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작업치료학과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나요? 이렇게 물으면 '작업치료학이라는 것이 있나요?'라고 되묻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질문은 작업치료학과 학우들이 매 순간 마주하는 질문이기도 하죠. 그런데 작업치료학과 학우들도 제대로 된 답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과연 작업치료학과는 물리치료학과와 무슨 차이가 있으며, 무엇을 배우는 학과일까요? 그리고 그들의 진로는 무엇일까요? 연세웹진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업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선아 동문을 만나고 왔습니다.
작업치료사가 하는 일과 삶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김선아 동문은 작업치료학이 무엇이며, 그 진로에 대해 말해줬습니다. 김선아 동문은 "먼저, 작업치료학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학우들은 '작업치료 한마당'이라는 사이트를 추천해요. 처음 만들어질 때 그 취지가 1, 2학년 학우들에게 작업치료를 알리기 위한 것이었거든요." 그리고 작업치료에 대해 "작업치료개론을 보면 ▲사람, ▲환경, ▲과제의 벤다이어그램이 있고 이 세 가지가 만나는 부분이 짙은 색으로 그려져 있죠? 이 만나는 부분의 범위가 넓어지게 만드는 것이 작업치료사의 역할이에요."라고 설명해줬습니다.
▲ 작업치료개론에서 나오는 벤다이어그램
김선아 동문은 작업치료학을 '독립성'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작업치료학이라는 것이죠.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질병이나 장애로 인해 능력이 저하되어 있는 사람을 손의 기능, 또는 인지부분을 훈련시켜 일상생활을 혼자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병원의 작업치료사가 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사람의 능력 향상을 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면, 환경을 바꿔서 일상생활을 가능케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 경사로를 설치하여 접근성을 좋게 만드는 것이 있죠. 그리고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과제 수행 시 보조도구를 사용하도록 하여 자립적으로 생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영역은 작업치료학을 전공한 학우들이 진출 할 수 있는 분야이지만, 작업치료학을 전공하는 학우들은 오로지 작업치료사의 길이 의료 분야에서만 이루어지는 줄 알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이에 대해 김선아 동문은 "우리가 사회에 진출했던 시기에는 작업치료사가 매우 적었어요. 그 수로 병원의 수요를 모두 채울 수 없을 정도였죠. 하지만 지금은 작업치료사의 수가 많아졌어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의료 분야 뿐 아니라 환경, 과제의 개선을 위한 쪽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인 것 같아요." 라고 답했습니다.
다시 말해, 사람의 기능을 개선하는 부분은 병원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이렇게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일 말고도 질병,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사용할 보조기구를 만드는 일도 작업치료사가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보조 공학 센터에서 이러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위한 사회, 구조적인 제도의 마련도 필수요소죠. 예를 들어 질병,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고용이 되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제도가 필요하며, 장애인들을 평가하여 지원 받도록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측면으로는 작업치료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공무원이나 장애고용촉진공단 혹은 건강보험관리공단 쪽으로 진출하여 습득한 지식을 토대로 장애인 정책을 수립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여 역할을 하는 것이 현재 작업치료사가 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겠죠.
병원 취업은 그 문이 좁은 것이 현실입니다. 김선아 동문은 "병원 취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죠. 정규직 발령도 적은 편이고요." 라며 아쉬워했습니다. 그러나 취업의 길이 아예 차단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병원 입장에서도 치료사 간의 연차가 크면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간격을 채우기 위해 간간이 정규직 채용을 한다고 합니다. 만약에 이러한 정규직 채용 시기가 왔는데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되겠죠.
그래서 학생들이 특히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해 김선아 동문은 크게 3가지를 뽑았습니다. 첫 번째는 대학교 학점입니다. 김선아 동문은 "대학교 공부는 앞으로 살아가는 생활과 관련된 지식을 쌓고 그런 삶을 준비하는 단계죠. 따라서 그런 점에 있어서는 성실해야 하고 그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학점이라 생각해요."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영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취업할건데 무슨 영어야?'라는 생각을 하는 학우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해 김선아 동문은 "이제는 글로벌 시대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인지 병원에 외국 환자들이 종종 찾아와요. 그럴 때마다 영어를 할 수 있다면 편하죠. 그리고 외국에서 강사가 오는 교육이 종종 있는데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면 이러한 강의도 쉽게 들을 수 있어 좋죠."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서류상으로 확인할 수 없는 면접에서 보여주는 이미지, 그리고 말하는 습관을 좋게 하라는 것입니다.
