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기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응시율 역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 정년, ▲ 복지, ▲ 근무시간이 보장돼 있다는 점과 ▲ 블라인드 채용이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런 높은 관심에 비해 공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한국전력공사, 국민연금공단같이 잘 알려진 공기업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공기업에 대한 정보를 찾기는 힘듭니다. 원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도 적고 물어볼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극복해 내고 당당히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입사한 전재현(11·통계) 동문을 연세웹진에서 만나봤습니다.
국토정보공사란 어떤 곳인가요?
국토정보공사의 원래 이름은 지적공사로 15년도에 사명을 변경했어요. 지적은 국토의 모든 정보를 기록해 놓은 땅의 주민등록 같은 것이에요. 땅의 지번, 소유 목적이 정해져 있는데 그 경계를 정해주는 일을 하죠. 국토정보공사는 공간정보사업처와 지적사업처로 나뉘어 있어요. 지적사업처에서는 ▲ 토지가 형질이 변경되어서 토지대장에 등록하고자 할 때, ▲ 건축물을 신축, 증축, 개축하거나 인접한 토지와의 경계를 확인하고자 할 때, ▲ 땅을 매매할 때, ▲ 등록되지 않은 토지를 새로이 등록할 때 지적의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죠.
그리고 공간정보사업처에서는 지상 레이저측량 기술을 활용한 3D 지적공간정보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3D 레이저 측량을 통해 건물을 복구할 때 사용되는 자료를 만들어 놓는 일을 하죠. 대표적인 예가 바로 숭례문이에요. 이렇게 공간정보사업처와 지적사업처로 나뉘는 본부와 그 아래에 군마다 하나씩의 지사가 존재해 총 180개의 지사가 존재하고 있어요.
회사의 분위기
회사의 평균 연령은 높은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좀 보수적인 분위기라고들 하시더라고요. 들어가기 전에 이 점 때문에 걱정했지만, 오히려 가족 같은 느낌이었어요. 지사마다 다르지만 제가 있는 지사는 나이가 어린 사람들을 존중해 주는 분위기에요. 그리고 부서 간의 이동이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많은 분이 일이 적성에 안 맞을까 봐 걱정들 하시는 데요. 만약 본인 능력이 되면 회사 내 부서 간의 이동이 정말 자유로운 편이에요. 부서 말고도 지적사업처에서 공간정보사업처로 이동이 역시 가능하죠.
회사의 장점
제 생각에 회사의 장점은 총 4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회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유연근무제라는 제도에요. 지사마다 업무량이 달라 야근을 하는 정도도 다 다르지만, 저희 지사에서는 평일 야근이 좀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유연근무제를 통해 시간을 분배할 수 있죠. 총 근무 시간을 채우면 되기 때문에 저는 금요일에는 오후 3시면 퇴근해요. 물론 3시에 퇴근을 하려면 월화수목은 좀 일찍 출근해야 하지만 각자 효율성 있게 일하는 시간이 달라서 저는 오히려 더 편하다고 생각됩니다.
두 번째는 블라인드 채용이에요. 아마 이 점을 보고 공기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저 역시 준비하기 전에 느꼈던 장점인데 합격하고 나서 연수에 가보니 과와 연령대가 정말 다양했어요. 심지어 미대 출신도 있었고 40대분도 있었으니까요. 확실히 준비할 때 학과 성적이나 스펙 등에 대한 불안함이 좀 덜해 면접이나 필기를 준비하는 게 더 수월하게 느껴졌어요.
세 번째는 남녀 비율을 맞춰 신입을 뽑고 진급을 시킨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도 원래는 102명을 뽑기로 공지가 올라왔으니 비율을 맞추기 위해 최종 110명을 뽑게 됐습니다. 심지어 진급조차 비율을 맞춰서 시키게 돼 있어요. 아무래도 현장직이다 보니 여성분들이 적어 현장 일을 버틸 수 있다면 좋은 기회일 거 같아요.
