴 모집에 지원했습니다. 다양한 활동들을 많이 할수록 지원할 때 작성하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소재들이 많아져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선배는 특히 인턴을 경험해 보고 싶어 여러 곳에 지원했는데요. 그 중 금융위원회 소관의 기타 공공기관 중 하나인 '코스콤'이라는 IT회사에 합격해 2개월간 인턴 생활을 경험했습니다. 인턴 생활을 하며 '공공기관이 나의 적성과 맞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공공기관에 취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차분한 회사 분위기가 좋았고 무엇보다 서로 경쟁하는 게 아닌 합심해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여러 자격증들이 필요한데요.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잇는 지표가 자기소개서와 자격증이기 때문입니다. 이준석 선배는 그 사실을 알고난 뒤 한 학기를 휴학하고 공공기관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취득에 매진했습니다. 그 결과 한 학기 만에 6가지의 자격증을 단번에 취득할 수 있었는데요. 그 비결은 스스로에게 자극을 준 것이었다고 합니다. 선배는 평소 공부를 꾸준히 오래하는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점을 보완하고자 한 달에 하나씩 시험 접수를 한 뒤 그것만 집중하여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휴학 중 토익 920점, 토익스피킹 Level 6, 컴퓨터활용능력 1급, 한국사 1급, 한자 2급, 사회조사분석사 2급을 한 학기만에 취득할 수 있었고 방학 중에는 6시그마 GB, 매경테스트 우수등급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공공기관이든 사기업이든 자기소개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준석 선배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졸업한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학과 동문 선배들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여 모르는 부분은 질문하고 부족했던 부분의 수정을 반복했습니다. 자기소개서도 하나의 글인 만큼 많이 써볼수록 글 솜씨가 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준석 선배는 일부러 많은 곳에 지원했습니다. 같은 형식의 질문이 나올 때도 전에 썼던 내용을 동일하게 쓰는 게 아니라 항상 처음부터 다시 썼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사기업에 수없이 도전했지만 합격 소식으로 반겨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기업과는 인연이 없나보다'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낙심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신의 글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선배가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쓰며 깨달은 점은 '자신의 글을 여러 번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밤을 새며 열심히 썼다고 생각해도 이튿날 다시 읽어보면 실수투성이일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준석 선배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연동이 되는 '에버노트'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신이 쓴 글을 최종 지원하기 전까지 틈 날 때마다 읽었습니다. 또한 전문 페이지, 카페 등을 통해 얻은 취업정보를 에버노트에 저장해놓고 읽어보면서 자기소개서의 질을 높였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주로 잠자리에 드는 순간 좋은 문구들이 떠올랐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마다 어플리케이션에 바로 입력하며 글을 보완해 나갔습니다.
이준석 선배는 사실 건강보험공단에 합격하기 전 공기청정기, 가스레인지, 정수기 등을 판매하는 동양매직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리) 직무에 최종 합격했었다고 합니다. 이 기업의 우대조건(통계 프로그래밍 가능자, 마케팅 실무 가능자 등)에 해당되어 자기소개서를 잘 쓸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서류전형에 통과한 뒤 치른 1차 역량 테스트에서는 면접관들이 모두 실무자였는데요. 그 때 선배는 '동양매직의 매출 증가 방안'을 주제로 한 PPT를 발표하여 칭찬을 받았고, 이어진 임원 면접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어 최종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배는 동양매직 입사를 준비하는 기간에도 공공기관 취업을 놓지 않았는데요. 자기소개서 작성 연습은 평소 반복한 덕분에 비교적 쉽게 통과할 수 있었지만, 필기시험을 준비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공공기관 공채의 경쟁률이 워낙 높다보니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적성 검사와 NCS 기반 직무능력검사를 함께 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선배는 마지막 학기 재학 중에도 수업이 없는 날이면 서울에 가 매일 두 시간씩 스터디 모임을 가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합격이 계속되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칠 때 즈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하게 되었고, 서류전형 합격 후 필기시험을 치뤘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불합격 통지를 받게 되었고 공공기관에 대한 미련을 접고 친구와 해외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여행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전산오류로 결과가 번복되었고, 선배도 합격이라는 통보를 받은 후 면접 이틀 전 급하게 귀국했습니다. 준비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면접에 통과했는데요. 선배는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꿈에 그리던 공공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입사원 교육 현장
