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핀테크(fintech)’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아마 이에 대해 잘 알고 계신 학우 분도 있을 것이고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학우 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이는 말 그대로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해 만들어진 용어예요. IT와 금융의 만남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적합하기에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발전 가능성이 커요. 이러한 핀테크 기업에 대한 정보를 더 자세히 알려드리기 위해 인공지능 핀테크 스타트업인 2Digit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동문을 연세웹진이 만나봤습니다.
2Digit에 대한 소개
투디지트는 인공지능 핀테크 스타트업이에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금융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이를 위해 인공지능 연구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죠. 카이스트나 인하대 등 학계 및 정부 연구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개발하고 있고요. 이러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11월에는 주식 정보제공 서비스인 뉴스샐러드를, 내년에는 인공지능 기반 P2P 서비스인 플럼을 론칭하기 위해 준비 중이에요.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에 위치한 2Digit 건물
어떤 직무가 있는지와 각 직무에 대한 소개
▲ AI 연구소, ▲ 금융개발, ▲ 기획/운영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뉘어요. 여기서 제가 맡은 업무는 기획/운영의 IR(Investor Relations) 마케팅 기획부서예요. 우선 이 직무부터 설명해 드리자면 주로 사업 아이디어 기획 및 B to B 사업 제안 업무를 하고 있고요. 기업 브랜딩을 통한 마케팅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부서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AI 연구소 쪽은 AI 개발팀과 AI 연구팀으로 나뉘며 주로 자연어 개발과 인공지능 개발을 담당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금융개발은 플랫폼 개발과 금융 공학 개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인턴을 지원하게 된 계기
인턴을 지원하게 된 계기는 경제학 전공인 문과생으로서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어떤 업무를 할 수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 가장 컸어요. 또한, 대학교 대외활동, 소모임 활동 등에서 주로 기획 활동을 담당했기에 이를 직무와 연계시키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인턴 준비 방법
핀테크 분야에 관심이 많아 방학 때 한국 핀테크 교육센터에서 하는 Pre-인턴십이라는 프로그램을 수강했어요. 이 프로그램은 2020년 6월부터 8월 말까지 진행한 9주짜리 과정이에요. 핀테크 기업에 맞는 전문인재 양성 프로그램인데 이를 통해 ▲ 비즈니스 매너, ▲ 보고서 작성법, ▲ 엑셀 활용법, ▲ 파이썬 등을 배워요. 또한, 단순히 이러한 교육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인턴까지 연계해줘요. 사실 여기서도 절반 인원 정도만이 기업과 매칭이 돼요. 저는 이 프로그램에서 열심히 활동한 것과 이를 토대로 Pre-인턴십 서비스 기획에서 우수상을 받은 점을 기업 인사 담당팀에서 좋게 봐주신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준비과정에서 본인만의 팁
간략하게 한 문장으로 ‘기회가 있으면 그 기회를 잡아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누군가 명함을 주거나 학교 게시판 및 교수님이 흘리듯이 말씀하신 취업 프로그램 등을 귀찮다는 이유로 흘리는 학우들이 매우 많아요. 이런 기회는 미래의 황금알 같은 것으로 생각해요. 따라서 이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관련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어요. 인턴십 과정 중 한국 핀테크 교육센터 관계자분들과 함께하는 회식 자리가 있었어요. 그때 이분들의 명함을 받게 되었는데 그다음 날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해서 Pre-인턴십 서비스 기획에 관련된 문의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분이 말씀하시길 이 명함을 1000명에게 나눠줬는데 제가 3번째로 연락을 준 사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점을 높게 사신 것 같아요. 단순히 문의로 끝날 수 있던 자리를 2명의 핀테크 기업 대표님과 점심도 먹고 직접 상담을 받는 기회로 만들 수 있었어요. 이처럼 여러분들도 그냥 흘려보낼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지 말고 잘 살려서 좋은 결과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 근무하고 계신 자리 모습
Q. 인턴 활동을 하면서 느낀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요?
보통 스타트업 하면 ▲ 젊은 사장님, ▲ 수평적 조직 관계, ▲ 열정 넘치는 직원들 등을 떠올려요. 하지만, 제가 느낀 스타트업은 무인도에서 던져져 나 홀로 생존하는 느낌이었어요. 대기업이나 공기업처럼 주어진 업무만 한다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업무가 발생할지 모르고 그 업무를 제가 다 담당하는 경우가 발생해요. 왜냐하면, 스타트업은 인재가 한정적이라서 인턴을 잘 뽑지 않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 좋은 체력, ▲ 넘치는 열정, ▲ 주도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스타트업에 걸맞은 인재가 될 것으로 생각해요.
기획 직무를 희망하는 학우들에게 조언
물론 활동은 많을수록 좋지만, 신입으로 기획 직무로 채용되기는 다소 힘들어요. 일단 보고서 작성 능력이 기본적으로 필요해요. 글을 핵심적인 부분만 요약해서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또한, 아이디어가 풍부해야 해요. 기존의 사업 방안의 보완점을 빠르게 파악해서 개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을 말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죠. 여기서는 성격적인 부분도 어느 정도 요구된다고 봐요. 비즈니스 매너를 적절히 갖추면서 보완점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성격이라면 기획 업무와 잘 맞을 것으로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PPT를 만드는 능력이 중요해요. PPT 작업뿐 아니라 기존 작업물을 수정하는 일도 맡기 때문에 이와 연계하여 포토샵, XD 등의 툴을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해요. 또한, 기획 업무에서 여러 가지 시각적인 모델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서 이를 구조화하는 능력을 갖춘다면 좋은 인재가 될 거예요.
핀테크 기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
문과 계열은 핀테크 기업에서 SNS 마케팅 업무를 제외하고는 취업이 힘든 상황인 것 같아요. 저 또한 여러 기업 인턴에서 불합격했고 제 주변 문과 친구들도 SNS 마케팅 업무 외에는 전부 떨어졌어요. 만약 이 업무를 희망하고 있는 학우들이 있다면 파워블로거나 SNS를 통해 매출을 발생해본 경험이 취업에 유용하게 작용할 것 같아요.
하지만, 마케팅이 아닌 데이터 분석 쪽으로 가고 싶다면 일단 분석 수준이 어느 정도 필요하고 여러 가지 빅데이터 공모전에서 입상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분석의 수준이 컴퓨터 전공생 수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다면 문과 계열이 핀테크 기업에서 담당할 수 있는 업무는 마케팅밖에 없어요.
한편, 이공계 계열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코딩테스트를 볼 텐데 여기서 좋은 실력을 보여주고, 열정 및 체력을 어필한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핀테크 취직에 있어서 금융 자격증은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또한,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경우도 요즘은 경영 및 경제보다는 컴퓨터공학 쪽을 많이 뽑는 추세이므로 내가 문과로서 어떤 직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인턴이 ‘금턴’으로 불린다고 해요. 저도 얼핏 인턴이 되는 것이 힘든 일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더 절실히 느낀 것 같아요. 그래서 문과로서 내가 어떤 직무를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또한, 흘러가는 기회를 귀찮다고 놓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학우 여러분들도 ‘황금알’ 같은 기회를 잘 잡아서 각자 원하는 분야로 힘차게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