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동문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걸 알고 계신가요? 그 중 ‘채용과 인사에 관한 법률과 실무’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윤동욱(95·법학) 동문이 이번 기사의 주인공인데요. 강의를 통해 근로기준법, 고용법 등 노동법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실제로 이 수업을 듣고 아르바이트하는데 있어 급여와 휴가 등과 관련하여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학우들도 있다고 합니다. 윤 동문의 수업은 개강 첫날 한 명씩 직접 자기소개를 한다는 점과 매주 수업 이후 학우들과 점심 식사를 가진다는 점을 특징으로 뽑을 수 있죠. 그만큼 후배인 제자들과 소통하는 것을 중시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 윤동욱 동문과의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 법률사무소 홈페이지에 있는 윤동욱 동문의 소개
윤동욱 동문 소개
2006년에 사법시험 합격해서 현재 서초동 법률사무소 서희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세대학교 경영학부에서 ‘채용과 인사에 관한 법률과 실무’ 과목을 담당하고도 있죠. 취직을 준비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필수적인 강의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 들어가 ‘근로자’가 되니까요.
학창 시절
건대 축산학과를 다니다가 군 제대 후 다시 시험을 봐서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법학과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입학 후 학교생활은 지금의 여러분과 다를 게 없었던 것 같네요. 학과 수업도 열심히 듣고 장학금도 타보고 연애도 하고요. 방학 때는 본가에 가지 않고 원주에 남아있기도 했어요. 가끔 겨울방학 중 원주의 풍경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기억에 남는 학창시절 에피소드
당시 법학과 교수님들이 우스갯소리로 “우리 캠퍼스에서 합격자가 나오면 장을 지지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농담 삼아 하신 말씀이겠지만 그래도 교수님의 그 한마디에 더 자극을 받아 열심히 공부했죠. 저 같은 학우들이 많았었던지 2000년도에 우리 학교 출신 최초 사법시험 합격자가 나왔어요. 또, 법학과 95학번은 총 40명 중 4명이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동기 중 10퍼센트가 합격한 셈이죠. 그때는 교수님 말대로 우리는 안 되는 걸까 생각하면서 불안함 속에 공부했었는데 지금은 선,후배 그리고 동기들을 만날 때마다 뿌듯합니다.
법조인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
대게 특별한 계기들을 말하곤 하는데, 저는 그렇게 감동을 주는 그런 계기가 아니었어요. 대학 시절 우연히 동아리 활동 하다가 ‘군법무관’에 대해 알게 됐고 그 이후로 조금씩 관심이 커졌던 것 같습니다. 그 후, 계속적으로 법조인으로서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사법시험에 붙을 수 있을지 저 자신을 판단해봤고 또 경제적인 측면들도 고려해봤어요. 여러 고민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10시간, 12시간 앉아서 공부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앞섰고 바로 고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약자들 혹은 억울한 사람들 편에 서서 그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저는 현실적인 측면을 좀 더 고려했던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직업을 택할 때 이상적인 면만큼이나 현실도 잘 고려해보길 바랍니다.
힘든 순간에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
여자 친구가 큰 버팀목이자 힘이었죠. 과 동기로 캠퍼스커플로 시작해 지금은 제 ‘아내’가 됐죠.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였기에 저를 가장 잘 알고 지지해주는 사람이에요. 이제 와 보니 삶의 대부분의 것들은 연세대학교를 다니며 이뤄졌던 거 같아요. 변호사가 되기까지도, 인생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데에도 그 배경엔 연세대학교가 있었네요. (하하) 그렇다면 ‘연세’가 또 하나의 제 인생의 버팀목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 사무실에서 업무 중인 윤동욱 동문
법조인에게 필요한 자질
논리적인 측면과 인간적인 면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법조인으로서 물론 논리적인 면은 아주 기본적인 자질이고요. 또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이기에 그들의 편에 서서 이해하려는 인간적인 면모도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직업이 자신과 잘 맞는지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캠퍼스니까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 접어두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해요.
로스쿨 제도에 대한 생각
저는 로스쿨제도에 반대합니다. 약자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공정하기 때문이에요. 흔히, ‘개천에서 용 나다’ 라는 말이 있죠. 과거 어려운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런 공평성을 제공하는 기회가 있기에 누구든 그 기회를 부여받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고 더 좋은 환경으로 나아가기도 했습니다. 즉, 기존의 사법 시험은 다양한 계층에게 기회를 주는 좋은, 합리적인 제도였어요. 하지만 로스쿨 제도는 이를 막는다고 볼 수밖에 없죠. 오히려 부의 대물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부모의 계층을 그대로 자식에게 물려주는 거죠, 아마 사법고시라는 기회가 없었다면 저 역시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거고요. 로스쿨은 전국의 법조인을 꿈꾸는 모든 학생에게 좌절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2013년 2학기부터 강의를 해왔으니 6년 정도 됐네요. 경영학부 최성원 교수님을 통해 강의 제안을 받았어요. 덕분에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어 너무나 좋습니다. ‘너무 좋다’ 이 한마디로밖에 표현을 못 하겠어요. 여러분들도 나중에 학교로 다시 돌아와 후배들 앞에 선다면 기쁘지 않겠어요? 아마 대부분의 우리 학교 출신 교수님들이 이렇게 느끼고 계실 거로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후배이자 제자인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도 즐거워요. 수업 후, 함께 식사 자리를 자주 가지며 소통하는데, 다양한 고민과 생각들을 가진 제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도 진심으로 같이 생각해보게 되고 배우기도 한답니다. 특히 몇 명의 학생들과는 지금까지도 연락을 주고받기도 하고 함께 일을 하기도 해요. 후배들이 잘되고 쭉쭉 뻗어 나가는 걸 보니 선배로서 선생으로서 사명감도 더 커져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후배 여러분 모두 자신의 길을 찾아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한마디
우선 모든 일에 절실했으면 좋겠어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듯 꾸준히 노력하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세요. 특히, 여러분 모두 학교가 지방에 있다고 혹은 캠퍼스에 다닌다고 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움츠러들지 말아요. 이런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러분 선배 중에 성공한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다 자기 하기 나름이니까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자신의 날개를 활짝 펴시고 언제 어디에서든 당당하고 활기차게 행동하세요!
나에게 연세란 ○○이다!
나에게 연세란 ‘삶의 터전’ 이죠.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연세는 제가 법조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자 아내를 만나게 해줬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곳입니다. 또 현재는 강단에서 많은 후배를 만날 수 있는 곳이고요. 그야말로 제게는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자 삶의 터전이라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윤동욱 동문의 수업을 들으며 정말 학교를 사랑하고 후배들을 아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수업의 본질적 내용도 알차고 재미있지만, 종종 들려주시는 본인의 이야기 그리고 성공한 동문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또, 어려운 법률 이야기를 재미있고 쉽게 이야기를 풀어내듯이 수업을 진행하시기에 전공에 상관없이 여러 학우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사실 취재를 위해 연락을 드리기 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변호사 업무와 동시에 수업을 준비하시므로 너무나도 바쁜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흔쾌히 인터뷰를 허락해주셨고 바쁜 시간을 내어주셨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윤동욱 동문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