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전공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혹시 하고 싶은 일과 전공이 일치하나요? 이렇게 학우여러분에게 물었을 때 대부분은 "아니요."라고 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로는 아마도 '막연함'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전공으로 선택했지만 막상 졸업하자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죠. 자신의 전공으로 취업할 수 있는 곳을 찾기가 힘들기도 하고, 그렇다고 자신의 전공과 전혀 관련이 없는 곳에 취업하자니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이 되기도 하고요. 오늘 인터뷰한 동문도 그런 걱정을 가진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막연함과 막막함을 이겨내고 당당히 건강보험공단에 입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그 주인공인 문미연 동문을 만나보았습니다.
문미연 동문은 건강보험공단의 징수팀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부청구에 관한 사항이나 국민연금 징수권 소멸에 관한 사항 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4대보험인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건강보험의 징수에 관련한 사항이 통합이 되면서 일의 양이 늘었다고 해요. 그에 따른 고충도 털어놨는데요.
"사실 징수라는 것이 결국은 돈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이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징수팀이 욕을 엄청나게 많이 들어요. 다시 말해서 민원 강도가 되게 센 편이에요. 저는 신입이라 아직 일에 익숙해지지 않았는데, 고객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 못하면 거기에 앉아있지 말아야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시죠. 물론 그 사람들이 보험료를 납부하기 싫어서 안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알아요. 진짜로 지불할 능력이 없어서 못 내고 있는 것은 아는데 제 입장에서는 어쨌든 보험료를 징수해야 하니까, 조금 애로사항이 많죠."
하지만 위의 애로사항들을 커버할 수 있는 장점도 많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징수팀에서 일하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들려줬습니다.
"우선 정시 퇴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제일 크죠.(웃음) 이천에서 원주까지 오면 1시간 정도 걸려요. 퇴근해서 도착하면 6~7시 사이니까, 다른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보다는 저녁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죠. 이천까지는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버스가 완행이라 정시에 출근하려면 적어도 5시에는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했어요. 근데 요새는 원주 사는 사람들끼리 카풀을 이용해서, 6시 정도에 일어나서 준비해도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어서 조금 편해졌죠."
"그리고 징수팀의 애로사항만 아까 이야기했었는데 사실 재밌는 부분도 많아요. 누군가 계속해서 보험료를 체납하면 공단은 국세징수법에 의해 밀린 보험료에 충당하는 체납처분을 가할 수 있어요. 쉽게 말해서 재산을 압류한 후 매각한 뒤 배분금을 받아내는 것인데, 이 일 때문에 가끔 법원에 방문해서 배당금을 받아요. 이때 보험료를 받아냈다는 생각에 일적인 부분에서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죠."
▲ 건강보험공단 내부 전경
문미연 동문은 학부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일 중 가장 소중한 경험으로 2가지를 꼽았는데요. 하나는 영문학과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경험과 다른 하나는 교환학생을 갔다 온 경험이라고 합니다. 이 경험들은 후에 건강보험공단을 지원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고 해요. 특히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아찔하면서도 뿌듯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제가 영문학과 학생으로서 학과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까 학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세하게 알게 되잖아요. 그러다보니까 학과에 애정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었어요. 그리고 근무를 하다보면 영문과 선배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는데, 열심히 살고 있다는 소식이랑 잘 됐다는 소식이 많더라고요. 그것을 들으면서 내가 잘되면 영문과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죠. 다시 말해서 학과 사무실에서 일했던 경험이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소중한 경험 중 하나로 꼽았어요."
"그리고 교환학생 같은 경우에는 저에게 너무 큰 도전이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조금 컴플렉스가 있는데, 영문학과인데 사실 영어를 잘 못해요. 저희 영문과가 어학이나 문학을 공부하지 사실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가 성적을 결정짓지는 않거든요. 전공 자체가 저랑 잘 맞아서 재밌게 공부하면서 지냈지만 영어 자체는 못하다보니 토익 같은 공인영어성적은 잘 안 나와서 스트레스가 되게 심했는데, 제 주위 사람들 사이에 갑자기 토플 열풍이 불어가지고 저도 모르게 거기에 합류를 하게 되었어요.(웃음) 근데 영어도 못하는데 점수가 잘 나올 수가 없잖아요. 모의고사를 봐도 남들에게 말하기 창피한 점수가 나오고 그래서 정말 포기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일단 시작을 했으니까. 게다가 학원비랑 시험 비용 자체도 비싸다 보니 이대로 실패해서 원주로 돌아가면 난 정말 부모님한테 끝장이다, 다음부터 지원 절대 안 해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끝까지 도전을 했죠."
그렇게 시험을 봤지만 생각한 만큼 토플 점수가 나오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실망을 엄청나게 했다고 해요.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아있을 수는 없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떨어질 땐 떨어지더라도 끝까지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지원서를 넣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 낮은 시험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고 해요.
