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그 중 영업직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내용과 실제 사업장에서는 어떠한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최규석 선배님(국관.16)과의 인터뷰를 통해 낱낱이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전체적인 소개에 앞서 지금은 이직을 준비하고 있어 홈플러스에서 근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가 재직 중이던 기간을 기준으로 모든 설명이 이루어진다는 점 미리 말씀드리며 양해 부탁드립니다.
홈플러스의 대표적인 주력상품이 따로 존재한다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유통 단계 최소화를 통한 합리적 가격의 PB*제품들인 Simplus(이하 심플러스), 홈플러스 시그니처 상품들이 존재하며 이 상품들은 생필품부터 F&B(food & beverage)까지 다양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매출은 점포마다 상이하며 공개하기 민감한 부분이 존재하여 언론상 공개된 정보로만 답변해드리자면 2022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6조 6천억 정도의 규모를 기록하였다고 보도 되었습니다.
*PB(Private Brand) 자사브랜드 상품
▲심플러스 로고
▲홈플러스 시그니처 로고
영업직무를 세분화시켜서 본다면 일반영업 직무와 영업관리 직무가 있습니다. 영업은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며, 영업관리는 영업직무 종사자가 안정적으로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고관리 ▲매출관리 ▲입점샵 관리 등의 영업 지원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더 나아가 영업에도 ▲기술영업 ▲원자재 영업 ▲일반영업 등 종류가 매우 많고 종류에 따른 환경도 매우 다릅니다.
대형마트의 매장 영업관리직의 경우 대표적인 장점이라고 한다면 신제품들을 남들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있으며, 그 밖에도 속해있는 부서에 따라 취급하는 제품들에 대한 지식이 많아진다는 점이 있습니다. 커리어적인 측면에서 장점을 살펴본다면 현장을 충분히 경험한 후 유관직무인 SCM(Supply Chain Management)과 유통의 꽃인 MD(Merchandiser) 등의 부서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다른 회사들과 같이 영업이 아닌 인사, 총무 등 다양한 부서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단점은 대형마트 영업관리의 경우 매장 관리라는 현장 업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경우들이 발생합니다. 또한 원활한 상품 판매와 발주업무 진행을 위해 상품 판매의 흐름이나 변화를 빠르게 포착하는 분석 능력과 프로그램 활용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현장과 사무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처리하려는 역량이 필요한 편이며 이는 적응하는 데 있어 시간이 걸려 단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 2개와 900점 이상의 토익 점수만으로 취업에 도전하였습니다. 영업직무는 사실상 어떠한 회사나 많이 뽑는 직무이며 최근에는 지원 학력기준도 낮아지는 추세라 초대졸 이상의 학위만 있다면 지원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취업을 준비하다보면 말하는 것처럼 쉽지 않은 시대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운칠기삼이다!’ 혹은 ‘인턴 경험이 없어도 무방하다.’ 라는 식으로 마무리 짓는다면 제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 겁니다. 따라서,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참고하실 만한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관문인 자기소개서를 쓸 때 매우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소개서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하였는가?’를 꼭 다시 생각해보는 습관이 있으며 이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생각을 평소에도 해왔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활동을 했다고 해도 그 속에서 무엇을 알 수 있었는지 혹은 그 활동이 큰 구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등 생각할 수 있는 방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으로 짧게나마 글을 써보거나 깊게 생각해보는 습관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함에 있어 큰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또한 자기소개서 특성상 한정된 글자 수 속에 모든 것을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다양한 글들을 읽어보면서 생각을 압축적으로 잘 전달하는 표현법들이나 방법에 대해 학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적인 팁으로는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한 자기소개서는 절대 보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대다수의 남들과 같이 형식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형식적인 대답들은 여러분들의 특별한 장점을 가리는 큰 장애물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후는 면접에 관한 내용입니다. 저는 면접 전에 꼭 해당 회사 제품을 사용해보거나 사업장에 방문하는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시간이 있다면 경쟁사를 방문하여 무엇이 다른지, 부족한지 정리하고 어떻게 이를 해결할 수 있는지까지 생각합니다. 만약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최근 회사에서는 어떠한 사안이 논쟁적인지 CEO의 신년사나 회사 소개 글을 통해 사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예측하고 ‘내가 어떻게 이에 기여할 수 있는지’ 까지를 준비합니다. 이렇게 조사가 끝나면 이제는 말하는 연습을 시작합니다. 면접장에 입장하여 지나치게 긴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연습입니다. 또한 이때 수집한 정보들을 어떻게 활용하여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들을 구상하고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보통의 회사들은 한 차례에서 두 차례의 면접을 거친 후 채용검진을 실시하고 신입사원을 고용합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사실 취업이라는 것이 1부터 100까지 지금껏 노력했던 모든 것에 대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항상 마음속에 두시기 바랍니다. 취업은 대학에 들어올 때 겪었던 입시와는 달리 기회가 무한합니다. 여러분들은 그 중 딱 한 번만 이기시면 됩니다.
