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IPS’를 생각하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나요? 누군가는 면도기로 알려진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또 어떤 사람은 드라이기로 유명한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면도기와 드라이기도 유명하지만 이곳은 전국 병원 대부분의 의료기기를 담당하는 외국계 회사입니다. 의료분야와 외국계 기업에 취직하고 싶은 학우들이 있다면 관심을 가질만한 기업이에요. 연세웹진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필립스 의료기기 사업부 사원인 임평화(15·의공) 동문을 만나봤습니다.
▲ 임평화(15·의공) PHILIPS 사원증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업 PHILIPS
PHILIPS는 외국계 기업이고 ‘GE’ 그리고 ‘지멘스’와 함께 3대 의료 기업으로 불리며 의료기기 네임벨류가 뛰어난 회사입니다. 부서는 크게 가전제품 사업부와 의료기기 사업부로 나눠서 운영이 됩니다. 가전제품 사업부에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 면도기, ▲ 드라이기, ▲ 에어프라이기 등 생활의 편의를 담당하는 제품들을 주로 생산합니다. 의료기기 사업부는 ▲ X-ray, ▲ CT, ▲ MRI 등 병원 영상의학과 장비를 주로 관리하고 유지보수 합니다. 국내 대학병원 장비의 절반은 PHILIPS 기업의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의료기기 사업부에 속하며 X-ray를 담당하고 있어요. 이처럼 인간의 건강과 편의를 책임지기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업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유럽에 본사가 위치해 있고 한국에는 ‘PHILIPS KOREA’ 라는 이름으로 서울에 있습니다. 저는 현재 PHILIPS KOREA의 사원으로 업무를 하고 있어요.
▲ PHILIPS 본사 내부
복리후생
복리후생에 대해서는 최근 제도가 바뀌며 전면 개정이 되었습니다. 개정 전과 후로 나누어 설명을 하겠습니다. 개정 전에는 ▲ 영어교육 지원비, ▲ 헬스 지원비, ▲ 건강 검진, ▲ 기념일 선물증정 등으로 이루어져 직원들에게 교육과 건강측면에서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개정 후에는 복지카드를 만들어 복지 몰에서 본인이 쓰고 싶은 것을 쓰도록 바뀌었습니다. 즉, 이 전에는 정해진 것을 제공하는 시스템이었고 개정을 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복지를 선택하여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 것이죠. 많은 기업에서 복지몰을 운영하기에 PHILIPS 또한 흐름에 맞게 바뀐 것이라고 생각해요. 연차나 휴가에 관해서는 다른 기업에 비해 자유롭게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하는 편입니다. 팀 내 인원만 있으면 연차는 1년에 25일이고 추가적으로 당직이나 이런 것까지 하면 35일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개정과는 상관없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복리후생은 ‘본사로의 연수’입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하게 되면 1년차 안에 실질적인 교육을 배우기 위해 네덜란드에 위치한 본사로 보내줍니다. 저는 총 3번 갔다 왔고 총 기간은 10주 정도였습니다. 비행과 숙박비용은 무료였고 하루에 130달러의 급여를 주기 때문에 교육과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기회예요. 외국계 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기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네덜란드 본사 연수 사진
서류 준비사항
외국계 회사를 준비해왔던 학우들이 있다면 공감하겠지만 서류 준비사항으로 명시된 것이 딱히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 기업은 기업 홈페이지에 제출 서류가 확정되어 있지만 외국계 기업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PHILIPS 또한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저도 처음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난해한 점이 많았어요. 그래서 주변에 외국계 기업을 준비해본 선배나 친구들에게도 물어봤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 국문 이력서, ▲ 국문 자소서, ▲ 영문 이력서, ▲ 영문 커버레터(cover letter) 총 4가지의 서류를 제출하였습니다. 영문 커버레터에 대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외국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 주로 사용되며 인사 담당자한테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자소서를 함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4개 서류 이외에 영문 자소서가 필요한 기업도 있을 수 있으니 고민해보고 제출하길 바랍니다.
