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체성분 분석을 위해 한번쯤 인바디 체중계를 이용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집에서, 손목에서, 언제 어디서나 내 몸을 관리 할 수 있는 건강한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InBody, 안재찬(15·의공)동문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InBody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일까?
체성분 분석기가 주 상품입니다. '체성분'은 우리 몸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인데요. 시중에 가장 많이 설치된 체성분 분석기 외에도 ▲ 혈압계, ▲ 신장계, ▲ 체력진단장비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신체 분석에 대한 트렌드(trend)를 만들어가는 회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바디 검사 결과는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신장내과, ▲ 내분비내과, ▲ 심장내과, ▲ 영양 등 우리 몸 안에 있는 다양한 요소를 체크할 수 있는 의료기기죠. 체성분 분석기와 혈압기가 메인 제품으로 수출 8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세계 특허로 인정받은 '임피던스 측정법(Direct Segmental Multi Frequency 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DSM-BIA)','주파수 측정법' 등을 통해 보다 정확한 분석 결과를 제공하려 노력합니다. InBody는 한 마디로, 인간을 위한 기계를 만드는 곳이죠.
회사의 복리후생
회사의 좋은 점은 기업 내 문화와 실질적 지원으로 나누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기업 내 '과제업무제도'에 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과제업무제도에서 신입사원은 최저 경영자'입니다. 경영자이기 때문에, 본인이 맡은 일을 책임지고 경영하도록 합니다. 자신이 담당한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접 생각하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제가 속한 부서인 개발팀의 경우, 대개 3년 정도의 단위로 평가가 이루어지는데요. 회사의 시행착오를 기꺼이 지원하는' 투자를 바탕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개발자에 관해 특화해서 말하자면 제품에서 발생한 특정 문제를 원인파악부터 해결방안까지 전담해서 일 하는 것을 시작으로, 1, 2년 사이에 신제품 개발 PM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평가로, 연말마다 이루어지는 '인바디 어워즈'로 고생한 사원들에 대한 격려와 포상금을 제공합니다.
또 다른 사안으로는 직무에 관한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의 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계획한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되는 강의나 콘퍼런스가 열리면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필요한 교육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회사 내 동호회가 활성화돼있다는 장점도 있는데요. 매월 말 목요일에는 동호회 참석이 사유라면 일찍 퇴근하게 하는 문화도 존재합니다.
실질적 지원 사항으로는 복지카드를 꼽고 싶습니다. 분기별로 체육, 문화, 교통, 생필품에 관련하여 사용할 수 있는 복지 포인트를 제공하는데요. 연수원이나 캠핑장 그리고 여가생활에 대한 항목도 다양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회식문화가 없고 복장 제한이 엄격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과제업무제도'입니다. 직급에 상관없이 PM이 될 수 있고 팀장과 팀원의 직급의 차이가 없는 점이 신입사원의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특히 '내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라는 점에 이끌려 지원했습니다.
다만 개발과 영업에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걸 미리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원래 전자 쪽에서 회로 설계를 하고 싶었어요. 의공학부의 진로가 대게 '바이오' 아니면 '전자'인데 저는 전자회로 설계가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InBody는 자신이 직접 만들어 실제로 판매까지 연결되는 회사잖아요. 그래서 관심이 갔습니다. 애초에 개발직은 선택의 폭이 자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아날로그 회로 개발에 확신을 가지고 지원했습니다.
아날로그 개발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모든 전자기기에 있는 전자 신호들을 이용하여 원하는 출력값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즉 전자기기를 동작할 수 있는 걸 모두 구성한다고 보면 되죠. ▲ PCB제작 (아트웍 설계), ▲ 제작, ▲ 코딩(주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로 제어)이 주 업무입니다. 전자기기를 시중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허가 기준이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저희는 그것까지 고려해서 회로 설계, 코딩, 제작에 임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중 한 가지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에 투입된다는 것입니다. 회로 개발자이지만 제품 설계에 관련된 전반적 사항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해요.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로 개발에 흥미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프로젝트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앞으로 그려질 것에 대한 기대감', '동작시켰을 때의 성취감', '어떤 것과 접목하면 새로운 기계가 나올까' 등의 마음가짐이 필요하죠. 개발 자체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포인트입니다. 다만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는 지양하는 것이 좋은데요. 회로 개발은 모든 도출 결과가 숫자로 나오기 때문에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가 있다면 '내 생각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머릿속에서는 실행됐던 것이 막상 꺼내보면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연구 개발직의 경우 증명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지나쳐선 안 됩니다.
