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여러분은 편의점을 많이 이용하고 계시나요? 저 또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애용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전국에 편의점은 매장 수가 3만여 개를 돌파했고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체인이 됐습니다. 하루 24시간 동안 열려있는 편의점은 이제는 우리 생활 속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코리아세븐은 롯데 계열사로서 전 세계 18개국에서 6만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이라는 이름의 글로벌 체인입니다. 경신현 동문(07·경제)는 코리아세븐에 입사해 '편의점 FC'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신현 동문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 진로를 선택했다고 하는데요. 연세웹진이 경신현 동문을 만나고 왔습니다.
Q. 경신현 동문의 업무는 무엇인가요?
FC는 편의점의 컨설턴트로 점주에게 점포의 상황을 상담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업무는 크게는 네 가지로 ▲ 매출 관리, ▲ 발주 관리, ▲ 점포 관리, ▲ 교육 관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매출 관리는 잘 나가는 상품을 넣거나 안 나가는 상품을 빼는 등 점포의 매출을 파악해 이익을 최대한 창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에요. 발주 관리는 점포의 상품을 주문하는 일을 말해요. 출근하자마자 점주가 어떤 상품을 발주했는지 파악하고 발주가 안된 상품이 있으면 점주에게 즉시 알려야 하죠. 또 편의점은 매주 신상이 나오고 신상에 민감해요. 그래서 점주와 함께 어떤 신상품을 발주할 것인지 논의하는 일도 중요해요. 점포 관리는 말 그대로 점포의 전반적인 것을 관리하는 일이에요. 타일이 깨져있거나 문이 잘 열리지 않을 때 신속하게 조치해서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교육관리는 점주와 아르바이트생들을 교육하는 일이에요.
▲ 세븐일레븐 FC의 주요 업무
Q. 회사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우리 회사의 정해진 근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6시까지예요. 하지만 자신의 노력에 따라 일찍 끝날 수도, 늦게 끝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 회사는 팀 업무보다 개인 업무가 훨씬 많기 때문이에요. 전국에 세븐일레븐 FC가 700여 명 정도 있는데 연말에 개인 실적에 따라서 순위를 매겨요. 하지만 개인 실적이 중요하다고 해서 자기 것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내 업무가 일찍 끝났으면 동료의 업무를 도와주기도 하며 서로서로 똘똘 뭉치는 분위기에요.
또한, 우리 회사는 순환보직이 가능한데요. 회사에 신청하고 간단한 면접만 보면 자신이 일하고 싶은 다른 부서로 옮길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 회사 모든 업무의 기본은 FC이기 때문에 누구나 이 일을 거쳐야만 해요.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도 FC가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가장 신경을 많이 써요.
Q. 채용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에 서류와 인·적성시험으로 인턴을 뽑습니다. 그 다음 4개월 동안 본사 직영점에서 일하게 돼요. 인턴 기간에는 모든 생활이 다 점수로 평가받아요. 판매와 발주 같은 기본적인 업무부터 배우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매장을 바꿔볼 수도 있어요. 인턴이 끝나면 정직원 전환 면접을 봅니다. 일반 면접과 P.T 면접으로 이뤄져 있는데 인턴 기간에 무엇을 했고, 배웠는지에 대해 면접을 준비합니다. 예를 들어 직영점에서 군고구마를 판매했으면, 평소 군고구마의 매출은 어땠는지, 주요 소비층은 누구인지, 내가 어떻게 매출을 올렸는지에 대해 준비하고 평가받게 돼요. 정직원 전환 면접 이후에 정직원으로 발탁됩니다.