"교환학생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교육원의 원장님을 찾아가 상담을 받았어요. 그 때 원장님이 팁을 하나 주셨는데, 가고 싶은 학교만 고집하지 말고 T.O가 많은 학교를 넣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만약에 인원이 미달 나면 점수가 조금 안 좋아도 교환학생을 갈 수 있으니까 그렇게 지원을 해보라고 하셨어요. 어떤 학교든 제가 열심히 생활하면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면서요. 그래서 원장님께서 말씀하신 조건에 부합하는 대학에 지원을 하고 바로 면접 준비를 했어요."
"근데 교환학생 면접이 영어면접이잖아요. 말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들처럼 어려운 문장이랑 미사여구 구사하지 말고 무조건 쉬운 단어랑 쉬운 문장 쓰면서 말하자고 생각하고 준비했어요. 누구나 다 알아들을 수 있지만 질문에 맞는 답변을 말하자고 전략을 짜고 준비해서 면접장에서 말했죠. 그걸 교수님들께서 좋게 봐주셨는지 운 좋게 합격이 됐어요. 그래서 무사히 교환학생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문미연 동문은 이렇게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고 하는데요. 향후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이 생각이 이정표 역할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만약에 토플 점수가 잘 안 나왔다고 거기서 포기를 해버렸으면 교환학생을 못 갔을 텐데, 그래도 제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준비해서 기회를 잡았던 점이 저의 자존감을 높여준 인생의 큰 사건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어요."
인재개발원 아르바이트와 취업스터디로 기업에 대한 시야를 넓히다
사실 문미연 동문은 처음부터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경영 이중전공에 대한 생각 정도만 구체화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경영 전공 수업도 몇 가지를 들었지만 이중전공 지원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고 합니다. 바로 토익점수 때문이었는데요. 마지막 학기에 토익점수가 없으면 경영학과 이중전공이 아예 불가능했다고 해요.
"제가 교환학생을 4학년 1학기에 다녀왔는데, 그 후에 경영 이중전공을 지원하려고 하니까 토익점수가 없으면 마지막 학기 지원이 아예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 때 마침 토익점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제까지 경영학 전공 들은 것이 아까우니 부전공이라도 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학점계산을 하는데 막 난리가 난거에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어떻게든 경영학 부전공으로 무조건 졸업한다는 생각으로 교환학생에서 돌아온 후 바로 여름학기에 경영 전공 2과목을 신청해서 들었어요. 그렇게 2과목 잘 끝내고, 남은 방학동안 토익을 준비해서 졸업점수를 넘겼죠."
이렇게 방학을 끝내고 마지막 학기를 다니면서 교환학생 때 썼던 돈을 다시 벌기 위해 교내 아르바이트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인재개발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 하게 됐는데 여기서 문미연 동문은 회사, 나아가 취업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고 해요.
"인재개발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거기 막 취업 자료가 엄청나게 쌓여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회사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느꼈어요. 또 아르바이트생끼리 취업 자료를 공유하면서 읽어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취업을 한 번 준비해보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다시 말하면, 인재개발원 덕분에 취업을 준비할 수 있게 된 셈이죠.(웃음)"
그리고 또 하나 취업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던 계기가 있다고 하는데요. 취업 준비 초기에 건설근로자 공제회 인턴을 준비하면서 실패했던 경험이 문미연 동문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취업 준비를 하던 초기에 건설근로자 공제회 인턴을 뽑았어요. 그래서 인턴 서류를 무작정 넣었는데 그게 덜컥 붙어버렸어요. 그래서 면접을 보러가서 자기소개랑 지원동기를 말하는데, 이게 아무것도 모르다 보니 정리를 해서 말하지 않고 그냥 제 일대기를 완전히 다 말해버리게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면접관도 여기 직무에 필요하지도 않은 이야기까지 왜 말하는지 이런 식으로 눈치를 줬어요. 그래서 더 긴장해서 떨고, 대답 못하고... 결과는 당연히 떨어지게 됐죠. 거기서 충격을 먹고 동기부여가 돼서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위해 취업스터디를 구했다고 합니다. 독취사나 스펙업과 같은 카페에서 원주 지역 스터디를 찾아 신청을 했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얼마나 잘될까 싶기도 하고 해봤자 얼마나 하겠냐는 생각에 반신반의 했다고 해요. 하지만 스터디를 계속 진행하면서 이 생각이 깨졌다고 합니다. 동시에 취업에 대한 시야가 더 넓어질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원주 지역 스터디다 보니 강원도 내 대학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는데 스터디를 진행하고 얼마 안 되서 어느 분이 공기업에 합격해서 스터디를 나가게 됐어요. 그걸 보면서 하면 되긴 되는구나 싶더라고요.(웃음) 동시에 동기부여가 되면서 막 자신감이 갑자기 샘솟았어요. 그래서 잘 준비하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부터 취업 관련된 것을 다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시야를 넓혀 간 것이죠. 취업 공고를 카카오톡으로 알림해주는 스펙업이나 독취사 단톡방에도 가입해서 받아보고, 자기소개서도 계속 쓰고 떨어지고 하면서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하면서 문미연 동문은 스터디에 대한 장점을 2가지 언급했는데요. 하나는 계속해서 합격자가 나오면서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됐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자칫하면 외로울 수 있는 취업 준비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좀 더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취업 스터디가 진짜 좋았던 것이 뭐냐 하면, 그 공기업에 합격했던 분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합격자가 나오더라고요. 그 분들이 합격 후에 스터디에 와서 자기는 어떻게 합격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코치도 해주셨는데, 그러다보니까 잘 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 스터디원들 모두 지금은 인턴이든 정규직이든 합격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취업 준비를 하다보면 외로운데 스터디를 하게 되면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또 내가 생각지 못했던 의견들을 서로 공유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죠. 그렇게 어려운 시기를 함께 했던 사람들이라 아직까지 연락을 주고받고 있고요.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스터디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 적용된 NCS가 기회로 작용하다
문미연 동문이 건강보험공단에 지원했던 지난 상반기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이 처음 적용된 시기이기도 한데요. 이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해요.
