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환학생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학을 다니면서 한 번씩은 꿈꿔보는 것 중 하나가 교환학생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일본 교환학생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쩌면 영어권이 아닌 일본 교환학생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요. 여행지로 친숙한 일본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과연 어떨지 궁금하신 학우 분들이 많을 거로 생각합니다. 바로 여기 일본 교환학생에 대한 신선한 궁금증을 해결해 줄 박낙원(12·시디) 학우를 연세웹진에서 만나봤습니다.
Q. 교환학생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이때까지 쌓아온 것들을 기반으로 교환학생을 결정했어요. 첫 번째로 집에서 멀리 떨어져 독립적으로 잘 살 수 있는지 생활 및 자생 능력을 알고 싶었어요. 두 번째로는 같은 또래의 외국인 친구들은 어떻게 공부하는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에요. 세 번째로는 교수님의 추천이 있었어요. 당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처음 생긴 해라 전공 교수님께서 누구를 보내야 할지 고민하시다 저에게 말을 꺼내신 거죠.
결정적인 계기는 부모님의 말씀이 가장 컸어요. 꽤 늦은 나이에 대학원을 가셨던 아버지께서 거기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 그들과의 경험을 말씀해 주셨거든요.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셨죠. 그 조언이 교환학생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여러 나라 가운데 일본을 가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사실 그 당시 토익점수가 높아서 처음에는 영어권 나라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일본 교환학생의 기회가 생긴 거죠. 일본 교환학생으로 결정이 났을 때 사실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예전부터 일본식 모던 디자인에 대한 동경이 있었거든요. 제품디자인으로 유명한 일본과 시각디자인과인 제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분명 배울 점이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Q.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으셨나요?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시간이 너무 없었다는 점이에요. 1학기 말에 결정이 나고 2학기에 교환학생을 가야 하는 상황에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한 달 정도밖에 시간이 없어서 시간 내에 일본어 공부를 마쳐야 한다는 게 힘들었죠. 문화적인 차이에 대한 걱정 또한 힘들었어요. ‘내가 일본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지?’처럼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일본에 아는 지인도 없어서 당시에는 되게 막막했죠.
Q. 일본 치바대학에서 수강한 수업은 무엇이며, 커리큘럼은 어떻게 되나요?
수업은 정말 다양하게 들었어요. 그 중 기억에 남는 첫 수업은 낫 오프라인 프로젝트 (Not Offline Project) 수업이에요. 이 수업은 격주로 진행됐는데 나머지 격주는 팀원들끼리 온라인으로 대화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강의였어요. 수제 제품을 기획 및 디자인을 통해 출품하여 일정 이상 이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주제였죠. 굉장히 실무적이면서도 일본의 소규모 시장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강의였어요.
두 번째 수업은 지바 현 기념품 디자인(Chiba Prefecture Souvenir Design)예요. 여기서는 지바 현의 특산품에 대한 ▲ 브랜딩, ▲ 로고, ▲ 패키지 디자인을 고민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일본만의 로고 및 패키지 디자인에 관해 공부할 수 있어서 유익했죠.
세 번째 수업은 미래 도시 프로젝트(Future City Project) 수업으로 미래 도시를 상상해보는 강의였어요. 미래 도시에 대한 ▲ 렌더링, ▲ 컨셉 비디오 등 결과물이 제각각이고 다양해서 가장 흥미로웠던 수업 중 하나예요.
▲ 지바 현 기념품 패키지 디자인 결과물
Q. 일본에서 했던 특별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먼저 회전 초밥집에서 했던 아르바이트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일본 사회의 구조에 대한 내면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죠. 실제로 일을 할 때 상하 관계나 질서는 어떻게 되는지 문제 발생 시 대처방법은 무엇인지 직접 부딪히면서 알 수 있었어요. 사실 관광을 가거나 학교만 다니면 좋은 상황만 만나게 되잖아요. 당시 저는 항상 그런 상황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어요. ‘과연 내가 본 게 전부일까?’ 늘 찝찝한 마음이 있었죠. 그러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본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고 다 똑같다는 것을 느꼈어요.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만의 일본을 알게 된 것 같았죠. 그러면서 일본과 좀 더 가까워지는 느낌도 들었던 것 같아요.
일본 종교의 다양성에 대해 체험할 수 있었던 신사 축제 행사와 일본 역사에 대한 편견을 벗겨준 민속박물관 방문도 기억에 남아요.
Q. 일본 교환학생의 장점이 무엇인가요?
교환학생이 나라 간의 갈등을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 장점인거 같아요. 저는 불화의 원인이 서로가 서로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일본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있었어요. 그러나 일본에서 지내면서 가식적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진솔한 면을 자주 볼 수 있었죠. 일본 사람들에 대한 인간미를 몸소 느낄 수 있었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 외국 친구들과의 친목
Q. 교환학생 이후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제일 크게 달라진 점은 생활에 대한 모든 면에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거예요. 어디에 가더라도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 게 가장 컸죠. 아무래도 아르바이트를 했던 게 가장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바쁘고 힘들었지만, 그것보다 더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어요.
또 다른 사람이 모르는 저만의 일본이 생겼다는 점이 달라졌어요.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본에 대해 몸소 경험하면서 저만의 일본을 형성할 수 있었죠. 일본인의 진솔하고 인간다운 모습은 항상 가면이 있을 거라는 저의 편견을 완전히 바꿔놨죠. 한국에 돌아와서도 일본에서의 경험이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Q.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학우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 나라 문화에 대해서 관심을 두는 거예요. 단순히 전공에 관한 공부를 위해서 해외를 가는 것은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아요. 외국에서 혼자 지내면서 공부를 한다는 게 생각처럼 잘 안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것보다는 나라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배운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즉 공부에 관한 관심보다는 해외에 대한 관심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죠.
스펙만을 위해서 가는 것은 가장 후회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1년 정도의 꽤 긴 시간을 바치는 일인데, 오히려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효율적이고 알차게 보낼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교환학생에 대해 너무 획일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전반적인 요소를 고려해서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준비하면 될 것 같아요. 용기를 가지고 교환학생에 도전한다면 분명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이 될 거예요.
일본 교환학생에 대한 궁금증, 어느 정도 해결되셨나요? 저는 전반적인 교환학생에 대한 조언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요. 요즘 스펙만을 위해, 또는 공부만을 위해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학우들이 많이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박낙원 학우의 인터뷰를 통해 너무 획일화된 목표만을 가지고 준비하는 것은 오히려 생활하는데 무리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즉 교환학생을 준비하고 또 실제 교환학생으로 생활할 때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그 나라의 문화를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요. 그 노력을 통해 그로부터 연장되는 ‘나’에 대해서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