▲ 인턴 시절 동기들과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신현 동문
Q. 학부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3학년 때 경제학과 학생회장 선거에 나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에요. 한편으로는 가장 아쉬웠던 일인 것 같아요. 저와 한 학번 위인 선배와 둘이 후보로 출마하게 됐죠. 저는 주변에서 나가라는 권유가 많았고 아는 사람이 많아서 당연히 붙을 줄 알았죠. 그래서 저는 놀고 있을 때, 그 선배는 많은 사람을 만나러 다니며 하루에 밥을 5~6끼는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선배의 시작점은 저보다 낮았지만, 결국 더 열심히 한 사람이 당선됐죠. 어린 나이에 가장 큰 충격이었죠. 제가 잘하고 있어서 지금 상황에 안도했을 때, 다른 누군가는 저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고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정도만 유지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결과는 졌지만, 크게 배우고 저 자신이 변화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Q. 편의점 FC로 진로를 정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공기업에서 인턴을 하면서 사무직이 저와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다른 사기업에 입사하며 일을 배웠지만, 회사를 나가도 저 스스로 먹고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사실 어렸을 때 부터 제 꿈이 저만의 가게를 차리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장사를 배울 수 있을까 싶어 선택한 것이 바로 유통업이었어요. 저는 이 일을 하면서 물건을 판매하는 것부터 부동산 실세를 파악하는 일, ▲ 사장, ▲ 건물주, ▲ 법인, ▲ 학교와 상대하며 계약하는 일까지 배우게 됐어요. 제가 바로 창업을 했다면 자세한 배경지식없이 제 돈을 쓰며 장사를 시작해 크게 실패했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일을 통해 장사의 전반적인 면을 다 배울 수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 제 꿈인 가게를 차릴 때 큰 도움이 되고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저는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시사 이슈를 배워보려고 시사 이슈에 대해 조사하고 글을 올렸는데 나중에는 일상 글을 올리게 됐어요. 취업 준비를 할 때, 저만의 강점을 만들고 싶어 고민하다가 이 블로그를 활용하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세븐일레븐 신상 도시락, 신상품에 관한 리뷰를 올리게 됐어요. 열심히 하다 보니 하루에 방문자가 3천 명 정도로 늘었어요. 회사 정직원 전환 면접을 볼 때, 저의 블로그 글을 출력해서 가져갔는데 큰 가산점이 됐어요. 또한, 블로그는 회사 입사과정뿐만 아니라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도 큰 도움이 돼요. 회사에서 SNS 하면 경신현을 떠올릴 정도로 제게는 '블로그'라는 대표적인 이미지가 있죠. 블로그에 세븐일레븐 글을 올리면 부장님이 캡쳐해서 단체 톡방에 올리기도 하고요. 회사에 저에 대한 홍보가 되는 것 같아요.
또 저는 취업준비를 할 때 전국에 있는 편의점을 다 가보자는 결심을 했어요. 그래서 광주광역시를 시작으로 전국팔도를 돌아다니며 편의점의 점주와 스태프와 대화하면서 주변 상권과 주력 상품을 파악했어요. 그렇게 대표적인 3사 편의점 ▲ 세븐일레븐, ▲ CU, ▲ GS25의 각각의 특성과 차이점을 제 나름대로 분석해서 자기소개서에 썼죠. 그래서 제가 이 직무에 관심있다는 점을 잘 드러내 보여주어 저만의 강점이 됐죠.
Q.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자신만의 팁을 알려주세요.
우선 다른 사람들의 자기소개서를 많이 읽어 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자기소개서 첨삭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다른 사람 글의 문제점을 짚어주며 제 글을 쓸 때 '이렇게 쓰면 안된다'는 저만의 가이드라인이 생겼어요. 또한, 취업 스터디도 많은 도움이 됐는데요. 서로의 자기소개서를 하나씩 가지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고쳐야 좋을지 토의하죠. 나의 이야기여서 내가 보면 괜찮은데 남들 눈에는 문제점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에요. 또 취업 스터디원 중 글을 잘 쓰는 사람은 한명은 있어서 글 쓰는 법도 배울 수 있죠. 그래서 자기소개서는 취업 스터디도 정말 추천해요.
면접에서는 1분 자기소개가 중요해요. 면접관들은 하루에 수백 명씩 면접을 보며 지쳐있어서 저는 처음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면접관에게 '우리나라 3대 도둑이 누구인 줄 아십니까?'라고 질문하고 ' 한가인을 훔쳐간 연정훈, 김태희를 훔쳐간 비, 마지막으로 뛰어난 능력으로 면접관님들의 마음을 훔쳐갈 지원자, 경신현입니다.'라고 말했죠. 그러면서 서류만 보던 면접관도 저를 쳐다보고 저에게 집중하며 면접 분위기를 제 위주로 이끌게 됐어요. 뜬금없고 조금 민망한 자기소개이긴 하지만, 어차피 떨어지면 안 볼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서 했던 것 같아요. 1분을 꽉 채워서 뻔하고 지루한 자기소개를 하는 것보다 짧게 30~40초 동안 자신에게 이목이 집중될 수 도록 하는 것이 저의 면접 팁이에요.
▲ 신규 점주를 교육 중인 경신현 동문
제가 4학년 때 선배들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에 제일 싫었던 말이 '어떻게든 된다.'라는 말이었어요. 왜냐하면, 난 지금 취업이 안 되고 있는데 뭐가 된다는 건지 싶었고 전혀 위로가 안 됐죠. 하지만 지나고 보니까 저 또한 그런 말을 하게 되더라고요. 여러분도 어떻게든 열심히 하다 보면 되긴 된다는 것을 꼭 알게 될 거예요. 지금처럼 열심히 한다면 꼭 좋은 결과가 있으니까 취업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경신현 동문은 4학년 때까지 취업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취업하고 보니 다양한 길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는데요. 진로를 고민하는 제게 동문은 취업에 급급해하기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고 말이죠. 경신현 동문의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노력 중인 동문의 열정이 부러웠습니다. 또한,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기사를 읽고 있는 학우들 또한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상으로 기사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