대형마트 영업관리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가장 필요한 능력을 꼽으라고 한다면 분석능력을 선택 하고 싶습니다. 물건이 어디에 위치할 때 가장 잘 보일지 혹은 어떤 물건이 이번 주, 길게는 이번 달에 많이 판매되었는지, 이에 따라 발주의 주기와 수량은 어떻게 정해야하는지 등의 수많은 결정들을 스스로 진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 판매 데이터부터 시작하여 추가적으로는 ▲기상 데이터 ▲방문 고객 수 ▲객단가 추이 ▲보유/여유 재고 상황 ▲제조사/사회 이슈 및 동향 등을 살펴봐야하기 때문에 분석능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유효한 데이터를 추려내고 이를 통해 매출의 +,- 요인들을 색출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기 때문에 평소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그 분야들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는 연습을 한다면 업무를 함에 있어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업무적인 측면은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신입에게 가장 필요하고 요구되는 능력은 성실함과 시간 약속을 꼭 지키는 자세입니다.
영업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원자재 영업 ▲기술영업과 같이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영업도 있고 단순한 제품 영업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공통적인 부분은 몸을 많이 움직여야하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자사 제품이나 기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광적인 집착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사람을 아주 많이 만나고 그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나 지식에 대한 설명을 원활하게 할 자신이 있다면 영업직에 어울리는 인재일지도 모릅니다. 반드시 명심하시고 지원하시길 바랍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야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아무래도 목표했던 매출을 달성했을 때가 아녔나 싶습니다. 매장에 직접 진열했던 물건들이 성공적으로 판매되고 결과적으로 목표했던 수치를 달성하는 것만큼 보람찬 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후회가 남는 경험은 딱히 없지만 제 자신에게 후회가 남는 부분은 일 이외의 취미를 갖지 않았던 것입니다. 워라벨이라는것은 단순히 정시 퇴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장인에게는 노동을 통해 소모된 에너지를 다시 채울 수 있는 활동이 꼭 필요합니다. 수면과 같은 정적인 활동으로는 결코 해소되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조금 더 빨리 알고 이를 위해 다양한 취미 활동들을 도전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있습니다.
일에 너무 몰두하면서 번아웃이 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쉬는 날들도 있었지만 딱히 취미를 갖고 있지 않았기에 정신적으로는 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었습니다. 목적 없이 움직이며 공허한 느낌은 업무뿐만 아니라 일상까지도 위협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잠을 자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였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이때 우리 학교 선배님께서 '그럴 때일수록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처음 들었을 땐 매우 의아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만나지 않더라도 밖을 나서보니, 방에서 혼자 고민하며 점점 감정에 잡아먹히는 것 보다는 훨씬 개운하고 좋았습니다. 그때 이후로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무작정 밖에 나서곤 하는 것 같습니다. 그저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정리되는 자신을 보며 왜 그리도 많은 걱정을 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만약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밖에 그냥 무작정 나가서 뛰거나 걷고 들어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대학생활 중에 왔습니다.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에 대한 압박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안타깝게도 그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오랜 기간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들이 있으며 특히 미래나 인생에 관한 부분은 더더욱 그러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지금도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너무 먼 미래를 보기가 힘들다면 가까운 내일부터 열심히 사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는 항상 어떠한 사건이 지나간 후 ‘만약 ~ 했다면 ~ 했을텐데’ 하고 후회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생에 만약은 없습니다.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뿐입니다.
저도 학생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입니다. 따라서 제가 말한 것들은 정답도 아니고 참고할 만한 것도 적습니다. 그냥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생각하면서 넘기시고, 여러분들이 계획했던 것들 모두 이루는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영업직을 희망하는 저로서는 정말 꼼꼼히 세세하게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취준생이라면 흔히 생각한 방법 중 자소서나 면접 참고자료에 의존하지 말라는 것이 저에게는 크게 와닿았습니다. 아무래도 수십 명, 수백 명 중에 눈에 띄려면 단일화된 답안이 아닌 창의적으로 튀어야하니까요. 그리고 대학생 때 누구나 다 확실한 답 없이 불안 속에 산다며 당연한 거라고 말씀해 주셔서 일단 뭐든 해보자!라는 것이 제 뇌리 속에 박힌 것 같습니다. 학우분들도 이 글을 통해 마음의 부담을 좀 내려놓고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취재에 응해주신 최규석 (국관·16) 선배님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