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세계적으로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란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 주기도 짧은 데이터를 말하는데요. 단순히 수치뿐만 아니라, 문자와 영상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과거보다 데이터의 양과 종류가 늘고 있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글로벌 통계 분석의 중심에 있는 SAS. 그 SAS 한국지사에 취업한 한노아 동문(10·정보통계)을 연세웹진에서 만났습니다.
▲ 인터뷰 중인 한노아 동문
▲ SAS KOREA가 있는 플래티넘 타워 전경 모습
Q. SAS는 어떤 곳인가요?
SAS는 통계와 관련된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고, 그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기업들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주는 회사에요. 문제가 발생하면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주죠. 기업들이 컨설팅 의뢰를 하기도 하지만, 각 회사의 역량을 고려해 제안하는 경우도 많아요. 공정을 예로 들면, 어느 공정에서 불량이 발생했을 때, 불량을 줄이기 위해서 어떤 공정이 문제인지 데이터를 살펴봐요. 그런 다음 불량률을 설정해 원인을 찾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Q. SAS KOREA에서는 본사에서 하는 일 말고도, 다른 특별한 일을 하나요?
SAS는 국제적으로 통계를 다루는 기업이라, 나라마다 지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제가 다니고 있는 SAS KOREA는 SAS의 한국지사입니다. 각 지사는 주로 현지화를 담당합니다. SAS KOREA에도 R&D가 있지만, 보통 본사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고객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하므로 그 나라에 맞춰줍니다.
지사라고 본사와 다르지 않아요. 물론 글로벌 지휘체계가 있어서 SAS 본사에 완전히 독립됐다고 보긴 힘들지만, 각 지사마다 의사결정은 스스로 합니다. 그러니 지사마다 강점이 있고, 서로 배워가기도 해요. 실제 한국 지사는 FDS 영역에서 강점을 보여 외국 지사에서 실제로 배워가기도 한답니다.
Q. SAS KOREA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저는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크게 부서가 SSP와 PSD로 나뉘는데요. 컨설팅 의뢰가 들어오면 SSP 부서는 먼저 제안을 하고 분석에 대한 개요를 짭니다. 이때 PSD 부서는 개요를 토대로 수행하는 역할을 하지요. 저는 PSD 부서에 소속돼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론을 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Q. 회사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신가요?
만족도는 당연히 높죠. 다른 일반 회사들은 잘 모르겠지만 조직 자체가 활기찬 것 같아요. 어떤 조직들은 정적이고, 시키는 일만 하는데 그런 회사들은 개인적으로 싫어요. 왜냐하면, 반복적인 업무만 하면 배울 것이 없다고 느껴지거든요.
SAS는 항상 배워야 할 게 있어서 성장하는 느낌이 듭니다. SAS에 계시던 분들도 보통 컨설팅을 하면 3년 차에 이직을 하거나 MBA를 따러 가는 경우도 있어요. 사실 3년 동안 일해도 일이 압축적으로 진행되니 배울 것도 많아 항상 공부해야 해요. 저 같은 경우에도 프로젝트 때문에 추천 시스템에 관한 논문을 살펴보며 공부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스터디가 있어서 특정 주제를 분석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연구하는 문화가 있어요. 그렇게 쌓인 지식을 토대로 고객들과 이야기하면 수월해지죠.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은 노하우가 쌓이는데, 프로젝트를 마치면 발전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Q. SAS에 들어가신 동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원래 들어오고 싶었던 회사였어요. 제가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세계적 기업 중에서 가장 좋은 기업이었거든요. 그때 당시 외국채용 정보 사이트에서 순위를 보더라도 1등이나 2등을 차지했어요. 지금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통계학과에서 모든 사람이 꿈꾸는 회사에요.
