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정한 소득을 유지하며 풍족한 생활을 하길 원합니다. 하지만 내일의 일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항상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변수를 남들보다 빨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취재한 정보한(10·통계) 동문은 194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9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최초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에 일하고 있습니다. 2016년 1월 기준으로 100조의 자산규모를 가진 업계 2위(1위 삼성생명) 생명보험사입니다. 2007년부터 9년 연속 보험금지급능력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일을 준비하는 한화생명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정보한 동문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정보한 동문의 직업은 한화금융네트워크 종합자산관리자입니다. 이름부터가 많이 생소한데요. 쉽게 말하면 재무설계를 주된 업무로 하는 직업입니다. 저축을 하고 싶을 때 현실적으로 개인이 모든 저축상품을 조사하고 따져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보통 전문가에게 의뢰해 체계적으로 저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습니다. 정보한 동문은 개인이 스스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면 ▲ 월급에 대한 관리, ▲ 연금과 노후준비, ▲ 생활비, ▲ 세금, ▲ 보험 등을 합리적인 비율로 배분합니다.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목표에 맞게 플랜을 설정해야 하므로 서로간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1차적으로 금액의 퍼센티지를 배분했으면 2차, 3차 그 다음의 저축은 어떤 상품으로 바꾸는 것이 좋은지까지 플랜을 계속해서 만듭니다.
또한 올해 8월부터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사1교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금융감독원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말 그대로 회사가 학교와 컨택을 해서 성공적으로 협연이 되면 학생들에게 금융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시락세미나'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도시락세미나는 법인영업을 하는 기업에 찾아가 기업체를 대상으로 금융 세미나를 하는 것입니다.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자기가 하는 일 혹은 분야가 아니면 잘 알지 못합니다. 경제분야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요즘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아야 계획을 잘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직장인 4대보험 중에서 국민연금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출산율 저하로 세금을 내야하는 사람들은 적어지고 있고, 세금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중에는 자신이 젊었을 때 납세한 금액보다 더 적은 혜택을 받게 됩니다. 때문에 국민연금만 믿고 노후준비를 하기에는 벅찹니다. 그래서 직장인들이 매우 흥미로워 하는 세미나라고 합니다.
정보한 동문은 학부시절에 관한 질문에 무엇을 하느냐보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분명 공부만 열심히 한 건 아니었습니다. 학점이 3.7인데 이보다 높은 학우들이 굉장히 많이 있기 때문에 학점은 평범했다고 합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군 시절에 CPA를 준비하는 선임을 말했는데요. 어느 날, 선임은 놀고 있는 후임들을 정말 한심하게 쳐다본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발단이 되어 생활관의 동기와 후임들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때 정보한 동문은 펀드투자상담사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복학하고 나서도 공부를 조금씩 꾸준히 했다고 합니다. 정보한 동문은 자격증 취득보다는 관련된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지식은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요긴하게 쓸 일이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정보한 동문은 음악을 굉장히 좋아해서 '새벽' 동아리에서 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공부보다는 음악에 더 심취해 있었다고 합니다. 보통 공연 동아리를 하는 사람들은 공부까지 열심히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시험기간이 아닌 때에는 공부보다는 음악에 더 열중했던 적도 있다고 합니다. 터닝 포인트가 되는 시점이 2014년 방학이었습니다. 정보한 동문은 같은 학과 사람들끼리 통계를 배우고 공부하는 학술 소모임을 만들었습니다. 학술 소모임에는 취업 준비생과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사람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소모임을 이끌어 갈 리더가 없었던 점과 체계적으로 운영 시스템을 만들지 못한 점 등 미흡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보한 동문은 오로지 자신들의 힘만으로 공부했습니다. 자문을 구하기 위해 교수님들을 직접 만나 도움을 구해야 했습니다. 또한 그때에는 빅데이터 분야가 떠오르는 추세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보한 동문은 고객관리기법(CRM)과 연관성분석 등을 배우면서 자기주도학습 실력을 쌓아 나갔습니다.
▲여의도에 위치한 한화생명 본사
정보한 동문은 처음부터 한화생명에 입사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주 업무로 하는 리서치 회사 혹은 컨설팅 회사에 지원서를 많이 썼다고 합니다. 대기업 중에선 네이버에 지원했다고 하는데요. 영어성적이 하나도 없었는데 서류전형을 합격해 면접을 보러 간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면접실에 들어가서 다른 지원자들과 같이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이 중국어로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정보한 동문은 자신있게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중국어는 공부를 안했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다른 지원자들도 못 할 줄 알고 그랬는데요. 다른 지원자들은 중국어로 술술 답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과는 당연히 탈락이었습니다.
