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로든, 개인적인 이유에서든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학우분들이 참 많을 거 같은데요. 우리 학교에도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글로벌행정학과에서는 이번 여름 베트남으로 해외 봉사 파견을 다녀 왔다고 하는데요. 그 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 친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주고 돌아온 강병기 (14·글행) 학우를 연세웹진이 만나봤습니다.
Q. 해외 봉사를 떠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건 아니지만, 졸업 후에 코이카에서 근무하거나 국제기구와 관련된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론적으로 배우기보다 직접 가서 현장을 체험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또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많이 해봤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아이들이 많이 있는데 다른 나라의 아이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작년에 해외 봉사를 처음 떠나게 됐죠. 그때도 학과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해외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었어요. 그때 정말 좋은 친구, 선배들과 프로그램을 같이 제작하고 진행하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선배로서 처음 가보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다시 한 번 참여했어요.
Q. 베트남이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는 아닐 수 있는데요. 현재 베트남의 경제는 개발도상국 중에서도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한국에도 호의적인 나라죠. 게다가 글행 교수님 중에 코이카에서 근무하셔서 베트남 기관들과 친분이 있는 분이 계세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보다 베트남과의 연결이 조금 더 부담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Q.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이번 프로그램은 약 8박 10일 정도의 일정으로 계획됐었습니다. 약 20명 정도가 참여했고, 주된 활동은 봉사와 사업현장 견학이었어요. 사회보장 요양센터에 가서 고아들을 돌보기도 하고, 재활센터에서 위생교육도 진행했죠. 봉사활동이 끝난 후에는 병원이나 요양 시설의 건설현장에 견학을 갔어요. 일정 막바지에는 우리나라의 시청이라고 할 수 있는 인민위원회도 방문했었고 후에 공업대학교와 다낭 아이티 대학교에 가서 문화교류도 하고 왔죠.
▲ 베트남 대학생들과 문화교류를 하고 있는 학우들
Q. 베트남 친구들의 생활과 문화는 어땠나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열악했어요. 정기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까 문맹률도 높았고요. 식사의 수준이 급식과 비교했을 때 좀 더 부족한 수준이었어요.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할 기회는 사실상 없는 것 같았어요. 제가 갔던 사회보장 요양센터에는 유치원에서 초등학생 정도 나이의 어린아이들이 있는데요, 한창 뛰어 놀 나이의 아이들인데 제대로 놀 수 있는 기구들이 별로 없었어요. 그나마 있는 것도 매우 낡았고 망가져 있어서 자칫하면 아이들이 다칠 수 있었죠. 그래서 저희는 사비를 각출해서 현지 업체와 협력하여 시소나 그네 같은 놀이기구들을 설치해줬어요. 소원 팔찌도 만들어주고 한국의 전통놀이도 알려주면서 같이 재밌게 놀았던 거 같아요.
지우린 재활센터에는 영유아들이 많았는데요. 워낙 시골에 있던 곳이라 그곳 아이들은 위생 관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았어요. 여기서 저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위생교육을 진행했어요. 제대로 손 씻는 방법, 양치질을 제대로 하는 법 등을 알려주었죠. 상품으로 위생용품 세트도 나눠줬어요.
대학교에 방문했을 때는 케이팝이 인기가 정말 많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한국어 교실이나 한국어학과 등이 있었는데 그 과의 학생들이 제일 많다고 했어요. 한국 문화에 상상 이상으로 많은 관심을 보여주어서 문화교류 시간을 정말 재밌게 보냈던 거 같아요.
▲ 시소와 그네를 설치하고 있는 학우들
Q. 봉사활동을 진행하면서 어떤 순간이 힘들었나요?
맨 처음 저희가 베트남의 기관들과 연락할 때 의사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거 같아요. 영어로 소통하는데도 서로 하는 말을 이해하는 데 약간 어려움이 있었죠. 그리고 한식 교류시간이 있었는데요. 시설이 열악했다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조리 시설이 부족해서 프로그램 진행에 차질이 있었죠. 날도 매우 더울 때라서 단원들이 많이 지쳤던 거 같아요. 그리고 도시를 이동할 때 버스를 이용했었는데요, 산속 좁은 길에 들어섰을 때 원숭이들이 길을 막아 몇 시간을 꼼짝없이 버스 안에서 대기해야 했던 일도 있었어요.
Q. 해외 봉사를 하면서 느꼈던 점이 있을까요?
저는 이번이 두 번째 해외 봉사였어요. 이번에 베트남에 다녀와서 느꼈던 건 21세기에 들어서서 점점 세계화가 진행 중인데도 아직도 어려운 친구들이 많다는 거였어요. 지구 반대편의 소식도 쉽게 한국에서 알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해외여행도 다닐 수 있는 세상이 됐지만, 여전히 세계 빈곤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경제 성장을 하고있는 베트남의 아이들도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최빈국의 아이들은 어느 정도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그 아이들의 삶이 개선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 학우들이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됐죠.
Q. 해외 봉사에 관심이 있을 학우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대학교 4학년 동안 한 번은 꼭 해외 봉사에 도전해보세요. 한국에서 봉사를 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기회가 있다면 해외 봉사를 꼭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봉사라는 걸 막연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 보지 못했던 걸 보면서 자신의 시야를 넓히고 또 거기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혼자 가보는 것도 괜찮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팀을 짜서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그렇게 쌓은 경험이 분명 사회에 나가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제일 가슴에 와 닿았던 말이 있었는데요. 봉사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그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의 시야를 넓히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라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봉사를 넘어서 다른 분야에서 해보지도 않고 막연한 두려움과 막막함으로 주저했던 제 자신을 반성할 수 있었어요. 학우 분들도 봉사뿐만 아니라 하고 싶지만 두려운 마음으로 주저하고 계신 일이 있다면 시도해보세요. 설령 실패하더라도 시도해봄으로써 넓어진 시야와 값진 경험을 얻은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같이 도전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