"NCS가 처음 도입됐다고 해서 저도 뭐가 뭔지 몰랐는데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인·적성검사 같은 경우에는 잘하는 사람이 워낙 많고 그러다보니 경쟁자도 많아 힘들 것 같았는데, 'NCS는 이번이 거의 처음이니까 다 모를 것이다!'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 기대를 걸었던 것 같아요. 거기다가 건강보험공단이 인원을 많이 뽑는다는 공고가 핫이슈로 올라오기도 했고, 제가 인재개발원에서 진행하는 NCS수업을 들었는데 그 선생님도 똑같은 말을 하셔서 그 때부터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준비에 박차를 가했어요."
그렇게 건강보험공단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건강보험공단은 다른 기업과는 다르게 자기소개서 서류 접수 기간과 NCS기반 시험 기간이 약 1달 정도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다시 말해서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다른 기업에 비해 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문미연 동문의 경우 좀 더 긴 시간 시험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해요. NCS 시험 준비 역시 스터디를 활용했다고 하는데요.
"저는 건강보험공단에 자기소개서를 접수하고 난 다음에 바로 NCS 시험 준비를 했어요. 스터디를 하면서 문제집을 알아보는데 건강보험공단 NCS가 출판사 별로 문제집이 되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한 사람당 2권 씩 문제집을 산 다음에 각자 스캔을 해서 인원별로 돌렸어요. 속된 말로 양치기라고 하죠.(웃음) 그렇게 문제를 풀면서 서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어떻게 푸는지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했어요. 그러다가 서류 합격 통지가 나서 시험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했죠. 후에 시험도 붙으면서 본격적으로 면접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NCS 면접도 스터디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특히 면접 같은 경우에는 스터디를 아침과 저녁 2타임을 신청해서 활동했다고 해요. 그렇게 면접 준비를 하면서 나름의 전략을 짰다고 하는데요. 건강보험공단의 NCS 면접 특성과 모의 면접 질문의 엄청난 양 때문에 전략을 짜서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NCS가 직무경험을 물어본다고는 하지만 제가 경험하기론 거의 경험 면접인 것 같아요. 그래서 경험을 말할 수밖에 없는데, 건강보험공단 면접의 경우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이 굉장히 짧아요. 약 30초 정도에요. 근데 어느 경험을 말해도 30초는 금방 넘잖아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경험을 직무에 어떻게 연결시킬 것이라고 까지는 대답 못하고 경험을 나열하는 정도로만 말했어요."
"저는 기출 면접 문제들을 위주로 계속해서 연습을 했어요. 그런데 모의 면접 질문이 굉장히 많잖아요. 거기에 대한 답변을 제가 하나하나 만들었더니 너무 많더라고요. 이거는 외우지도 못하고, 외워서 말해봤자 진실성이 안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서 경험에 대한 정리를 다시 하게 됐어요. 내 경험은 이것과 이것 그리고 이것이라고 경험 샘플을 정하게 되었죠. 그리고 무슨 질문이 나오건 간에 내가 정한 경험 샘플만을 가지고 부딪치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정한 샘플 중에 들어가는 것이 앞에서 말한 학과 사무실 근무 경험이랑 교환학생 경험이에요. 특히 교환학생 경험 같은 경우는 서류에서는 건강보험공단과 딱히 관계가 없어보여서 안 썼는데 면접에서는 말했어요. 가진 샘플로만 부딪쳐야 했으니까요."
