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하고 수업을 들으며 정신없이 정규학기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종강이 다가오는데요. 다가오는 종강에 행복하기도 하지만 문득 약 두 달 반 정도의 긴 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혹시 아직 방학 동안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지 못한 분들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팀원들과 함께 가고 싶은 지역으로 봉사 활동을 다녀오시는 건 어떨까요? 2019년 여름 방학에 한국장학재단에서 주관하는 재능봉사캠프에 참여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진 이한나(18·역사문화) 학우를 연세웹진에서 만나봤습니다.
Q. 재능봉사캠프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학기 말(2019년 1학기), 학교 커뮤니티에서 재능봉사캠프 팀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죠. 재능봉사캠프는 한국장학재단 주관 하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인데, 학교에서 봉사 기관과 저희를 연결해주지 않고 팀원들과 봉사할 기관을 직접 찾아보고 연락을 취해야 합니다. 저는 봉사자들이 봉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진행한다는 점이 굉장히 뜻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재능봉사캠프에 지원했고 팀원과 여름 방학 때 5일간 봉사 활동을 다녀오게 됐습니다.
Q. 재능봉사캠프의 장소와 참여하는 학생들의 연령대가 궁금합니다.
저희는 보성종합사회복지관 지역 아동센터에서 봉사 활동을 했어요. 봉사활동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 중심이었지만 5, 6학년 친구들과 다문화 학생들도 있었죠.
Q. 프로그램 기획 과정이 궁금해요.
팀원들끼리 회의를 자주 하는 게 도움이 됐어요. 저희는 방학 때도 시간을 내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장학 재단 측에서 제공한 매뉴얼과 이전에 봉사했던 팀들의 우수 프로그램들이 도움이 됐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봉사와 관련된 경험을 해본 팀원들이 있어서, 더 좋은 봉사 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멘토링을 해 본 팀원, 동아리 회장을 맡았던 팀원, 저 같은 경우는 교회 주일학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었죠. 팀원들의 학과가 다양한 것도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한몫했던 것 같아요. 저는 역사문화학과의 특성에 맞게 3·1운동 관련 퀴즈를 내고 아이들이 답을 맞히는 활동을 기획하여 진행했습니다.
Q.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저는 총무를 맡았어요. 각종 예산안을 짜고 봉사 활동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준비물을 주문했어요. 그리고 총무 교육도 따로 받았었고 엑셀 파일 정리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총무는 봉사 활동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부분들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죠.
▲ 재능봉사캠프 단체 사진
Q. 봉사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 즐거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기관 알아보기,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등의 준비 과정이 기말시험 기간과 겹쳐서 힘들었어요. 봉사하러 가는 장소가 보성이라서 거리가 멀었고 센터의 위치가 시골이라서 주변에 편의시설이 별로 없었어요. 또한 주변에 음식점이 적어서 봉사를 마치고 저녁을 먹을 때,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서 불편했어요. 봉사할 때는 기획한 프로그램을 변경해야 하거나 준비한 프로그램을 모두 마쳤는데 시간이 비는 경우가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는 급하게 다른 활동을 만드느라 고생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많이 울었는데 우는 아이들을 달래줘야 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즐거웠던 점은 아이들이 저희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줘서 좋았고, 무엇보다 저희 팀에게 마음을 빨리 열어줘서 다가가기 훨씬 수월했어요. 봉사했던 기관에서는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간식을 저희에게도 주시는 등의 배려를 해주셔서 감사했죠.
Q. 봉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기획했던 프로그램을 다 마치고 남는 시간에 아이들의 장기자랑 시간을 가졌는데요. 그때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며 춤을 추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충격적이라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웃음) 그리고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던 ‘티셔츠에 롤링페이퍼 쓰기’도 기억에 남는데 아이들이 “캠프 즐거웠어요.” “선생님 겨울에 또 오세요.”라고 적어줬어요. 평소 표현을 잘하지 않던 친구들도 정성 들여 써줘서 고마웠어요. 그 티셔츠를 방에 걸어놨는데, 볼 때마다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요.
Q. 재능봉사캠프 경험자로서 지원하고자 하는 학우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먼저, 봉사 프로그램 수준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 아이들의 연령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봉사를 하면서 느낀 건 기획했던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추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어요. 초등학생은 집중력이 빨리 떨어져서 원래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일찍 프로그램이 끝나게 되더라고요. 봉사 활동은 기관과 정한 시간을 채워야 하므로 남는 시간이 없도록 더 많은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을 통제하고 집중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해서 팀원들이 많을수록 좋아요. 프로그램에서 맡은 역할과는 별개로 아이들 수에 따라 팀원이 있는 것이 프로그램을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이한나(18·역사문화) 학우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작년에 다녀온 재능봉사캠프에서의 활동이 생각났습니다. 약 5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처음에는 어색하던 아이들과 마지막 날에는 서로 울며 아쉬워했는데요. 더 많은 학우 여러분들이 재능봉사캠프에 참여하셔서 뜻깊은 경험을 얻어 가시면 좋겠습니다. 재능봉사캠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학교 공지사항 및 연세 머레이 사회참여센터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점 알려드리며 기사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