두 번째 사항은 멘탈 관리입니다. 아날로그 회로를 연구하면 할수록 스스로의 자괴감과 많이 마주치게 됩니다. 사수들은 척척 해내는 것들을 한참 걸려도 해결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답답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깊이 빠져들어 우울해할 것이 아니라 사실을 인정하고 극복해야 합니다. 연차와 경험에 따라 실력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거니까요.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꼼꼼하고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 언급한 사항과 비슷한 것 같지만 그만큼 중요해서 강조하고 싶습니다. 회로 개발자는 처음 설계부터 완성까지 논리적이고 검증 가능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InBody 개발 업무 중 힘든 점
앞서 말했던 것처럼 스스로에 대한 자책에 깊이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몇 시간 동안 공부해서 한 걸 상사들이 10분 만에 뚝딱 완성한 것을 보고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는데요. 숙련도의 차이이고 당연한 거지만 "왜 나는 그 방향을 생각해보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또한, 기술개발은 한계가 없는 '발굴'과 같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게 어렵습니다. 파면 팔수록 너무 깊이 들어가게 되는 게 개발인데 기업이라는 것은 데드라인이 있기 때문이죠. 일정관리를 하는 것과 범위 지정을 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주의해야할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개발자가 아닌 사람에게 본인의 아이디어를 잘 설명할 줄 알아야 합니다. 회로 개발자라고 해서 그들끼리만 소통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업직 혹은 기획자, 같은 직무가 아닌 사람에게도 꼭 필요한 정보는 PR하는 능력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 안재찬(15·의공)동문의 사원증
채용 정보와 절차를 알려주세요.
밑의 표와 같이 서류전형, 면접 등의 평가를 거칩니다. 그 중에서 IBAT는 기업의 이해도를 묻는 것으로 수학과 직무에 관한 문항들 다루고 있습니다. 수학은 객관식, 직무는 주관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저는 직무 부문에서 1등으로 합격했습니다. IBAT를 통과하면 1, 2차 면접을 보고 약 3-4개월 정도 수습평가 기간을 거치는데요. 이 기간 주어진 과제들을 성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수습 기간에 본인의 실력을 증명하지 못하여 최종선발에 제외되는 경우가 여럿 있습니다. 따라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 InBody 채용절차
InBody 채용을 위해 노력했던 점
▲ 영어(토익, 오픽), ▲ 학부 연구생, ▲ 외부 교육, ▲ 스터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학부 연구생의 경험은 3학년 2학기 끝나자마자 시작해서 4학년 2학기까지 약 1년 정도 생활했습니다. 저는 하드웨어를 배우고 싶었는데 이를 다루고 있는 교수님이 많지 않아 아날로그 회로를 연구하시는 교수님을 찾아야 했는데요. 이 1년의 시간 동안 학교 수업으로는 채울 수 없는 점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로 외부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했습니다. 제가 들은 교육의 내용은 실무자들이 어떤 툴을 사용하는지, 아트워크 사용법, 프로그램 사용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지인의 소개로 많이 참여했지만 국비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강의도 꽤 있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면접을 준비하면서는 스터디를 이용했어요. 예상 면접 질문도 꼽아보고 정보도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소서를 걱정하는 후배들이 많을 것 같아 첨언하자면 저와 비슷한 분야를 지원하시는 분들은 본인의 프로젝트를 중점으로 설명하고 힘들었던 점, 성공했던 점들을 잘 녹여내는 게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InBody 기업 취직을 꿈꾸는 연세人들에게
우선 너무 조바심 갖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취업한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내가 잘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찾은 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네요. 그리고 많이 떨어지더라도 절대 실망하지 마세요. 실력의 부족인 경우도 있지만 운이 안 좋아서 떨어진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덤덤히 결과를 인정하고 본인이 가진 역량을 키우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 훨씬 좋은 방안입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이런 것까지 디테일하게 해야 돼?'라는 생각이 드는데 경험해본 바로는 정말 세밀하게 파고들어야 합니다. 만약 아날로그 쪽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하나의 시스템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 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설계하면서 원하는 출력값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을 텐데 디버깅(debugging)의 과정을 거듭하며 해결할 수 있는 회로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결국 시스템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엄청난 경험 혹은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관련 전공을 하고 있지 않은데도, 동문이 들려주는 조언과 정보들에 빠져들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날로그 회로 전문가 혹은 개발직을 꿈꾸는 학우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느끼는 바가 큽니다. 취업을 앞두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스스로 검증'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