▲ 재활병원 실습생들
많은 학생들이 임상으로 나오면서 작업치료사 생활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김선아 동문은 대학에서의 공부만으로는 병원에서 작업치료사로서 일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으로 오게 된다면 치료적 기술 또한 배워야 하며 그 외에도 공부를 적어도 10년은 계속 꾸준히 해야 한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경험이 적은 작업치료사들을 위한 진료 교육 강연이 많은데 그것을 꼭 들으라고 추천해줬습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배워나가야 하는 직업이 작업치료사가 가져야할 자세라고 말하면서, 사회가 점점 뭔가 배워서 응용하는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고 김선아 동문은 말했습니다.
그리고 병원의 작업치료사로 살아가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관리'라고 말해줬습니다. 손을 많이 쓰는 작업치료사들은 어쩔 수 없이 고관절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자기관리가 필수라고 하네요. 덧붙여 김선아 동문은 "물론 자기관리는 작업치료분야 뿐만 아니라 학우들이 어떤 직업에 종사하던지 필수입니다. 결국 내 몸은 내가 지켜야하는 것입니다. 일을 하면서도, 일에만 모든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운동도 하고 섭식관리도 하면서 내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학우들에게 조언했습니다.
▲ 재활병원 내 소아 물리치료실
취업이 아닌 유학(중제목)
김선아 동문은 유학을 갈 생각이 있는 학우들에게 유학을 적극 권한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작업치료가 저평가되며 시장이 좁은 데에 반해 중국과 미국은 내수가 크며 사업성이 우수한데요. 그런 측면에서 넓은 곳으로 진출하면 훨씬 좋다고 합니다. 외국에서 과연 취직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학우들이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요. 사실 미국 같은 경우, 동양 이민자가 많고 그래서 한국인 작업치료사를 채용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작업치료라는 학문이 일상생활의 수행부분을 담당하는 학문인데 그 일상생활의 수행은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제로 그 문화권에 살던 사람을 채용하려는 경우가 잦다고 하네요. 하지만 외국에 진출하려면 어학 실력이 있어야만 하겠죠. 특히 일상 대화가 아닌 학문적 연구를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더 깊이 있는 어학 수준을 요구한다고 하네요.
유학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김선아 동문은 이것을 임상 경험과 연관 지어 말해줬습니다. "작업치료는 임상 경험이 매우 중요해요. 임상 경험 없이 계속 연구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그래서 임상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학부가 끝나고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학부 생활이 끝나고 임상 경험을 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교수가 꿈이라고 해도 임상 경험이 없는 교수와 있는 교수는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한정된 교수의 자리라는 측면으로 보면 학부 졸업 후 석, 박사 학위를 따서 교수를 하는 것이 좋겠죠. 하지만 그래도 그 전에 임상 경험을 하는 것이 많이 차이를 만든다고 합니다.
김선아 동문은 새로 오는 실습생이나 인턴, 계약직 치료사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직업인으로서의 작업치료사가 아닌 전문인으로서의 작업치료사가 되세요."라는 말인데요. 직업인으로서는 대학 때 배운 것만을 사용하지만, 전문가로서 살기 위해서는 계속 바뀌고 업데이트되는 지식을 습득하고 쌓아 나아가야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작업치료사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인으로서의 작업치료사가 되라는 말을 한다고 하네요. 덧붙여 김선아 동문은 "물론 무엇을 더 선호하냐는 관점의 차이일 것입니다. 그러나 작업치료사라는 전문직을 가지고 산다면 찾아오는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확장해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 졸업 후에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일을 하면서 공부를 계속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후배들이 전문가로서 일을 하는 작업치료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 재활병원 치료사 대상 워크숍
어느 직업이던 오래 근무하고 공부를 계속 해야 하는 것은 필수요건입니다. 그건 작업치료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병원에서 사람을 대하며 치료를 하는 작업치료사들은 더 힘겨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학술제에 참여하기 위해 주말을 사용한다는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업치료사들은 작업치료라는 학문이 정말 매력적이고, 전공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학문이라고 합니다. 제가 만나본 작업치료사들은 자신의 학문과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 연세인들도 자신이 하는 일이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것이라고 느끼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기사 마치겠습니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김선아 동문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