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취업웹진을 구독하는 학우여러분들 중 대다수가 취업을 준비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여러분들께 질문 하나만 하려고 해요. 여러분은 국내에서만 취업하기를 원하나요? 아니면 해외취업에 대한 생각도 가지고 계신가요? 사실 대부분의 학우들이 해외에서 일하는 상상을 한 번 쯤은 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기사를 작성하는 저도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취업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해외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서 시도하기 두려웠던 학우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청년들의 바람을 보다 쉽게 이루어주기 위해 정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준비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K-move 스쿨이라는 해외취업연수 프로그램입니다.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이 프로그램을 신청한 뒤에 당당히 인도네시아의 기업에 입사한 정남준 동문을 소개합니다.
정남준 동문은 현재 아디다스(Adidas)와 계약을 맺고 신발을 생산하는 인도네시아의 회사에 부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 업무는 아디다스에서 오는 오더를 관리하고 리드타임을 맞추기 위한 생산계획을 수립하며, 가격 협상을 하는 일이라고 하는데요.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 생산관리와 자재관리에 관한 것도 다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해요. 하지만 누군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 회사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공부라서 즐겁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창시절까지는 제가 스스로 공부를 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을 가질 줄은 몰랐는데, 사회에 나와서 생활해보니 누군가 가르쳐주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눈치를 보게 되고 임금을 받기가 부끄럽게 되는 상황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약간은 반강제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공부라서 즐기면서 하고 있습니다.(웃음)"
정남준 동문이 해외 취업할 때 활용한 K-move스쿨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프로그램인데요. 최근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짐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젊은 인재들이 증가하는 추세죠.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정부에서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Korea Trade-Investment Promotion Agency), 외교부 등과 연계하여 청년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주는 사업입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니만큼 현지적응을 위한 언어 교육과 함께 직무 교육도 시켜주어 청년들이 현지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하네요. 기본적인 지원이 모두 이루어진다고 하며, 현지 적응에 필요한 교육비까지도 지원해주어 청년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해요. 기본적인 교육을 모두 수료한 사람들은 취업 알선을 해주는데, 취업에 성공하면 해외 취업 장려금까지 지원해준다고 하니 해외취업에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남준 동문이 활동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취업 장려금이 400만원으로 더 높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K-Move 스쿨 홍보물 중 일부
K-move 스쿨에 대해 알게 된 계기
이전에는 정남준 동문도 이렇게 해외취업을 본격적으로 알선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러다 대학 재학 시절에 한 과목의 조교를 맡았는데, 그 과목의 교수님이 이 사업을 맡게 되어 알게 됐다고 하네요. 그 당시 정남준 동문은 한화생명에서 막 연수를 마쳤던 때라고 하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해외취업에 대한 열망이 피어올랐다고 해요. 게다가 휴학 기간 동안 학교를 벗어나 넓은 세계를 접하면서 더 높은 곳에서 날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고 해요.
"한화생명에 합격해서 연수를 받기 전에는 SGI서울보증이라는 회사에서도 근무를 했었어요. 학교를 벗어나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한다는 점은 좋았지만, 두 회사 모두 위계질서 문화가 강하고 엄격한 분위기이다보니 업무강도도 세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 때 마침 해외취업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니까 기쁘더라고요. 친구들 중에 해외에 거주하면서 회사 생활을 하는 애들도 있었는데, 국내에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일하던 저에게는 뭔가 선망의 대상이었다고 할까요.(웃음) 그래서 그 친구들처럼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남준 동문이 해외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 계기가 하나 더 있다고 하는데요. 재수를 해서 학교를 1년 늦게 들어갔기 때문에 남들보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던 것이 컸다고 합니다. 시간적 간격을 좁히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지만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고 해요. 2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다른 친구들이 취업했다며 식사비를 내주거나, 적금을 드는 모습 등을 보면서 내겐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바심이 들고 불안감도 엄청났지만 그 생각을 떨치기 위해 남들과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점이 무엇인지 고민을 했다고 해요.
"남들보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까 조바심도 들고 불안감이 엄청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친구들과 무엇을 차별화할 수 있을지 곰곰이 고민해봤습니다. 그 후에 생각이 든 게 그 친구들이 충분히 하지 못한 경험을 내가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그 친구들은 일찍 취업을 하다 보니 해외 경험이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해외 경험을 많이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휴학을 했어요.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미국과 홍콩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물론 가서 많이 놀았죠.(웃음) 하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자는 목표는 잊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두 나라를 거의 다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친구도 많이 사귀고 그 나라의 문화도 많이 접했죠. 그 때 그 경험이 해외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후에 K-move 스쿨에 대해 알게 된 후 정남준 동문은 바로 프로그램에 지원을 했다고 해요. 그리고 10월 말 경에 면접을 본 후 합격을 하여 14명의 동기와 함께 2달 동안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이 프로그램에 지원을 할 때 까지만 해도 한화생명에 합격한 것이 조금 아까워서 저울질을 많이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결국 해외취업에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을 밀어붙였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많이 반대를 하기도 하고, 스스로 고민도 많이 했어요. 한화생명은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대기업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서울 본사에서 일한다는 점이 좋잖아요. 그래서 여의도 63빌딩에서의 아름다운 회사생활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림길에서 어느 쪽이 맞는지 엄청나게 고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넓은 세상에 대한 열망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화생명을 과감히 포기하고 해외취업에 도전을 했죠."
