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올라온 입사하고 싶은 공기업 순위에 보면 항상 올라와 있는 기업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인데요. 다양한 공기업 중 친근한 기업이기도 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우분들의 꿈의 공기업이기도 하죠. 한전은 흔히 생각해 전기에 관해 전공해야만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연세웹진이 전기과가 아닌 통계에서 한전으로 입사한 황상훈(12·통계) 동문을 만나봤습니다.
한전은 수요를 예측해 전기를 사와 파는 일을 하고 있어요. ▲ 서부발전소, ▲ 한국수력발전소, ▲ 남동발전소 같은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해 이를 한전이 전력거래소를 통해 사 오는 거죠.
부서는 어떻게 나뉘나요?
지원할 때 기술직, 사무직으로 나눠서 채용을 진행해요.
기술직은 ▲ 전기직, ▲ 기계직, ▲ 토목직 등으로 나뉩니다. 기술직의 경우엔 지원 조건이 필요한데 그 조건이 부서마다 다 다르죠. 원래 한전은 전공시험을 보지 않아요. 하지만 이번부터 기술직은 전공시험이 생겼다고 해요.
사무직은 크게 고객지원부와 요금관리부 두 개로 나뉩니다. 고객지원부는 ▲ 신규접수, ▲ 신재생에너지, ▲ 수요관리, ▲ 영업일반, ▲ 지장전주의 업무들을 맡아요. 그리고 요금지원부는 말 그대로 요금과 관련된 일을 하는 부서입니다. 보통 지사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부서이죠. 저는 고객지원부에 속해 있는 신재생에너지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한전의 신재생 에너지 부서란?
최근 원자력발전소의 안정성 문제 때문에 전기 생산량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한전에서는 새로운 방법으로 전기를 공급해오고 있죠. 바로 태양광을 통해서입니다. 태양광의 인기가 점점 많아서 민간인분들 중 태양광판을 이용 및 발전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저희는 태양광 사업을 크게 하시는 분들에게 사 오거나 상계처리를 통해 전기를 공급해 오고 있습니다. 상계처리란 보내준 만큼 주는 전기를 상쇄시켜 주는 걸 의미해요.
태양광 이외에도 히트펌프에 관한 업무를 맡고 있어요. 히트펌프란 효율 높은 보일러를 의미해요. 즉 전기소모가 적다는 뜻이죠. 최근 정부에서 이 보일러로 교체하면 250만 원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 히트펌프의 신청을 받는 일 역시 하고 있습니다.
▲ 서류전형, ▲ NCS, ▲ 직무 면접, ▲ 경영진 면접으로 이뤄져 있어요. 이번 채용의 경우 강원권은 8명을 뽑아 서류에서 800명 안에 들면 NCS 볼 자격이 주어졌어요. 이 말은 대부분 서류전형을 통과하는 걸 의미하죠. 그리고 한전은 토익은 850이 만점이고 가산점이 되는 자격증들이 있어요. 저의 경우 ▲ 컴퓨터 활용능력 1급, ▲ 한국사, ▲ 정보처리기사, ▲ KBS 한국어 능력 시험 정도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어요. 자격증은 동일분야 내 같은 자격증이 있다면 한 개만 인정되니 유의하세요!
▲ 한국전력공사 가산점
직무 면접은 면접관 5명과 지원자 3명으로 진행됩니다. 들어가기 전 ▲ 경영/경제, ▲ 인문사회, ▲ 법 세 개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해요. 인문사회를 골랐지만, 경제 질문이 나온 걸 봐선 세 개 모두 같이 준비해야 합니다. 경영진 면접은 4대 1로 진행됐어요. 2차에서는 궁금해하시는 모든 질문이 나왔던 거 같아요. 저의 경우 전공부터 회사 사업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받았죠. 회사 사업의 질문이란 대기과학을 이중 전공한 걸 아시고 현재 강원지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상 관련 사업에 관한 질문이었어요.
NCS 팁
NCS는 매일이 아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문제를 풀어보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한전의 경우 틀리면 0점이 아닌 마이너스 점수를 받게 돼요. 문제를 찍어서 다 푼 사람보다 아는 문제 몇 개만 푼 사람이 더 높은 점수를 받기도 하죠.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권하고 싶어요. 시험지를 딱 봤을 때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모르는 문제는 바로 넘기고 정확히 아는 문제를 확실하게 맞히는 게 더 중요해요. 저도 처음에는 다 풀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쭉 문제를 풀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아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선택했죠. 그래도 준비하는 동안은 최대한 다 풀어보는 게 좋아요.
면접 팁
필기시험에 합격하셨다면 바로 면접 스터디를 찾아보세요. 또한, 본인의 경험을 정확하게 그려내는 것 역시 추천해요. 면접에 들어가면 했었던 활동에 대한 생각이 잘 안 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자기소개서에 적지 않았던 내용을 말해야 할 수도 있죠. 한전의 경우 일반적인 자기소개가 아닌 "지금까지 했던 공부를 말하고 회사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를 가지고 자기소개를 하시오." 같은 질문이 나와요. 만약 했던 활동들을 정리해 놓지 않았더라면 많이 당황할 질문들이죠.
▲ 인터뷰 중인 황상훈 동문
도움이 됐던 학교 활동과 수업
수업시간에 한 팀 프로젝트가 도움이 많이 돼요. 팀 의견을 조율하고 어떤 걸 사용해 이런 결과물이 나왔다 등 할 수 있는 말이 많아요. 그리고 대학생 때 경험이 다들 비슷해요. 대신 좀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죠. 상대방과 의견 충돌이 있었을 때, 내 의견의 이런 부분이 부실하다고 생각해 상대방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어떤 식으로 해결했다. 이런 구체적인 상황 설명을 생각해 놔야 해요.
한전에서 전공내용이 사용되고 있나요?
한전의 사무직은 전공과 크게 상관없어요. 하지만 통계학이 전문가적인 분석이 아니더라도 통계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도움이 됐죠. 지금 한전에서는 이런 분석기법을 사용할 일이 많지 않지만, 빅데이터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이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학교에 있다 보면 꿀교양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려와요. 꿀교양은 학점을 잘 주는, 듣기 편한 수업을 의미하는데요. 학점을 따기 쉬운 수업보다 관심 있는 수업을 들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저 배우고 싶은 전공이라 통계학을 전공하고 대기과학을 이중 전공 했어요. 결과적으로 두 개의 학과와 관련이 없는 한전에 와 있지만요. 물론 듣고 싶은 수업을 들으면서 학점이 낮아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대외 활동 역시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하고 싶은 활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활동이든 도움이 되니까요. 내 삶에 도움이 될까를 고민하기보단 대학 생활 동안 다양한 활동을 경험해 보세요.
학우분들 대부분 지금 하는 전공을 살려 취직하길 바라실 거에요. 하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르죠. 저 역시 전공과 관련 없는 곳으로 취직을 바라고 있어요. 슬프게도 가끔 대학교에 왔는데 전공을 살려야 하나 하는 고민이 들곤 하죠. 하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고민보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해보기로 했습니다. 고민으로 멈춰있기 보단 일단 한 걸음 나아가 보는 게 어떨까요? 이상 기사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