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경험이 공부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경험을 통한 깨달음이 이론 공부보다 중요할까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론 공부가 훨씬 더 강조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책과 타인의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학습합니다. 이처럼 경험을 통한 학습은 다소 과소평가 되고 있는데요, 이론 공부보다는 경험으로 학습하는 것을 강조하는 동원 에프앤비(F&B) 사원 김재원 동문을 연세웹진이 만나봤습니다.
Q 동원을 소개해주세요.
동원에는 기본적으로 큰 모기업이 있습니다. 그 밑에 수산물 가공업체인 동원산업과 상품들을 사람들에게 파는 동원 에프앤비(F&B, Food&Beverage)가 있어요. 또한, 플라스틱 컵이나 병 등 포장재를 만드는 동원시스템즈와 유통망을 갖추는 물류 업체인 동부 익스프레스도 존재합니다. 이렇게 네 가지가 큰 축을 이루고, 나머지 자회사들은 30개 정도로 세세하게 뻗어 나가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 세네갈, 베트남 등 해외에 자회사가 있어요. 또한, 동원은 원양어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주변 바다를 쓸 수 있게 여러 섬을 가지고 있기도 해요. 이외에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건설 분야 등 다양한 방면의 산업을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중인 김재원 동문
Q. 맡은 업무는 무엇인가요?
저는 현재 동원 에프앤비 유통사업부 전략팀에 재직 중이며, 현장 영업하는 사람들을 컨트롤하는 회사에서 전략을 짜는 일을 합니다. 전략팀은 네 개가 있는데, 팀마다 담당하는 유통 경로가 다릅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속한 4팀은 백화점이나 CVS(편의점)를 담당해요. 팀원들은 본사 바이어들과 협상해 우리 제품 중 어떤 것을 넣고 뺄지를 결정하고 가격을 설정하며, 할인이나 행사들을 정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본사 바이어와 협상을 잘 해야 하고, 전략을 잘 짜야 하며, 트렌드에 민감해야 해요.
다른 부서들은 자기가 맡은 업무만 하면 되지만, 저희 팀은 ▲ 매출, ▲ 이익, ▲ 실적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실적까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경쟁 식품업계는 어떤 것을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상품의 방어를 위한 전략을 짜고 경쟁사의 상품이 부실하다고 느껴지면 해당 업계에서 그 상품을 빼기 위해 공격적으로 전략을 짜기도 해요.
Q. 채용 과정이 궁금합니다.
동원의 채용 과정은 타 기업보다 조금 긴 편이에요. 우리 회사는 상반기에 인턴을 뽑고 하반기에는 신입사원을 뽑아요. 상반기에 인턴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몇 달 동안의 인턴 생활 후에 결과에 따라 정직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하반기 신입사원은 공채로 뽑아요.
지금부터 공채 채용 과정을 설명해 드릴게요. 먼저 첫 단계는 서류전형이고 그 다음에는 인·적성 시험을 봅니다. 인·적성 영역에는 ▲ 언어, ▲ 수학, ▲ 상황판단능력 이렇게 세 가지가 있고 덧붙여서 시사 상식 문제가 출제됩니다. 인적성 시험은 외부에서 보면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난이도가 낮은 편이에요. 그리고 시사 상식 문제는 비슷한 시기에 뉴스에서 많이 거론되는 주제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시사 부분은 신문을 관심 있게 보면 큰 어려움 없이 답을 할 수 있을 정도예요. 이 과정을 거칠 때 기업이 보고자 하는 것은 시사 상식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능력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글을 많이 쓰지 않아 보고할 때 이전 세대 사람들과 소통이 잘 안 되기 때문이에요. 그러므로 잘 모르더라도 절대 빈칸으로 제출하면 안 돼요.