그렇게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쉬지 않고 이어지는 2달간의 교육에 참여를 했다고 합니다. 교육 후에 인도네시아로 출국하여 현지에서 새로운 교육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학교와 같은 대학인 University of Indonesia에서 6개월 동안 인니어를 배웠다고 해요. 동시에 현지 문화에 적응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연수 과정이 막바지에 이를 때쯤에 회사 면접 일정들이 잡혔다고 하는데요. 그 면접들을 보고 합격하여 마지막 과정을 모두 수료하고 올해 6월 초에 근무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는 K-move스쿨과 비교할 프로그램으로 2가지를 꼽았습니다. 하나는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진행했던 취업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대우그룹의 취업프로그램인데요. KOTRA 취업프로그램의 경우 회사 특성 상 인프라가 매우 넓어서 취업 알선이 잘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회사 사정 상 프로그램이 종료되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그가 겪었던 경험에 비추어 비교를 해줬습니다.
"KOTRA 프로그램의 경우 그들이 가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교육 방식과 넓은 인프라 덕분에 괜찮은 평가를 받았어요. 하지만 현지어 교육시간이 오전 9시부터 11시 50분까지라 상당히 짧았던 반면에 현지 연수 기간은 1년 이다보니 현지 적응에 애를 먹는다고 해요. 하지만 K-move 스쿨의 경우 1년 연수 코스를 6개월로 압축하다보니 교육 시간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죠. 짧은 기간에 빠르게 현지적응을 시키려고 노력하는 점이 저는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토요일에는 직무 경험을 시켜주거나 인니 문화체험을 했었는데 이 점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인니어 교육이 9시부터 3시까지로 길다는 점 덕분에 인니어 실력이 금방 늘어서 더 좋았죠."
그리고 대우그룹 취업프로그램의 경우 대우그룹의 인프라 덕분에 KOTRA와 마찬가지로 취업 알선이 잘 이루어지고,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인니어 실력이 월등하게 늘어나지만 그 만큼 단점도 많다고 하는데요.
"대우그룹이 주최하는 프로그램은 한국의 웬만한 기숙학원보다 엄격하고 혹독하다고 해요. 기숙사의 시설도 열악하고, 바깥으로의 출입도 제한되어있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데, 그만큼 인니어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서 언어 실력이 월등히 늘어난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 프로그램도 연수 기간이 1년으로 긴 편이고, 특히 이렇게 제한된 환경에서 1년을 보내다 보니 무엇보다 여성분들이 견디기 힘들어 한대요. 반면에 K-move스쿨은 엄청 자유로운 편이죠.(웃음)"
▲ 사무실에서 근무 중 찍은 정남준 동문과 동료들의 사진
그는 해외취업의 장점으로 여러 가지를 언급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꼽은 것은 회사의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고, 급여나 복지의 측면에서 국내보다 훨씬 더 낫다는 점입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면 대기업에 취업시켜준다고 해도 안 갈 것 같아요.(웃음) 한국에서 일할 때는 말단 사원부터 시작하다보니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여기서는 부장으로 시작하니까 일을 배우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밑에 몇 백의 직원이 있어서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는 없어요. 그리고 급여나 복지 측면에서도 많이 지원을 해주는데, 집을 제공해주고 심지어 차량과 기사도 지원해줘요. 그러다보니 한국에 재취업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죠."
정남준 동문은 인도네시아에 처음 올 당시에 사업을 해보자는 최종 목표를 갖고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만큼 인맥도 쌓고 공부해야 할 것이 많아 현재는 회사에 몸담고 있지만 이 목표를 잊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그는 후배들이 자신처럼 해외에도 눈을 돌리기를 바라면서 몇 가지 당부했습니다.
"아직 저도 인생을 많이 살아보지 않았고 크게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몇 년 인생 선배로서 말하는 것이니 겸허히 들어주셨으면 해요. 좁은 우리나라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느라 여유 없이 지내는 것 보다는 더 넓은 세계로 나와서 후배님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해외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면접 기회도 많고 그만큼 취업할 수 있는 기회도 많습니다. 꼭 인도네시아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넓은 곳으로 많이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혹시 인도네시아에 K-move 스쿨을 통해 온다면, 2기 그리고 3기 이렇게 계속 이어오셔서 서로 이끌고 보듬어주기도 하면서 이 곳에 저희들만의 동문회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인도네시아에 도전하는 후배님들을 가족과 같이 따뜻하게 맞아줄 준비가 돼있으니 많이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건 마지막으로 하는 잔소리인데(웃음) 후배님들은 틈틈이 영어공부 해두셨으면 좋겠습니다. 토익점수나 다른 공인영어점수도 좋지만 무엇보다 회화공부를 많이 하세요. 현지어가 인니어 이기는 하지만 영어도 정말 많이 쓰이거든요. 다른 해외도 마찬가지니까 현지어와 함께 영어 공부하는 것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글로벌화하는 시대에 발 맞춰 움직인 정남준 동문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혹시 이 사례를 보면서 K-move스쿨에 지원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으셨나요? 그렇다면 이미 여러분은 해외 취업할 준비가 됐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망설이고 있는 학우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나라에 취업해서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지내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세계에 한국을 그리고 자신을 알리는 학우여러분이 되는 것도 멋진 일이니까요. 학우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목표만 잊지 않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목표를 이루는 길에 이 기사가 하나의 이정표가 됐기를 바라며 이만 기사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흔쾌히 응해주신 정남준 동문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