또한, SAS 회장님의 경영철학이 마음에 들었어요. 현재 SAS는 매출의 20%가 R&D분야에 투자할 정도로 연구 및 개발을 중시하고 있어요. SAS는 유한회사라 상장되지 않아 가능했던 일이었어요. 상장하게 되면 현재 이익을 생각하는 주주들 때문에 R&D 투자비가 줄어들거든요. 저도 회장님처럼 기술력을 가지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가 R&D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R&D에 투자하는 철학 덕분인지 실제 SAS에서 사용하는 툴을 살펴보면 상당히 정교해요. 내부적으로 코딩이 정교해서 정밀도도 높은 편이죠. SAS BASIC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통계 툴 중에서 SAS 프로그램이 정밀도가 높아사람들에게 통계가 쉽다고 느끼게 하죠.
Q. SAS에 입사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 제13회 SAS 분석 챔피언십 시상식. 조성식 SAS코리아 대표(앞줄 중앙), 심사위원단 및 수상 학생들
Q. 취업 준비를 하며 주로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MY SAS 홍보대사와 영어공부도 했지만, 공모전에 주로 초점을 맞췄죠. 3학년 여름 방학에 본선까지 나갔다가 떨어졌고, 겨울 방학 때 은상을 탔어요. 최근에 또 나갔는데 은상을 받았습니다. 창조관에 들어가 보시면 제가 공모전 수상했다는 플렌카드가 걸려있을 거예요.
제가 공모전에 초점을 맞췄던 이유는 공모전에 요구하는 프로젝트가 실무에서 필요한 것이거든요. 공모전은 주로 자료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만든 다음, 보고서 형식의 PPT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 실제 프로젝트를 단순화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모전 참가 경험이 많을수록 실무 경험도 동시에 올라갔던 것 같아요.
Q. 그 외에 따로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으신가요?
1학년 때 통계와 프로그래밍을 좋아하기도 하고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어서 줄곧 SAS R&D 부서를 꿈꿨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유학을 가거나 대학원에 들어가 석·박사를 수료해야 하는데 유학비가 감당 안되서 다른 방법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통계 소모임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학교에서도 통계와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배우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지식은 알기 힘들었어요. 데이터 분석가가 되기 위해선, 학부 수준에서 지식을 마음껏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보다 더 많은 지식을 다룰 수 있어야 했습니다. 실무에선 능동적으로 데이터 핸들링(데이터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바꾸고 변수를 만들어내는 것)을 잘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혼자 공부하면 한계가 많으니까, 뜻이 있는 친구들과 같이 공부를 했어요.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배운 내용을 다시 한번 되짚어 기본기를 다졌고, 공모전과 관련된 자료을 수집하기도 했죠. 학부 수준에서 배우지 않는 내용을 실무에 계시는 선배에게 물어보기도 했고요. SAS에 들어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통계 소모임 YDMS 덕분인 것 같습니다.
Q. 통계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도 도전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SAS는 통계학과에 유리하죠. 그래도 다른 학과들도 충분히 들어올 수 있어요. 전반적인 ▲ 통계지식, ▲ 통계 응용 능력, ▲ 컴퓨터 코딩 능력만 있다면 인문·사회 학우들도 들어올 수 있답니다. 확실하게 하려면 대학원에 들어가면 유리합니다. 실제 SAS 분석팀에는 대학원 졸업자가 많고 학부 출신은 적거든요. 방학 때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취업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도 추천해요. 파이썬 같은 기본적인 프로그램으로 분석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Q. 학우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학우 여러분도 취업하기 위해서 여러 준비를 하잖아요.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영어 공부를 하거나 자격증을 따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영어나 자격증만으로는 큰 강점을 가지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해봤자,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기 힘들어요. 저는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대학에 다니면서 덧 붙여갔으면 좋겠어요.
회사는 열정이 많은 사람을 뽑습니다. 아무리 이력이 많더라도 자신만의 스토리가 없다면 금방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반면에 전체적인 능력이 낮아도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면 채용하죠.
제가 원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2학년 때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았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 고민하며 활동했어요. 소모임을 만들어 공부하는 것부터 공모전에 나가 상도 받고 저만의 스토리를 만들었죠. 아마 회사도 이러한 열정을 봤던 것은 아닐까요.
통계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동문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마다 대학 시절 열심히 취업 준비에 매진합니다. 하지만 방향성 없이 그저 이력만 많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학우들이 많습니다. 여러분도 동문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그것에 전념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동문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직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