면접 당일까지 선배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하루 남짓이었습니다. 면접을 준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죠.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면접을 당당히 통과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동안 쌓아온 많은 경험이었습니다. 여러 곳의 중견기업, 중소기업에 지원하며 수많은 면접을 봤는데요. 선배는 이 방법을 통해 면접에 대한 대비를 했을 뿐마나 아니라, 회사를 보는 식견도 기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 세대의 면접관 앞에서 여러 번 면접을 되풀이하다 보니, 어떤 질문을 받아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할 때 여유로움이 생겼고,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 자신을 일목요연하게 드러낼 수 있었기에 자신감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면접으로는 지원자의 모든 역량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면접관은 나의 표정, 말투 그리고 사소한 행동에서 드러나는 인성과 예의에 주목합니다. 특히 이준석 선배가 입사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민원처리 업무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업무에 능숙하고 잘 견딜 수 있는 사람, 봉사정신이 투철한 사람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즉, 그 사람의 가치관을 비중 있게 지켜보는 것이죠. 따라서 면접에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잘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동 하나를 하더라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 선배가 전하는 팁이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각 지사에는 온 국민의 보험자격을 관리하고 보험료를 부과하는 자격부과부, 4대 보험료 고지와 납부를 담당하는 징수부, 납부 받은 건강보험료로 건강보험 가입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보험급여부, 치매 노인 및 노인성질환 환자의 요양시설 이용료를 지원해주는 장기요양부 등 총 4개의 부서가 있습니다.
이준석 선배가 일하게 될 행정지원팀은 이 4개의 부서를 지원하는 부서입니다. 우리가 흔히 병원에 가서 지불하는 비용은 전체 비용의 약 30%이며, 나머지 비용은 이곳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합니다. 현재 이준석 선배가 가장 많이 하는 업무는 민원상담입니다. 돈(건강보험료)과 관련된 일 인만큼 민감한 상담 전화가 계속 울린다고 하네요.
이준석 선배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연수를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건강보험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선배는 국민들에게 건강보험의 역할과 기능들을 잘 알리고 싶다고 합니다. 사회보장제도 중 하나인 건강보험제도에 대해 국민들이 잘 이해하고, 그 혜택을 잘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통계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그 공부의 연장선으로 실력을 쌓아 빅데이터 분석 관련 직무에서도 한 번쯤 일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으로서 온전히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학교가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떨어져 있다 보니 경쟁의식이 낮은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좁은 공간에 계속 있다 보니 막상 4학년이라도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한 학생을 찾아보기가 어렵더라고요. 제가 서울에서 스터디 모임을 하면서 느낀 건 정말 치열하고 열심히 준비한다는 점이에요. 졸업 후 바로 취업을 원한다면 일찍부터 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미리 준비를 안 하면 졸업해도 지원 자격이 안 돼서 그 때부터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심적으로도 많이 힘들거든요."
"그리고 저처럼 의지력이 약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성실하게 만들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평소에 꾸준히 공부하기 힘들다면 일주일에 두세 번 스터디 활동을 하면서 그 시간 만큼은 공부에 몰입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자신의 분야를 좁혀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분명 남들보다 몇 걸음 앞서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그게 안 된다면 다양한 걸 열심히 준비하는 방법 밖엔 없다고 생각해요. 분명 저 같은 케이스의 학우 분들이 많이 계실 텐데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 열등감을 가질 필요도 없고 차근차근 준비하면 충분히 목표했던 곳에 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이준석 선배와 인터뷰를 하면서 한 가지 떠오른 말이 있습니다. 바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인데요.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을 성공하게 만든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선배는 한 분야를 깊게 준비하지 못해 갈팡질팡 방황했지만 시기를 놓치지 않고, 결국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파악해서 묵묵히 도전한 끝에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취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선배는 인터뷰 마지막 부분에서 원주 혁신도시에 들어선 13개의 공공기관에 우리 학교 학우들이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원주 소재 대학을 졸업한 학생에게는 지역인재 전형으로 가산점을 부여받을 수 있는데, 이를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며 매우 안타까워 했습니다. 이준석 선배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입사는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의 성실한 노력이 준 선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명심하고 열심히 노력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