이후에는 1차 면접 과정을 거칩니다. 먼저 PT 면접을 보는데, 이 면접은 20분 동안 준비 시간이 주어지고 3분 동안 임원들 앞에서 PT 발표를 하는 거예요. 여기서 자신감과 발표할 때의 태도를 평가받아요. 그래서 내용이 약간 틀리거나 다른 지원자에 비해 조금은 부실하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 다음으로 직무 면접이 진행됩니다. 질문이 어렵다기 보다는 기본적인 것들을 물어보시는 편이에요. 질문에 대답을 잘 한 사람에게는 좀 더 심도 있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고 개인에게 특이 사항이 있으면 그것에 관해 물어보기도 해요. 그리고 경영 지원 중에 ▲ 기획, ▲ 재경, ▲ 채권 부서는 시험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시험은 테샛 시험을 축약시켜 ▲ 경제, ▲ 시사, ▲ 경영 지식을 테스트하는 시험이에요. 이 과정들을 거치면 1차 면접이 끝납니다.
다음으로는 2차 면접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현재 회장님이 창업주라는 특징이 있어서, 회장님께서 직접 면접에 들어오셔요. 이 면접에서는 개개인에게 질문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면 지원자들이 손을 들어서 대답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방금 한 대답을 영어로 다시 말해보라고 요구하시는 경우도 있어서 2차 면접에 영어면접이 녹아있다 볼 수 있습니다.
Q. 입사 후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평소 대학을 다니면서 재무 공부를 해왔기에 기획팀으로 들어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유통 사업부 전략팀으로 배정되고 나서, 영업 본부 소속이라 처음에는 잘 맞지 않을까봐 걱정을 했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평소 공부해왔던 것들이 업무에 많이 쓰였습니다. 회계를 이용하고, 경쟁사와 우리 회사를 모두 분석하며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충할지를 고민해야 하므로 재무적인 측면과 기획적인 측면 모두가 있었어요. 그래서 좀 더 활동적이면서 내가 원했던 일을 할 수 있다고 느꼈고 지금 업무가 기대했던 것보다 만족스럽습니다. 나중에 직무를 변경하더라도 커리어를 처음 시작한 분야에 불만을 가질 것 같지는 않아요. 오히려 다른 직무에서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동료들과 회의 중인 김재원 동문
Q. 취업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상반기에는 합격해도 학기가 남아있어서 입사할 순 없었지만, 금융권 준비를 했었어요. 그 이유는 내 위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알고 싶었고, 이 회사에 들어가기에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알아보고 보완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입사 준비를 할 때 직접 가서 시험을 쳐보고 문제를 보는 게 매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회사들이 어떤 인재를 원하고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업무에 관련된 경험은 어떻게 쌓으셨나요?
링크(LINC) 사업단을 통해 신협에서 일했었어요. 현직자들과 영업 업무를 하면서 영업이 그냥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감정과 이성을 적절히 섞어서 한다는 점과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배웠어요. 또한, 연수를 하면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했었는데, 이 경험을 면접 때 잘 활용해서 배웠던 점들로 많은 대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본인이 가고 싶은 방향이나 직무 관련해서 링크 사업단을 통해 실무 경험을 쌓아보는 게 좋을 거예요.
Q.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신만의 팁은 어떤 게 있었나요?
자기소개서의 경우 자세히 보면 질문마다 명확하게 원하는 답이 있어요. 즉, 묻고자 하는 역량들이 있어서 그걸 잘 파악하여 답변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 기본적으로 회사 홈페이지에서 인재상을 보고 회사를 분석해야 합니다. 회사들이 보수적인 회사인지, 진보적인 회사인지로 시작해서 해당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도전적인지, 차분한지 파악을 하고 그 회사에 맞게 써야 해요. 기업 분석을 하는 것이 기본이 되고 그걸 바탕으로 자기가 겪었던 타임라인들을 토대로 쓰면 좋은 자기소개서가 완성돼요. 타임라인은 언제 어떤 사건이 있었고 거기서 배울 수 있었던 것들을 써놓는 것인데, 자기소개서를 쓸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Q. 그렇다면 면접에서의 팁도 알려주세요!
