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초에 세워둔 목표를 하나둘 이루어가고 있나요? 하반기에 어떤 목표와 꿈을 가지고 내년을 준비해야 할지 여러 가지로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제기구 활동에 관심이 있는 여러분들을 위해 KOICA에서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직원과 인턴을 채용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2019 하반기 공적 개발원조(이하 ODA) 영프로페셔널 (이하 YP) 프로그램을 통해 YP로 선발되어 활동한 손현(18·사회과학부)를 연세 웹진에서 만나 봤습니다.
YP 소개
코이카 ODA YA 프로그램은 ODA 사업에 참여하는 ▲ 기관, ▲ 기업, ▲ NGO 단체 등이 우수한 청년 인재들에게 ODA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청년들은 직접 ODA 사업을 수행하는 경험을 통해 ODA 전문인력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ODA YP 프로그램에는 현재 약 120여 개의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약 165명의 청년 인재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정경·창업대학원은 2019년 하반기 본 프로그램의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선발된 2명의 청년 인재들에게 국제기구 근무 경험과 ODA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YP로 선발되면 KOICA 석사학위과정 담당 인턴으로 채용돼 연수생의 ▲ 석사과정 학사일정, ▲ 논문 연구 지원, ▲ 사회적 가치 실현 활동 참여를 지원하고 ▲ 졸업생 네트워크 관리, ▲ 현지 프로젝트 성과관리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게 된다고 합니다.
▲ 코이카 YP 사업절차
국제개발 관심 갖게 된 계기
중, 고등학교 시절 캄보디아의 마을과 아이들에게 물질적 ⦁심리적으로 도움을 주는 해외 교육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제 3세계 국가의 많은 아이들은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 고민하기보다는 그들의생계를 꾸려나가기 급급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바쁜 현실을 보니 아이들이 꿈을 꾸고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반 제공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 국제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죠.
YP로 지원하게 된 동기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ODA에 관한 관심을 갖고 해외 봉사활동에 집중했었고, 학부에 들어와 ODA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국제개발협력과 관련된 실무 경험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어요. 전문적인 실무 경험을 쌓고자 YP로 지원해 일하게 되었죠. KOICA 석사학위과정 행정업무를 보조하며 ▲ 석사학위과정 사후관리 사업, ▲ 현장견학, ▲ 논문 세미나, ▲ 기본 행정업무 등 많은 과정을 함께 했어요. 국제개발을 공부하고 있는 저에게 다양한 경험들은 값지게 여겨졌고, 국제개발 분야의 직무 적합성에 대해서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저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ODA 기관 유형 중 연세대학교 정경⦁창업대학원 석사학위 연수과정 소속 YP로 근무했어요. 직무 내용을 크게 본다면, Yonsei-KOICA 소속의 다수 국가 연수생을 대상으로 석사학위 연수 관련 업무를 담당하죠. 세부적으로는 분기별로 다르지만, ▲ 연수생 학사 및 생활 지원, ▲ 개도국 및 ODA 지역개발 분야 논문 연구 지원, ▲ 현장견학, ▲ 입학식, ▲ 수료식, ▲ 논문 세미나 등 기획 운영 지원, ▲ 현지 동문회와 기수별 동문회 운영 관리 지원, ▲ 공문서 기안, ▲ ERP 시스템, ▲ 연구관리 시스템 사용 등 기본 행정업무를 보게 됩니다.
기관 내 사업 수행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팀의 규모가 작은 편이었기에,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었어요.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현지 동문회 및 기수별 동문회 운영 관리를 위해서 왓츠앱(WhatsApp)과 페이스북(facebook) 홈페이지 관리, 현장견학을 위해서 ▲ 현장 조사, ▲ 견학 일정, ▲ 버스 대여, ▲ 식당 및 방문 기관 공문 발송 등을 통해 준비하며, 관광해설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었어요.
모든 업무는 독립성을 갖고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호 긴밀하게 연결돼요. 예를 들어, KOICA 석사학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인 ‘논문’을 위해서 각종 심포지엄 또는 세미나 등을 기획 및 진행하여 다양한 자료 수집의 통로를 마련해주기도 해요. 논문 예심, 논문 본심 진행과 논문 출판 및 발송까지의 과정 모두 아우르며, 본국 귀국 후의 계획을 나누는 성과제고 프로그램도 기획 및 진행합니다. 모든 과정 속에서 연수생들과 수시로 면담도 진행하면서 석사과정의 고충을 함께 나누고 심리적인 지지대의 역할도 담당했었죠.
▲ YP 활동 중 현장방문 (왼쪽에서 3번째)
Q. 활동하면서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2019년도 8월에 27개국, 36명의 학생이 입학을 했어요. 8월, 9월 중에는 일주일 동안 오리엔테이션, 입학식 등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초기 단계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기숙사에서 동고동락하며 인터넷 사용, 기숙사 카드키, 음식 등 사소한 부분들까지도 도움을 줘야 했죠. 그러다 보니 27개국 다양한 학생들과 매일 모든 생활을 공유하고, 사무실에서조차 도움을 받으러 온 학생들을 위해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사무실에서 선생님들끼리 대화할 때 한국어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영어를 사용하면서 대화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항상 학생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대기 상태로 기숙사에 머물고 잠들면 꿈에서도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고,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영어로 설명을 하다 보니 잠꼬대를 영어로 했다는 사실에 저의 룸메이트도 놀라고 저도 놀랐었죠.