문미연 동문이 생각하는 공기업 준비 시에 유의해야할 점
문미연 동문은 이 질문의 답으로 역시 NCS 준비를 꼽았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면접 시에 주의해야할 사항도 말해주었는데요. 너무 튀어서도 안 되며 그렇다고 너무 정적이어도 안 되는 무난함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된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의 NCS면접질문은 꼬리질문 형식이에요. 다시 말해서 처음에 "당신이 살아갈 때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 뭐라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아서 거기에 "신뢰도입니다."라고 답한다면, "본인의 신뢰도는 몇 점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런 식으로 계속 질문이 이어지는 방식이죠. 이후 몇 점이라고 대답하면 그 뒤에는 그 점수에 해당하는 경험이 있는지 물어봐요. 이렇게 계속 질문이 들어오니까 거짓말을 하면 금방 들통 나게 될 수 밖에 없겠더라고요. 무난하더라도 진실성을 보여주도록 대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영문학이 공기업을 준비하면서 도움이 되었던 점이 있다면?
사실 문미연 동문은 처음에 취업 준비를 할 때 영문학과 전공을 끌고 들어가지 말고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자고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취업스터디에서 만난 또래들이 취업과 관련이 없는 과임에도 불구하고 자격증을 따고 면접도 많이 보러 다니는 것을 보면서 나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라고 생각해야 더 독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취업스터디를 하면서 영문학, 나아가서 인문학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취업스터디를 시작하고 충격을 먹었던 것이 제 또래는 이미 열심히 움직이고 있더라고요. 사실 저는 매번 걱정만 하지 액션은 잘 취하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전공 공부만 열심히 하면, 그러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죠. 그런데 스터디에서 만난 사람들은 전공이 취업과는 관련이 없는데도 자격증도 엄청 따고, 면접도 막 보러 다니면서 정말 열심히 살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자극을 받고 아무것도 없이 출발한다는 생각으로 더 독하게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취업스터디를 하면서 시사에 대한 토론 준비를 하는데, 의외로 영문학을 전공했던 것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영문학도 인문학 이다보니 생각을 더 깊고 넓게 할 수 있도록 해줬던 것 같아요. 요새 인문학 열풍이 불어서 고전이나 여타 책들을 취업준비생들이 많이 읽는다고 하는데 저는 전공 덕분에 이것저것 많이 접해볼 수 있어서 더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 인터뷰 중인 문미연 동문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문미연 동문은 2가지를 강조했습니다. 하나는 걱정을 할 시간에 움직이는 것이 낫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취업준비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이것을 해소하는 방법을 목표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몇 가지를 만드는 것이 좋다는 것이었는데요. 특히 첫 번째로 강조한 사항의 경우 인문학 전공에서 벗어나 취업 준비를 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함으로써 더 크게 느꼈다고 해요.
"저는 거의 수동적으로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의지 등에 의해 삶을 살았지, 스스로 생각하면서 삶을 돌아볼 기회를 가지지는 못했어요.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거나 시험 치르는 방법만 익히면서 삶을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실제로는 되게 자신감이 없었어요. 아마 저 같은 사람이 꽤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취업 준비는 뭔가 다르다고 느껴졌어요. 내가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려면 어떤 자격증을 따야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다 보니 여러 가지를 도전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인턴 서류 하나라도 붙으면 자신감도 생기고 면접에 떨어지면서 다시 하락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겪으면서 스스로 생각할 거리가 생기니까 점점 주체적으로 변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러니 여러분도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가리지 않고 도전해서 면접 보는 경험을 쌓는 등의 주체적인 노력을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취업 지원 설명회가 많아요. 우리 학교 인재개발원에서도 지원 많이 해주고 하니까 그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봤으면 해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취업 준비가 많이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할 건 다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취업 준비라고 해서 거기에 방해될 정도만 아니면 다양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도 열심히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3학점 들었던 학기가 제 인생의 마지막 학부생활이라고 생각해서 스쿼시나 탁구 같은 운동도 하고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면서 이것저것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했어요. 원래 목표에 방해될 정도만 아니라면, 다른 것도 어느 정도 즐기는 편이 지치지 않고 롱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를 읽은 학우여러분에게 다시 질문해보고 싶습니다. 전공과 하고 싶은 일이 달라서 막연하고 두려우신가요? 사실 이러한 경우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이러한 막막함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움직인다면 그만큼의 보상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멋지게 건강보험공단에 합격해서 조직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문미연 동문처럼 말입니다. 따지고 보면 제로베이스도 아닙니다. 배운 전공 그리고 여러분이 경험한 것들은 인생에 어느 시기에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배워서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Connecting the dots."라는 어구를 다시 한 번 상기하며 이번 기사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문미연 동문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