필기 준비사항
필기 준비사항은 없었어요. 하지만 기업에 따라 필기시험을 보는 기업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에 대해 조사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부분은 PHILIPS에 한정적인 내용이기에 다른 기업이라면 해당 인사팀에 전화나 메일을 통해 문의를 구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면접 준비사항
면접은 ▲ 인성 면접, ▲ 전공 면접, ▲ 영어 면접 총 3가지 면접 종류를 준비했어요. 인성 면접 부분은 이력서에 쓴 경험들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며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정리했습니다. 전공 면접은 전공 필기들을 다시 읽어보거나 관련 인턴 경험들을 정리하며 준비했어요. 마지막으로 영어 면접은 평소 영어에 관심이 많았고 과거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갔다 온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실생활에서 영어와 가까이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피킹 실력도 키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면접 준비에 있어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점은 역시 이전 기업들의 면접 과정이었습니다. 현장 경험을 통해 면접의 긴장감도 익숙해 질 수 있었고 외국계 기업들의 질문들은 어떤 것이 나오는 지 예측도 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전 기업들의 면접이 좋은 양분이 되었기에 현재 기업에 입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입사 과정 TIP
TIP 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도움이 되었던 점은 2가지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꾸준한 영어 공부입니다. 아무래도 외국에 본사가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모든 업무가 영어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메일, ▲ 수리와 점검 매뉴얼, ▲ 영수증 처리, ▲ 본사와 컨택 ▲ 물건 주문 등 영어를 가까이 하지 않으면 기초적인 업무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소한 토익을 기준으로 영어 성적은 800 이상 유지하고 스피킹도 중요하기에 해외에서 배우는 실생활 영어 대화를 배울 필요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태도입니다. 말로는 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소한 업무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해요. PHILIPS는 의료기기를 다루는 기업이기에 책임감과 사명감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눈에 띄지 않는 일이라도 책임을 다해 끝마치는 태도가 입사에 도움이 됩니다.
자격증 유무
기업에서 특별히 요구하는 자격증은 없었어요. 저 또한 전공 관련 자격증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면접 때 어필 할 수 있었던 자격증은 3가지가 있었습니다. ▲ 응급처치 자격증, ▲ 라이프 가드, ▲ 수영 강사 자격증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어요. 기업이 중시하는 가치가 사명감과 책임감이기 때문에 안전과 관련된 3가지 자격증이 가치를 뒷받침하기 충분했습니다.
인턴경험 유무
인턴경험도 자격증처럼 선택사항이라 생각해요. 기업에서 인턴을 했다고 해서 합격을 좌우할 수 있는 정도의 점수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턴과 같은 실습은 면접에서 본인의 직무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저도 인턴경험을 통해 직무에 대한 열의를 나타냈고 더 나아가 지금 기업을 선택한 이유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병원 의공학과에서 의공기사 업무를 실습하며 PHILIPS 기업의 가치를 느꼈어요. 원래 병원에 취업하고 싶어서 병원 인턴을 했었지만 환자들을 치료하는 장비들을 보면서 'PHILIPS' 이름이 새겨진 것을 항상 봐 왔습니다. 꼭 치료하는 것만이 환자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기계를 고치는 엔지니어가 있어서 환자들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이를 통해 의료기기 엔지니어 직무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고 PHILIPS 의료기기 사업부에 입사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기업에서 중요시 여기는 점
사명감과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의료기기와 전자기기를 생산하고 연구하기 때문에 맡은 바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정교한 작업도 수행하기에 신중함과 차분한 성격을 선호해요.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어학 능력을 겸비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쉽게 말해 영어 소통에 있어서 자유로운 사람이 책임을 다 하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기업의 장점
현재 입사 2년 2개월 차에 접어들며 기업 자체에 너무 만족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3가지 장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여가와 업무적인 측면 모두 부족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여가에서는 관련 기기들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직원 휴가사용에 대한 자유도 높습니다. 업무에서는 엔지니어의 직업적 특성상 출근을 사무실로 안하기 때문에 이 또한 메리트라고 생각해요. 바로 병원으로 출퇴근을 할 수 있습니다. 즉, 출·퇴근에 있어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요. 두 번째는 3대 의료 기업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아 어디를 가든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영어 실력을 꾸준히 갈고 닦을 수 있습니다. 업무적으로 영어를 가까이 하기 때문에 따로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아도 실력이 떨어지지 않아요.
▲ 의료기기 수리 업무를 하는 모습
기업의 단점
기업에 있어서는 만족하지만 엔지니어라는 직무에서 단점을 하나 꼽자면 개인시간의 자율성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즉, 식사시간과 약속시간을 정확히 지킬 수 없다는 것이죠. 장비가 환자를 보고 있을 때 수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들이 쉬는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주로 수리를 해요. 병원은 내일도 환자를 받고 쉬는 날이 없어서 항상 기계가 사용가능한 상태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기계를 고치며 정해진 식사시간을 지킬 수 없어 끼니를 거를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 중시하는 가치인 책임감을 다하는 사람이라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한마디
“기회가 있을 때만 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부딫혀라” 라고 말하고 싶어요. 기회를 잡기 위해 항상 준비해놓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현재 자기가 하고 있는 활동들을 그냥 활동에서 그치는 것은 제대로 된 배움이 없다고 생각해요. 필요 없다고 느끼는 활동 중에서도 배울 점이 분명히 있을 테니 세부적인 사항들을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PHILIPS 기업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용품과 병원에서 우리를 치료해주는 의료기기가 간단한 과정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시험과 과정들을 거친 결과물임을 알았습니다. 우리 생활의 편의를 위해 힘쓰는 만큼 기업의 복지 또한 직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주는 기업인 것도 알 수 있었어요. 세계로 뻗어 나아가는 연세대 동문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취재에 응해준 임평화(15·의공) 동문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기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