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으로써 빅데이터를 이용한 데이터 분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다양한 곳에서 사용될 수 있는데요. 아직 생소하게 느껴지는 분야지만,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습니다.
게임회사라고 하면 어떤 직종이 떠오르시나요? 주로 ▲ 개발자, ▲ 경영진, ▲ 마케팅을 생각하실 텐데요. 현재 데이터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만큼 게임에서 역시 데이터 분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게임 회사에서는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황호익 동문(09·정보통계)을 만나봤습니다.
Q. 네오위즈는 어떤 회사인가요?
네오위즈는 ▲ 네오위즈 홀딩스, ▲ 게임즈, ▲ 플레이 스튜디오, ▲ 이그나이트클렌 등의 여러 회사가 모여 만들어진 게임 회사입니다. 게임에 집중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가 여러 개로 나누어져 있어요. 하지만 이 모든 회사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아니에요. 게임즈의 경우 회사에 기술적으로 필요한 여러 지원을 해주는 일을 해요. 또 이미 만들어진 게임을 유통만 하는 회사도 있죠. 저는 이 중에서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인 플레이 스튜디오의 정보 분석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정보 분석팀은 어떠한 일을 하나요?
게임 설치 부터 종료할 때까지의 모든 활동의 정보가 서버 내에 기록이 돼요. 그럼 이 데이터들을 정리한 뒤, 회사에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리한 데이터를 분석해 서포터 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경영자들의 눈이 되어 주는 다양한 주요 지표들을 만들어요. 예를 들어 게임이 처음 출시되면 사람들이 언제까지 접속했다가 이탈하는지를 보여주는 리텐션(retention) 지표를 만드는데 이걸 통해 게임이 성공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죠. 이외에도 어떤 사람들이 구매할 것인지, 어떤 사람들이 이탈할 것인지 등을 예측합니다. 이 예측들은 마케팅시 타겟을 추출하는 데 사용됩니다. 또한, 게임이 너무 어려워 사람들이 이탈한다면 그때 일시적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도 맡고 있어요.
Q.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요?
게임 회사다 보니 자유로운 분위기에요. 호칭도 자유로운데, 예를 들면 네오위즈 중에 이그나이트클랜이란는 회사에서는 디자인 팀원들을 게임 캐릭터의 이름으로 불러요. 심지어 대표님을 클랜장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또 복장도 매우 자유로워요. 일단 정장을 잘 입지 않기 때문에 제가 면접을 볼 때도 입고 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구두보다는 슬리퍼와 샌들을 더 자주 신고 모자도 자주 쓰고 출근합니다. 그러다 보니 구내식당을 가면 학생식당에 와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Q. 회사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장점으로는 어느 분야든지 갈 수 있어요. 즉 이직이 쉽죠. 개발자의 경우 캐주얼게임에서 RPG 게임으로 이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정보 분석은 분석하는 방식이 같아 대부분 다른 곳에서도 비슷하게 사용돼요. 그러다 보니 이직에 대한 부담감이 적은 편이에요.
단점으로는 서포터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에요. 게임회사에서 분석은 개발과 사업마케팅 이후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에요. 그러다 보니 인센티브를 분배해 줄 때 개발팀과 사업팀에 비해 적게 받죠. 개발팀은 게임이 잘되면 '터졌다'라는 느낌이 있어요. 인센티브로 집을 사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저희 팀은 '터졌다'라는 느낌은 없죠. 그래서 대박의 기회에서도 좀 멀어요. 그리고 분석팀은 회사의 사치 인력이기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내쳐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답니다.
▲ 인터뷰 중인 황호익 동문
전 죽을 때까지 한가지의 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취직 후 할 수 있는 일이 좁아지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첫 직장을 나의 출발점으로 잡자 생각했고 그곳에서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는 일을 배우고자 했죠. 그래서 어느 분야로든 다시 갈 수 있고 환영받을 수 있는 직업을 원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를 중점으로 고민했었습니다. 그러다 데이터 분석이 유망하다 생각해 이쪽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Q. 취직과정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사실 이 회사가 공식채용이 없는 회사여서 대부분 지인 추천을 통해 지원을 받아요. 저의 경우에는 송년회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공고를 알게 됐죠. 하지만 완벽한 지인 추천 전형이 아니기 때문에 공고만 알게 됐을 뿐 이후 자기소개서나 면접은 일반 전형과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Q. 이런 공고를 확인하는 팁이 있나요?
