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은 건강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아지면서 의료기기 개발에 한창입니다. 의료기기와 관련된 직군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에는 의료기기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의료기기 마케터’가 있습니다. 이들은 국내외로 의료기기를 수출, 수입하고 판매하면서 큰 활약을 하고 있어요. 대학에서 이러한 마케터들을 발굴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 대학에서도 의료기기 마케터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최했었죠? 바로 ‘2019 글로벌 의료기기 마케터 양성 프로그램’입니다. 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었는지 궁금한데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의공학부 16학번 김윤중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의 외관
(재)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이하 재단)에서 주관하는 MEDICA 2019 원주공동관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원주지역 의료기기 특화산업 글로벌 마케터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독일 뒤셀도르프 국제의료기기 전시회(MEDICA 2019)에서 마케터로 직접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해요. 지난해 5월부터 참가자들을 모집해 선발, 교육 후 11월에 독일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참가자들에게는 항공료 및 전 일정 숙박 및 식사가 제공됐어요. ▲ 글로벌 마케터 양성 프로그램(MEDICA) 참가 신청서, ▲ 활동 계획서, ▲ 개인 정보 수집·이용 및 제공 동의서, ▲ 학생 확인서, ▲ 전 학년 성적 증명서, ▲ 공인어학 증명서가 필수 서류라고 하니 다시 한 번 프로그램이 열린다면 참고해 볼 수 있겠습니다!
▲ 프로그램에 선발된 참가자들이 교육을 받는 모습
이 프로그램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친구의 지인을 통해서였어요. 프로그램 공고를 보고 관심이 생겼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신청은 링크사업단 사이트에 올라온 공지를 통해 할 수 있어요. 서류를 메일로 보내고 선발이 되면 면접을 봐요. 대부분 의공학부 학생들이 많이 참가하는데 다른 학과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아쉽게도 전체 참가자들이 선발되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5명이 선발됐죠.
선정된 후 약 한 달 동안 ‘원주의료기기 테크노밸리’에서 현장실습을 필수적으로 받았어요. 그곳에서 ▲ 의료기기 마케터로서의 기본 소양, ▲ 본인이 담당할 기업 제품에 관한 시장조사, ▲ 경쟁력, ▲ 의료기기 인증 여부 등 포괄적인 교육과 함께 배정받게 될 기업들을 직접 탐방했습니다. 또한 의료기기가 아이디어에서 시장으로 나오기까지의 전 과정을 교육받았습니다. 현장실습 마지막 날에는 배정받은 기업에 관한 영어 PPT 발표를 했어요. 시장조사 및 경쟁력, 본인이 생각한 독일 전시회에서의 마케팅 포인트를 발표했죠. 현장실습 종료 후 2번 정도 보수교육을 받으면 독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한 준비는 끝나요.
▲ 독일 뒤셀도르프 국제의료기기 전시회(MEDICA 2019) 현장
독일의 의료기기 전시회장은 한국의 의료기기 전시회장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규모였어요. 총 5명의 학생이 2개의 기업을 지원하기로 돼있었으나, 1명이 아쉽게 중도 하차하게 돼서 4명이 각각 2개 기업을 담당했습니다. 공동관에서 각각의 기업을 돌아다니며 기업 제품에 대한 마케팅과 통역 지원을 했어요.
당시 제가 맡은 기업은 수소 미스트기와 음파 운동기가 주력 상품이었어요. 수소 미스트는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좋아서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제 얼굴에 직접 뿌리고 홍보를 했었죠. 그러다 독일의 내과 의사 한 분이 그 수소 미스트기에 관심을 가졌고, 저는 매뉴얼대로 장비를 소개하고 장점을 설명하면서 의사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했습니다. 그분은 미스트기를 아내와 딸에게 선물한다고 2개를 직접 구매했어요. 제 힘으로 수익을 내보니 기분이 참 오묘했어요. 판매는 기대하지도 않았거든요.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일은 하루 일정을 끝내고 퇴근을 하려는 중에 한 독일인이 제 부스에 온 것이에요. 그분은 제가 맡은 다른 기업의 독일 파트너 유통 업체에서 일하는 분이었고, 음파 운동기기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담당자분들이 다 퇴근을 했기 때문에 명함을 남기고 가라고 했고 다음날 제가 담당자에게 전해드렸죠. ‘설마 진짜 오겠어?’라고 생각했는데, 그 독일인이 자신의 비즈니스 파트너와 다시 방문했어요. 마지막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명함을 받아 영업을 해냈다는 것에 뿌듯했어요.
생각보다 일정이 빡빡했고 고객들을 응대하느라 시간이 금방 지나갔던 것 같아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은 한국이든, 외국이든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론이 아닌 실전으로 직접 경험하면서 시시각각 상황에 맞는 임기응변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에는 제 자신이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죠.
▲ 현장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김윤중(의공·16)학우의 모습
프로그램 특성상 영어 실력이 매우 중요해요.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영어로 자기 생각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고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2 외국어의 경우, 독일이 유럽에서 영어를 잘하는 국가이긴 하지만 영어를 못 하는 독일인들도 생각보다 많았어요. 그래서 만약 제2 외국어를 한다면 독일어가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전시회장에서 활동하면서 언어 실력 외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는데, 오랜 시간 동안 서 있을 수 있는 튼튼한 다리와 의료기기에 관한 기본 지식이라고 결론을 내렸어요. 아무래도 오랜 시간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바이어들 중에는 엔지니어들이 많기 때문에 기기의 작동원리나 과학적인 배경을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것을 영어로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기기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아, 또 하나는 유머러스함이겠네요. 잠재 고객들과 바이어들의 긴장을 유머를 통해 풀어주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됐었어요!
▲ 독일 뒤셀도르프 국제의료기기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 모습
저는 응급장비나 소수의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의료기기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의료기기가 시장을 선도하는 트렌드가 되도록 이끌어보는 것이 목표에요.
학기 중 독일에 가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때문에 1주일 정도 학교를 빠져야 했어요. 만약 이 프로그램이 또 개최되어 참가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참고했으면 좋겠어요. 이쪽 분야나 외국 쪽 마케터에 관심이 있는 후배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마케터도 결국은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어떻게 해야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가 중요하겠죠. 이론만큼 실전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극 추천해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기를 권합니다.
김윤중(의공·16) 학우가 들려준 독일에서의 성취스토리는 의료기기 마케터를 꿈꾸는 학우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데요. 꼭 대외활동이 아니더라도 교내에서 개최하는 프로그램 또한 유익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니 제 스스로 반성하게 되고, 많은 희망이 생기기도 하네요. 앞으로도 학우들이 학교의 좋은 프로그램들을 활용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