Q. 7개월간 YP 생활을 되돌아보면서 힘든 점과 뿌듯했던 점이 있나요
A. ODA를 공부하면서 수혜자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배웠고, 이게 옳으며 당연하다고 받아들였어요. 그러나, 현장에서 수혜자 중심의 사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돼야 하고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했어요. 동시에 사업의 성과가 따라주어야 하면서, 사업관리 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학생들의 성장과 변화에 크게 기뻐할 줄 알아야 했습니다. 다양한 것들을 함께 이끌고 나가야 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어려운 부분이었죠.
제가 YP로 근무했던 시기가 지역개발역량 강화 석사학위 연수과정의 마지막 기수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차기 석사학위 연수사업 입찰을 하는 시기였어요. ▲ 입찰공고 ▲ 입찰서 제출, ▲ 최종 발표까지의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사업제안서를 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 당시에는 부담이 되기도 하고 나에게 너무 벅찬 업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업무의 종류나 난이도를 떠나 업무의 중요도와 책임감이 너무 막중한 업무라 많은 책임감을 느꼈죠. 사업제안서를 위한 수차례의 회의와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많은 부분에 저의 손길이 닿았기 때문에 애정을 갖고 임했어요. 또한, 저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피드백을 해주시고, 제안서에도 반영이 되어 굉장히 뿌듯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인턴이 사업제안서에 직접 참여할 기회와 경험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정말 운이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결과적으로도 차기 여성농촌개발 석사학위 연수사업에 선정이 되어 저에게도 귀중한 경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
Q. YP로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바뀐 점과 앞으로의 목표
A. 7개월간의 YP 활동을 통해서 주어진 업무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어 보다 진취적이고 자신 있게 모든 일에 임할 수 있게 됐어요. 인턴 경험이 처음이었기에 부족한 점도 많고 실수도 했겠지만, 실수했다는 사실에 좌절하여 죄송함을 표현하는 것보다 본인의 실수를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실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실수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결과를 이루어내기도 했기에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수 있었어요. 그전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해나갈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제 롤 모델은 MLB의 LA 다저스 소속 클레이튼 커쇼 선수에요. 커쇼는 ‘커쇼의 챌린지 재단’이라는 자선단체를 설립하여 삼진을 하나씩 잡을 때마다 100달러를 기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책의 출판 수익금과 여러 후원을 통해 아프리카 잠비아의 사회기반 시설 건설을 위해 힘쓰고 있어요. 저도 그와 같이 스포츠 분야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에 도전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 KOICA 연수생들과 YP 활동
OICA와 ODA에 관심이 있고 뜻이 있다면 YP를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다만, 봉사 정신이 상당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에 본인의 성향에 맞게 고려를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업수행기관마다 모집내용, 담당업무가 모두 달라 관심 있는 기관을 확인해야 합니다. KOICA YP 홈페이지에 어느 지역과 사업체에서 채용하는지에 대한 목록이 나와 있어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제개발주제의 프로그램 기획부터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행정업무까지 있어 업무가 많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국제개발 분야와 무슨 상관이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국제개발을 지원하는 업무와 역량에 대해서 고려해볼 수 있고, 다른 분야에서도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이기에 헛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ODA 사업 실무에 관해 직접 경험해 볼 기회이며. 이론이 현장에서 다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현장에서도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국제개발에 관심이 있지만 직접 직무를 경험을 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통해 본인의 업무 성향이나 관심 분야에 대해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ODA YP는 분명 기회입니다, 그러나, 그 자체만으로 기회가 아닌, 7개월의 시간을 본인이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만약, YP로 활동을 하게 된다면 인턴의 역할로 질문을 많이 하시고 많은 것을 배워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어진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일을 찾으며 임했던 것이 YP를 마무리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느낀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일하면서 분명 내가 잘하고 있는지, 왜 이런 실수를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고민이 드는 시간이 찾아올 것입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듯 같이 일하는 분들도 그 시간을 견뎌온 것이기 때문에 초조해하거나 주눅 들어 있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같이 국제개발 분야를 배우고 있는 저에게도 YP활동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생소한 분야지만 국제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는 학우분들과 정경대 학우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시도했다가 기대한 것이 아니라 실망한 경험이 있나요? 저도 큰마음 먹고 도전한 시간 동안 실망감만 느끼고 돌아선 기억이 나네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하고 비록 기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 속에서 배움을 느끼고 성장한 손현(18·사회과학부)학우의 마음가짐에 저도 많이 배우게 됐습니다. YP정보를 전달할 마음으로 기사를 계획했지만, 오히려 시간을 마주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해보는 계기가 되네요. 옆에서 본 동료로서 항상 의연하게 잘 해내는 모습만 보다가 어려움을 극복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새로웠습니다. 제 눈에 진로에 얽매이지 않고 인생의 목표에 더 다가가려 노력하는 것이 아름다웠다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제 자신과 여러분들에게 하나의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의도치 않은 길이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걷다 보면 되돌아볼 때 이 길이 꿈을 위한 길이였음을 알게 되리라. 저도 포기하지 않고 꿈에 다가가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손현(18·사회과학부)학우에게 제 생각에 울림을 준 기사를 작성하게 해주어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