면접에서의 팁은 회사가 하는 사업에 대해서 한두 달 정도 분량의 신문을 다 읽어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문마다 시각이 달라서 특정 신문이 아니라 여러 신문을 읽는 게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기 좋아요. 이를 통해 이 회사가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할 예정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걸 파악을 했다면 4차산업혁명이 이 기업의 방향과 어떤 연관이 있을지 그리고 어떤 영향을 받을지 생각해보면, 면접관분들과 주고받는 대화에서 다른 지원자들에 비교해 차별화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이과이면서 생산 쪽 직무를 원하면 해당 공장에 견학을 가서 어떤 시스템인지, 어떤 것을 중시하는지 직접 보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파악한 후 면접에 들어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면접 태도 면에서의 가장 좋은 팁은 면접자들을 쳐다보고 또박또박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난감하거나 모르는 질문을 받으면 답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뭐라도 대답을 해야 해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면서 대체할 답이라도 제시해야 합니다. 만약 타이밍을 놓쳤다면 면접관분들이 마지막으로 할 말 있는 사람을 물어봤을 때, 제가 아까 그런 대답을 하지 못했는데 해봐도 괜찮을지 여쭤보고 다시 답변할 기회를 잡는 것이 좋아요.
Q. 취업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힘들었던 점은 불합격했을 때였어요. 그렇다고 좌절하지 않고 부족한 점을 메우려고 노력하면서 극복했습니다. 예를 들어, 면접할 때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에 주눅 들지 않고 그 사람들은 경험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잘하는 사람들을 보고 배워서 다음 기회에 이용해야 한다고 결심했어요. 이처럼 한 번 떨어졌다고 낙담하지 않고 그 경쟁자들한테서 장점을 배워 계속 도전하는 방식으로 힘들었던 점을 극복했습니다.
Q. 학부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들은 무엇인가요?
학부 시절 경험한 활동 중 가장 의미 있었던 두 가지는 링크 사업단을 통한 인턴 활동과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이에요. 링크 사업단 인턴 활동은 앞서 언급했던 신협 영업부 활동이었고, 실무자들에게 업무에 관해 구체적으로 배워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 활동을 통해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언어와 시험에서 어려움이 있었기에 지지 않으려고 지속해서 노력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게 유지가 되어 공부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그래서 학우 여러분께 이 두 활동을 추천합니다.
Q. 학부 시절에 중시했던 가치와 그에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개인적으로 책상에 앉아서 글만 읽고 공부 하는 것보다 직접 경험을 해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직무 관련해서 이론공부 뿐만 아니라 링크사업단을 통해 인턴을 해보거나, 영어 공부를 위해 해외에 직접 나가보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회사를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만 쓰고 고치는 것을 반복하기보다는 지원해서 내 위치를 확인해보는 등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이처럼 저는 다양한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론만 공부하면 본인이 필요한 것 외에 잡다한 것에도 접근하게 되는데, 직접 경험을 하면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명확히 알 수 있죠. 그래서 오히려 경험해보는 게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것들을 인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절약될 거예요.
어떤 말과 행동을 할 때 그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해요. 즉 나의 언행이 어떤 방향성을 지니는지 알고 자기가 목표하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해요. 구기 종목을 잘 하려면 공에 집중해야 하듯이, 자신의 목표와 자기가 향하고 있는 방향을 볼 수 있어야 하죠. 그래서 너무 조급하게 자신만을 바라보지 말고 상황을 크게 바라보고 자기가 목표하고자 하는 방향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면, 제 좌우명은 '진실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라는 말이에요. 많은 사람과 일을 할 때 진실되게 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고 본인한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후배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살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경험의 중요성은 과거부터 인식 됐습니다. 하지만 경험은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기에 그 중요성이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역시도 이제까지 어떤 것을 배울 때 직접 경험 하는 것보다는 이론을 공부하는 것이 편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앉아서 하는 공부를 주로 하곤 했어요. 하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이론 공부의 맹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직접 경험하는 것이 투자한 시간 이상의 큰 효과를 창출해낼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학우 여러분들도 책상에서 하는 공부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견문을 넓히고 자신을 더욱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상 기사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