네 번째는 역시 복지에요. 많은 분이 공기업 하면 복지를 떠올리실 텐데요. 이곳 역시 복지가 잘되어있는 편이에요. 수당도 잘 챙겨주고요. 하지만 이번 연도에 처음 들어간 제가 느끼기에 정말 좋은 복지는 해외 연수더라고요.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해외연수를 2년 동안 보내주는 복지가 있어요. 아직 5년이 되지 않아 가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좋은 제도라 생각해요
▲ 인터뷰 중인 전재현 동문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14년에 공기업 최초로 NCS 기반 직무역량 중심 선발제도 적용했어요. 블라인드 테스트를 도입해서 학벌과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과 역량 중심으로 인재 선발하고 있죠. 채용공고는 상 하반기 연 2회 올라옵니다. www.lx.or.kr에서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어요. 응시자격은 학력 및 연력 제한이 없고 병역을 마쳤거나 면제된 자(고졸 사원제외)입니다. 한 가지 주의하셔야 할 점은 기술직이다 보니 자격증이 필수입니다. 자격증에는 ▲ 지적 기능사, ▲ 지적 산업기사, ▲ 지적 기사 세 가지가 있어요. 세 가지 중 한 가지만 가지고 있으면 응시 자격이 주어지지만, 공무원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지적 산업기사를 준비해 놓으시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그리고 자격증을 준비하시면서는 학원에 다니는 게 좋아요. 실습에서는 기계를 다뤄야 해서 학원에서 이 점을 도와줄 수 있거든요.
선발절차는 역량기반 지원서를 접수한 뒤 필기전형 그리고 면접 전형을 거치고 난 뒤 최종 합격자를 발표합니다. 여기서 역량기반 지원서란 ▲ 교육 이수, ▲ 자격 사항, ▲ 경력 및 활동 사항 등 직무 관련 항목 위주의 입사지원서를 의미해요.
그리고 필기전형에서는 NCS와 직무 지식검사 두 개의 영역이 있는데 직무 지식검사 70% NCS 30%로 이루어져 있어요. 직무 지식에서는 지적학, 관계법규, 지적측량, 통계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NCS에서는 ▲ 문제 해결, ▲ 수리, ▲ 정보능력, ▲ 기술능력을 평가해요. 필기전형에서 최종합격자 수의 1.5배를 뽑고 이후 면접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면접전형에서는 역량면접으로 진행됩니다. 역량면접이란 경험 면접+상황 면접이 합쳐진 면접을 의미하는 데요. 보통 경험 면접 2개, 상황 면접 1개 총 3가지의 질문에 꼬리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경험 면접이란 어떠한 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면접이고 상황 면접은 가상의 상황을 주면 그 상황 속에서 어떠한 행동을 할지를 물어보는 질문이 주로 나왔어요.
▲ 직무 지식검사에서 적용되는 가산점
시험을 준비하면서 좋았던 팁이 있나요?
저는 이 경험 면접에서 학교 전공수업 중 팀 프로젝트 수업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어요. 팀 프로젝트 중에서도 배운 내용을 토대로 무언가 만들거나 통계프로그램을 직접 다뤄서 발표하는 점에서요. 경험 면접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한 게 굉장히 중요했는데 이 수업들을 통해 실질적으로 배운 걸 직접 써볼 수 있어서 면접에서 말할 내용이 많아지더라고요. 이런 수업 외에도 학생회나 단과 학생회 활동 역시 면접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면접에서는 대답의 참신함도 중요하지만 저는 당당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당당히 면접관들에게 본인이 떨고 있지 않음을 어필하는 것이 좋아요. 두 번의 도전 만에 합격했는데 처음 면접을 봤을 때는 많이 떨었던 거 같아요. 그런 모습을 보이니 면접관들이 꼬리 질문으로 더 많은 것을 물어보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경험한 내용이나 활동들을 그림으로 그리듯이 그려보고 들어가는 것이 좋아요. 또한, 면접은 스터디가 거의 필수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많이 말해보고 연습해 보는 게 면접장가서 덜 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하지만 스터디에서는 몇 번 하다가 놀러 다니는 스터디도 많고 면접보다는 그냥 친목으로 변화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결단을 좀 빠르게 내릴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이런 결단을 내릴 때는 남보다는 자신을 더 생각해야 하고요. 자기에게 중요한 시험이나 취업을 준비할 때에는 좀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불확실성이 제일 스트레스였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내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이게 시험에 나올까 하는 걱정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나더라고요. 공사는 기출 문제를 공개하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더라고요. 이런 점들이 정말 힘들었어요. 이때 마음가짐과 자신만의 스트레스 푸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저는 매일 밤에 근처 공원을 2시간씩 돌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러면서 무엇이든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두가 다 그렇게 느끼고 불확실함에 대한 걱정은 당연한 거라고 계속 되뇌었어요.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이나 걱정이 있으신 분들은 나만의 길을 찾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해주세요.
