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기승이었죠. 이 때문에 피부 트러블로 고생하셨던 학우분들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이때 피부에 살짝 대는 것만으로도 피부의 상태와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기기가 있으면 어떨까요? 이번 연세웹진에서는 스킨케어 IOT(Internet Of Things)를 만드는 국내 스타트업 기업 '웨이웨어러블'의 그래픽 디자이너 황신희(10∙디예)동문을 인터뷰해봤습니다.
Q. 웨이웨어러블은 어떤 회사인가요?
웨이웨어러블은 국내 스킨케어 IOT를 만드는 스타트업 기업입니다. IOT란 어플리케이션과 연동되는 제품군을 뜻하는데, 우리 회사의 경우 피부 속의 수분을 측정하고 진단하는 디바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Q.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는가요?
저는 웨이웨어러블이라는 스타트업에서 창립 멤버로서 4년 차 디자이너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UX, UI를 그래픽으로 뽑아내는 그래픽 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Q. 최근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소개해주세요.
가장 최근에 진행한 건 강남에서 했던 미샤 플래그 스토어입니다. 미샤에서 외주 제안이 들어와서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요. 플래그 샵에 피부를 진단하는 체험 존을 만들고 우리 회사에서 만든 기계를 설치해서 ▲ 피부 진단 및 ▲ 솔루션 제시, ▲ 그에 맞는 제품 소개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했습니다.
▲미샤 플래그쉽 스토어에 입점한 웨이웨어러블 피부진단 체험존
Q. 회사의 초창기 멤버라고 들었는데 함께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보통 스타트업은 일반 회사처럼 공채로 뽑는 경우보단 CEO가 주변 지인이나 인재를 모아서 시작하잖아요? 우리 회사의 경우 CEO분이 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 출신이신데 예전에 학교 산하에서 창업하신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창업 프로그램이 원주 캠퍼스랑 연계된 것이라서 저도 학생 때 그곳에서 인턴을 했었습니다. 후에 CEO분이 새 사업을 시작하셨고 그 인연으로 디자이너로 제안이 와서 합류하게 됐습니다.
Q.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요?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다들 자유로운 분위기를 생각하죠. 그런데 우리 회사는 그냥 한국의 회사 같은 느낌입니다. 복장 같은 것은 자유로운데 회사가 잘 돌아가려면 질서가 중요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분위기는 꽤 엄격한 편입니다.
업무 분담의 자유로움에서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 직원이 10명 정도로 적어요. 분야마다 담당자가 한두 명뿐이고 그 분야 속에서도 또 세부분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포지션 당 업무를 맡은 사람이 거의 한 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담이나 협업보다는 자기 일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편이에요. 그래서 자기 일을 시간 내에 끝내지 못하면 자체적으로 야근을 하는 등 책임을 집니다.
Q. 스타트업 기업의 장단점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장점이라고 한다면 상사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일반 회사보다는 위계질서 면에선 자유로운 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연차에 비해서 좋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제가 큰 회사에 갔으면 이 연차에 못 맡았을 것을 여기서는 자신의 개성을 살려 역임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 역량이 부족해도 책임지고 그 일을 해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분야가 확실히 정해져 있고 담당자가 많아 봐야 한두 명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조금 힘든 것 같습니다.
Q.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픽 디자이너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실무를 하면서 더 저에게 맞는 쪽으로 찾아간 것 같아요처음엔 저도 제품디자인을 전공 했으니까 제품 디자이너가 적성에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실무에 뛰어들고 보니 이 분야보다는 그래픽 쪽이 더 적성에 맞더라고요. 저는 결과물을 바로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제품 디자인의 경우 실제로 양산하거나 모크업(mock-up)을 하지 않는 이상 결과물을 보기 힘들잖아요. 비용적인 면도 만만치 않고요. 그런데 그래픽의 경우에는 제가 눈으로 바로 보면서 할 수 있으니까 더 잘 맞는다고 느꼈어요.
Q. 그래도 그래픽 디자인은 시각 디자인의 영역이잖아요. 혹시 전공이 달라서 힘들었던 점이 있으셨나요?
저는 3, 4학년 때 산업디자인 과목에 있는 UX, UI 디자인을 열심히 공부했었어요. 시각 디자인의 경우 편집 디자인 쪽으로 주로 배우는데 저는 이쪽을 공부한 경험이 있으니까 오히려 더 적성에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하는 일이 제품 디자인과 아예 관련이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픽 디자인을 하지만 제품을 사용하는 데에 있어서 사용자의 UX, UI를 분석해서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니까 제품 외형을 만드느냐 그 안의 것을 만드느냐의 차이지 그 본질 자체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Q. 좋은 UX, UI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는 데 필요한 자질이 있을까요?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해서 그림을 잘 그리는 것 보단 UX, UI 디자인이니 예쁜 것 보단 얼마나 합리적인 디자인이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디자인은 첫 번째, 보기에 외적으로 나쁘지 않은 것, 두 번째, 기획자의 의도가 잘 반영된 것, 세 번째로 나중에 개발이 쉬운 것, 즉 트렌드를 반영하되 무리수를 두지 않은 디자인이 좋은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는 버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오래 버티면 살아남는 겁니다. 내가 진짜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지금 내 위치가 어디든 한 우물만 꾸준하게 파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여러 경험을 하고 노는 것도 중요해요. 새로운 경험을 해본다는 것 자체가 내 인생이 되는 거니까요. 기회가 있을 때 다 해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늦은 나이는 없어요. 일단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찾아보세요!
평소에 창업과 UX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일하시는 선배님과 얘기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말씀을 들으면서 인생은 언제나 꿈을 찾는 여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바쁘신데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황신희 동문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