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세브란스 기독병원은 1885년 선교 의사 앨런에 의해 설립된 광혜원에서 출발하여 발전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합병원으로 한국에서 최초로 현대 의학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이해림 학우(14·간호)는 다양한 대외활동과 학교 활동을 중심으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신규 간호사로 입사할 수 있었는데요. 좋은 기회로 이해림 학우의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Q. 병원 내에서 간호사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요?
간호사는 일단 환자들의 증상에 맞게 의료상의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해요. 의사의 오더(order)를 파악하고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거든요. 물론, 업무를 수행하는 곳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요. 수술실은 수술에 필요한 물품을 관리하고 외과 병동은 수술 전후로 환자를 간호하죠. 또한, 환자의 금식을 관리하고 피검사를 한답니다. 수술 후에는 환자들의 통증이나 감염을 관리해 주어야 하고요. 내과에서는 치료에 쓰이는 약물의 정확한 용량을 파악하고 있어야 해요. 병동마다 다른 일을 하게 되고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므로 많은 분야를 공부해야 합니다.
Q. 병원에서 간호사의 근로 환경은 어떤가요?
일단 간호사는 기본 3교대로 이루어져요. 3교대는 ▲ 데이, ▲ 이브닝, ▲ 나이트로 8시간씩 근무를 하게 돼있어요. 한 달에 걸쳐 근무시간이 정해지는데 항상 같은 시간대에 근무하는 것이 아니여서 생활방식이 일정하지 않아요. 어느 날은 아침에 나가기도 하고 어느 날은 밤에 나가기도 해요. 그래서 불규칙한 생활, 잠과의 싸움이 늘 따라다니죠. 신촌 세브란스는 한 달에 나이트 시간대가 여섯 번 이상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도록 배려해 주고 있어요. 휴일은 일주일에 이틀이 주어져요.
Q.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원래 예전에는 간호사란 직업이 이렇게까지 힘든 일인지 몰랐어요. 그냥 단순하게 아픈 사람들을 돌봐주고 싶고 병원에서 일하고 싶어서 간호학과에 오게 됐죠. 그런데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고 많은 일을 해내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해요. 질병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환자와의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할 줄 알아야 하거든요. 물론 많은 일을 소화해야 하므로 체력은 필수고요. 간호사란 직업이 정말 힘든 직업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많고 하루하루가 성장의 연속인 매력적인 직종이라고 생각해요.
Q. 학창시절 진로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알려주세요.
원래 1학년 때부터 세브란스에 가고 싶다고 생각해 왔었어요. 우리 학교에서 워낙 많이 가기도 했고 자대 병원인 만큼 당연히 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죠. 그저 우리 학교 학생들을 잘 뽑아주니까 라고느끼고 있기도 했고요. 사실 4학년이 돼서야 내가 왜 이곳에 가고 싶은 건지 고민하게 됐어요. 우선 세브란스는 의료상의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선도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간호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세브란스는 광혜원이 만들어진 후 그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종합병원이에요. 또한, 선교사가 세운 병원으로 기독교인인 저에게는 많은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죠.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세브란스의 비전이에요. 이 비전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입니다. 이것은 저의 가치관과 잘 맞았기에 더욱 이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키우게 됐습니다.
Q. 취업을 결심하고 그것을 위해서 어떤 준비들을 했나요?
신촌 세브란스는 간호사를 뽑을 때 1차로 서류를 보고 2차로 면접을 보게 돼요. 서류전형에서는 토익과 학점이 중요해요. 저는 2학년 때 토익을 한 번에 끝내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2학년 겨울방학 때 한 달간 토익학원에 다녀 토익시험을 봤죠. 토익은 유효기간이 2년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도 학점을 관리해야 했는데 원체 공부할 것도 많고 다들 열심히 하는지라 좋은 학점 받기 정말 힘들었어요.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중간 정도로만 유지가 됐었어요. 또, 면접 준비도 해야 했기 때문에 간호사 면접 준비 책을 보고 했답니다. 친구들과 서로 면접 질문을 해보고 대답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면접은 언제나 그렇겠지만 예상했던 질문이 안 나오기도 해요. 그래서 자신의 가치관과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기반으로 순발력 있게 자기 생각을 말해야 하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소개서도 준비했어요. 3학년 겨울방학 때 선배의 도움으로 미리 자기소개서에 들어가는 문항들이 어떤 것이 있나 알아보기도 했어요. 저는 이것을 쓰는데 소설같이 꾸민 것이 아닌 진짜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이 안의 내용을 채울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다양한 활동들로 말이에요. 그래서 해외 선교도 많이 다니고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어떤 활동이 되었든 자기가 하고 싶은 활동을 꾸준히 하다 보면 모든 것이 자신의 커리어가 될 수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진실 된 내용을 채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에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자기계발을 위해 쓰는 것도 취업이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Q. 학부 시절 도움이 되었던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저는 동아리 활동을 주로 해왔어요. 동아리는 C.C.C(Campus Crusade for Christ) 라는 기독교 동아리입니다. 1학년 때부터 활동해서 임원직까지 올라갔을 정도로 많은 애정이 담긴 곳이죠. 동아리를 통해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연합 동아리이다 보니 원주에 있는 대학들과 금요일마다 만나 함께 예배를 드리는 일도 했어요. 원주 지구에서 대표를 맡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동아리는 저에게 의미가 깊어요. 특히 3학년 때는 바쁜 스케줄과 많은 공부로 힘들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열정과 끈기를 놓지 않도록 도움도 주었답니다.