시험을 준비하면서 흔들리지는 않으셨나요?
저는 공사를 준비하면서 아니 취업을 준비하면서 집 눈치를 많이 봤어요. 취직을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할까도 고민했죠. 그냥 공부만 하기엔 눈치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생각이 바뀌게 됐어요. 취업준비 기간을 오래 끌고 가지 말고 한 번에 붙는 게 저도 편하고 부모님도 원하실텐데 오히려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돈을 내가 벌면서 공부를 하니 눈치는 보지 않겠지만, 시험에 모든 걸 쏟아 부을 수 없으니 아무래도 집중도가 떨어지니까요.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 중에 아르바이트나 다른 일을 병행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에요. 차선책 같은 거요. 물론 여유가 된다면 이런 차선책을 준비해 놓는 게 혹시 모를 미래를 위해 더 좋긴 해요. 그러나 선택지가 늘어나면 아무래도 그 길이 아니라 생각될 때 갈 길이 있다는 생각에 집중도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에요. 더 흔들리기도 하고요. 아마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잘못된 길일지도 모르니까 라는 생각에 다른 길을 많이 만들어 놓으실 것이고 그게 맘이 편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차선책을 만드는 것도 그 길이 잘못된 길이라는 것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일 중요한 건 시작한 일을 끝내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적어도 이 일은 끝내고 다른 것을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끝낸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던 거 같아요.
아마 많은 분이 배우던 과에 관한 직업이 아닌 완전 새로운, 다른 직종으로 가는 것을 두려워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새로운 분야에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아까움을 안 느꼈으면 좋겠어요. 지금 하는 게 무엇이든 언젠가는 쓰일 거에요. 꼭 지식의 형태로가 아니더라도 공부하는 자세, 안목이 넓어지는 등의 습관으로 사용될 수도 있죠.
또한 독립을 미리 준비하셨으면 좋겠어요. 물질적인 독립도 좋지만, 심리적인 독립이요. 위에서 말했듯이 살면서 많은 불확실성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런 불확실성이 있을 때 내 삶의 목표가 뚜렷하게 있으면 자신을 다잡을 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즉, 삶의 목표가 어떤 사람이 되겠다기보다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하겠다와/랑 같은 의미죠. 나의 삶의 방식, 나만의 철학 같은 거요. 저의 경우 예전 삶의 방식은 '신사'였어요.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요. 하지만 지금은 '학생'이에요. 나이를 먹더라고 배움을 놓치고 싶지 않더라고요. 배우면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과 나보다 어린 사람이라도 누구에게든 배울 수 있는 겸손한 자세를 제 삶의 철학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중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불안하지만, 자신만의 삶의 철학으로 마음을 다잡고 결국 원하는 공사에 당당히 합격했다는 전재현 동문의 말에 제 삶의 방식은 무엇인지 생각해봤습니다.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점이었지만 어쩌면 현재 미래에 대한 불안함 속에 있는 저에게 다른 각도로 미래를 보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본인의 삶의 방식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