저는 페이스북에 통계 관련 페이지에 좋아요를 많이 해놨어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채용공고가 많더라고요. SNS 이외에도 주변 인맥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에도 주변 사람을 통해 공고를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요.
Q. 채용 시 컴퓨터에 지식은 많이 중요한가요?
IT 회사이다 보니 컴퓨터에 대한 지식은 어느 정도 필요해요. 하지만 취직 시에 얼마나 컴퓨터를 다룰 수 있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컴퓨터에 대한 업무는 취직 후 배우게 되니 따로 공부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보다 이론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하죠. 하지만 컴퓨터보다도 ▲ SQL, ▲ R, ▲ SAS, ▲ 파이썬 같은 분석 프로그램을 다루는 능력을 더 필요로 해요.
Q. 취직 시 컴퓨터 실력은 어느 정도였나요?
컴퓨터학과의 수업을 들은 적은 없어요. 하지만 창업동아리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프로그램은 만들어 봤어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컴퓨터에 대한 지식은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니 그냥 책만 보고 공부하는 것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학교 소모임 YDMS 활동이 실용적으로 분석기술을 다지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데이터마이닝에 대한 기법 이론들을 한 명씩 돌아가면서 설명해주고 과제를 수행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학술 소모임이었습니다. 데이터마이닝에 대한 내용 외에도 PPT 제작과 발표 등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죠. 소모임에서 배운 내용을 통해 공모전에 나갔는데 이것 역시 저에게 도움이 됐어요. SAS 분석 챔피언십 공모전 수상 혜택으로 SAS 인턴 활동의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소모임은 데이터마이닝에 대해 더 배우는 데 도움이 됐다면 공모전은 제가 취직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생각해요.
저는 SAS 인턴 경험이 취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스펙이 되었다 생각해요. 이뿐만 아니라 제 지식이 확장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인턴 활동은 지금까지 제가 공부한 내용을 적용해 볼 기회이자 다른 분야의 지식을 많이 배울 수 있는 자리였어요. SAS는 분석회사이자 IT 회사이다 보니 통계학을 다루는 사람들 외에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들 역시 많은 회사에요. 그런 사람들과 지내면서 제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현직에 계신 분들이니 회식 자리에서나 그냥 대화에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죠.
Q. 어떤 이야기들이 취업에 도움이 되었나요?
일반 IT 회사에서 받는 연봉이나 인센티브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주 들었어요. 금전적인 것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도 알게 됐죠. 그래서 취업 활동 시 공고나 면접을 보면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고 어떠한 인재를 원하는지를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공모전에 대한 팁 있나요?
공모전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공모전 수상 시 어느 혜택이 주어지는지를 주의 깊게 확인해보세요. 그저 상금만 주고 아이디어를 가져가는 공모전도 있지만 인턴 활동과 같은 도움이 되는 기회를 주는 공모전도 있습니다. 이런 공모전을 노려보세요.
▲제 14회 SAS 분석 챔피언십 시상식
지금 취업을 준비 하는 후배들이 취업하는데 있어 그 기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첫 직장은 배움이 있는 직장으로 가세요. 또, 직장을 고르고 취업을 하면 끝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라는 기준으로 회사를 골라 보세요. 그리고 취직의 힘든 시간을 절약해서 자기 발전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길게 봤을 때 더 빨리 더 좋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 고민하는 제게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 배움이 있는 직장으로 가라는 황호익 동문의 말에 많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그저 취직하게 된다면 배움은 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생각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항상 해오던 배움을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취업에 대한 두려움이 약간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우 여러분들도 취업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