그리고 리서치 회사에 합격했는데요. 위치가 강남이었습니다. 강남이라고 하면 대부분은 정말 좋을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꼭 말해 주고 싶다고 합니다. 합격통보 전화를 받고 처음 들은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하는데요. "막차 시간이 언제에요?, 당연히 주말 출근은 되시죠?"였다고 합니다. 봉급은 야간수당없이 140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고민 끝에 결국 리서치 회사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토록 하고 싶었던 데이터 분석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의 경력 혹은 석사 이상의 학력이 필요하다는걸 알게 됐을 때 좌절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이제 보험사에 눈을 돌리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보험사에서 'R'이라는 통계프로그램의 사용자를 우대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ING생명과 한화생명에 지원했는데 지금 일하는 한화생명에 합격한 것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요즘 취업에서 공채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합니다. 공채로 신입사원을 많이 뽑아서 교육시켰으나 얼마 되지 않아 퇴사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평범한 이력서보다는 자신의 장점과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이력서의 자기소개서 항목도 많이 바뀌어가고 있는데요. 정보한 동문은 '지원동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통계학을 전공한 것과 데이터 분석을 오랫동안 한 것에 초점을 맞춰서 작성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글을 쓸 때 '데이터 분석은 어떤 회사, 어떤 분야든 도움이 안 될 수가 없습니다.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력서를 제출할 때 포트폴리오를 꼭 만들어서 같이 보내는 것이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정보한 동문은 학부 시절에 했던 '우리가 살기 좋은 도시가 어디인가?'와 '코스피 등락율 예측 모델 구축' 프로젝트를 정리해서 포트폴리오로 제출했습니다. 회사의 인사 담당자들은 지원자들이 질문에 대해 적은 내용을 다 읽지 않습니다. 워낙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읽기가 힘들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보통 각 질문에 대해 제목을 달아서 쓰는 지원자들이 많습니다. 제목을 다는 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그 제목이 이목을 끌만한 내용이여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핵심포인트는 남들이 어려워하는 걸 배우고 자신만의 방향성을 찾아서 어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회사의 인사 담당자들은 지원자들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공학 전공자는 C언어를 주로 배웁니다. 그렇다면 C언어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는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모의투자대회에 참여해 '획기적인 투자방안 - 절대 손실이 나지 않는 안전한 투자법'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예시입니다. '경영학을 전공한 경우 업무처리개선방안 - 3일 걸리는 업무처리 하루만에 끝냅시다'와 같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본다면 담당자들의 눈에 띌 것이 분명합니다. 정보한 동문의 말에 따르면 자기 전공에 맞게 획기적인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 학사임에도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합니다. 확실한 자신만의 방향을 보여 줄 수 있다면, 관련된 면접 질문에서 자신있게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향성과 회사가 추구하는 이념이 비슷하다면 분명 합격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자신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경력이 언론에 언급되는 스펙보다 낮다고 판단해서 주눅들어 있거나 불안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원하던 기업에 떨어지거나 도전조차 하지 못한 지원자들은 기존의 방향을 바꿔 공무원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보한 동문은 어떠한 상황이라도 원하는 기업에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도전한다면 분명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취업 고민은 일찍부터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4학년일지라도 취업에 관한 고민을 시작해도 늦은 것이 아니니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다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열심'의 기준이 자기 만족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누가봐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진로와 직무를 인터넷에서 찾는 것보다는 지인에게 직접 듣는 방법을 추천했습니다. 정보한 동문은 링크사업단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자신의 학과와 맞지 않아 불만을 토로하는 학우들을 많이 봤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경험이든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경험해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고 합니다. 일단 부딪쳐보는 자신감과 패기가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정보한 동문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정말 열심히 산 선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배어 있었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논리정연하게 말하는 전달력도 굉장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게 잘 풀리진 않았지만 특유의 자신감으로 취업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몸은 힘들어도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 일을 찾아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부러울 따름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보한 동문의 조언대로 자신만의 이력서를 만들고, 자신감이 있다면 취업이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희망을 봤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연세인들도 자신의 전공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준비를 한다면, 틀림없이 좋을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웹진은 언제나 연세인의 꿈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