해외 선교 활동도 했는데 저는 필리핀과 중국으로 두 번을 다녀왔어요. 저희는 대학생 선교를 하게 되는데 그 나라에 가면 보통 친구를 사귀는 것이 먼저예요. 친구가 돼서 친해진 다음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면서 선교를 하는 거죠. 사실 먼저 말을 건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에요. 내 힘으로는 할 수 없지만, 마음속 깊이 이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다가갔기에 조금 수월하게 말을 걸 수 있었어요. 해외 선교를 통해서 용기를 낼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했죠. 간호사 실습을 할 때도 환자들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이 경험을 통해 오히려 수월하게 느껴지게 됐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간호사란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동아리를 통해 한 사람의 영혼을 소중하게 여기는 법을 배웠고 나중에 간호사가 됐을 때 밑거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또 다른 활동으로 1학년 때 제주도로 의료봉사를 갔어요. 아직 1학년이라 간호역사와 같이 적은 지식만 가진 채였죠. 저는 진료 팀으로 가서 봉사했는데 의사를 만나기 전 단계의 간단한 일을 했어요. 너무 바쁠 때는 두 시간 안에 백 명의 환자를 받기도 했죠. 처음에는 어르신들께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까 걱정도 됐지만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겨 능숙하게 환자를 받을 줄도 알게 됐습니다. 혈압을 재는 법도 여기서 배웠죠. 그래서 2학년 때 혈압을 재는 실습을 하는데 훨씬 쉽게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Q. 자신의 입사 과정을 알려주세요!
저희 때부터 면접을 두 번 보는 것으로 바뀌었어요. 전체적인 과정은 1차로 서류를 보고 2차로 면접이 두 번 진행돼요. 첫 번째 면접은 처음에 무조건 1분 자기소개를 시켜요. 자기소개는 그때그때 다른데 어떤 때에는 지원동기를 포함한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고 또 어떤 때에는 자기 가치관이 포함된 자기소개를 요청합니다. 질문으로는 3가지 정도를 받게 되는데 꽤 어려운 질문들이 나오기도 해요. 첫 번째로 할 경우 순간의 순발력으로 머리를 굴려야 하는 경우도 생기죠. 면접 질문 같은 경우는 결국 스스로 생각해 왔던 것들을 말하는 수밖에 없어요. 보통 간호사의 직업윤리와 관련해서 본인의 생각을 묻는 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야 해요. 2차 면접 때는 인성 면접을 보게 되는데 답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돌이켜 보는 질문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을 편히 가지고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1차 때보다는 긴장도 덜하고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만족스럽게 끝냈다고 여겼어요. 면접까지 모두 끝내고 나면 신체검사가 있고 합격 여부가 나오게 되죠.
▲ 인터뷰 중 이해림 학우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거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일단 요즘 취업률도 낮고 간호학과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 친구들만 봐도 힘든 것이 느껴지는데 모두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후배들에게는 취업준비도 중요하지만, 학부시절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누구든 힘든 일이 있거나 어려운 일에 직면했을 때 자신을 심하게 자책하고 힘든 모습을 보이게 돼요. 그럴 때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법을 대학생 시절에 배워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요. 하지만 정말 인생에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꼭 자신을 알아가고 스스로 사랑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요.
처음으로 하는 인터뷰라 많이 떨리기도 했고 걱정도 했지만 능숙하게 인터뷰에 응해준 이해림 학우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든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알 기회가 흔치 않은 채용 과정을 당사자를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정말 값진 경험이라고 느꼈습니다. 누구보다 간호사라는 직업에 잘 어울리는 이해림 학우의 인터뷰 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고 후배의 입장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