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길이 지치고 힘들 때 어떻게 해소하나요? 많은 분들은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맛있는 음식을 통해 해소하기도 해요. 또 다른 방법으로, 다양한 음악과 퍼포먼스, 반짝이는 무대장치로 꾸며진 한 편의 뮤지컬을 감상하며 감동을 얻고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죠. 이러한 뮤지컬 및 연극을 제작하는 사람이 되고자 끝없이 노력하며 꿈을 위해 달려가는 김병록(10·영문) 동문이 있어 연세 웹진이 만나봤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시어터메이커(theater maker)라는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병록 (10·영문)이라고 합니다.
시어터 메이커가 무엇인가요?
시어터 메이커라는 표현은 제가 제 자신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어예요. 극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극을 제작하는 과정에는 ▲ 스테이지 크루(Stage Crew), ▲ 테크니션(Technician), ▲ 무대감독, ▲ 극작가 등 다양한 역할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요. 이러한 모든 역할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하기 때문에 제 자신을 시어터 메이커라고 표현했습니다.
극을 제작하는 다양한 역할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먼저 한국에선 연출가라 표현되는 스테이지 다이렉터(Stage Director) 역할은 극의 전체적인 그림을 구상하고 만들어가는 사람이에요. 어떻게 움직일지 맥락을 짚어주는 역할입니다. 극작가는 스토리를 구상하고 대본을 작성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고 테크니션은 도면을 보고 무대 자재가 들어올 때 연출가가 원하는 무대를 세팅하는 사람입니다. 공구를 사용하여 제작하다보니 육체적으로 힘든 직업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무대감독은 연출, 극작가를 대신해서 공연이 알맞게 진행될 수 있게 지휘를 하는 사람입니다. 대본을 보고 올바른 타이밍에 장치를 사용하거나 무대마다 알맞은 조명을 사용하도록 주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목표가 있습니까?
저는 극작가와 무대연출이 목표입니다. 극작가 입봉을 위해 현재 대본을 수정 중에 있어요. 무대 연출은 기회가 될 때 도전하고 싶은데요. 무대 연출은 경력을 가진 사람에게 맡겨지는 역할이고 실제 공연의 경우 수익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입에게 기회가 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조연출부터 시작하여 연출가 옆에서 배우다 우연히 기회가 왔을 때 연출가로 무대 연출을 시작합니다.
좋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음악을 어설프게 오래 해왔는데요. 우연한 계기로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 캣츠를 보게 되었어요. 그 뮤지컬을 보고 감명을 받아 뮤지컬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가지게 되었습니다.
유학을 간 학교와 해당 전공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저는 미들섹스 대학(Middlesex University)에서 시어터 아트 MA(Theatre Arts MA)를 전공했습니다. 해당 대학교는 런던에 위치하여 극장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배우는 학과입니다. 제가 졸업한 석사과정은 학과 학생들과 함께 극을 제작하며 석사를 이수해요. 저는 제가 존경하는 유명한 연출가가 이 학교를 졸업했다고 하여 같은 배움을 얻기 위해 이 학교를 선택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제가 생각한 전공과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뮤지컬보다는 현대 예술 중심으로 방향성을 추구해서 유학을 간 첫 학기에는 적응하기에 매우 힘들었어요.
▲ 영국에서 연출하는 김병록 동문(10·영문)
해당 전공은 어떤 커리큘럼으로 석사과정이 이뤄지나요?
제가 다닌 학교의 학과는 2가지 방법으로 석사과정이 이뤄져요. 5만자 분량의 논문을 작성할 수도 있고 예술작품을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선택했어요. 마지막 학기에 작품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프로젝트를 평가하기 위해 3명의 교수가 시연 공연에 참여합니다. 시연이 종료된 후 학생은 해당 작품을 만든 동기가 무엇인지, 연출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등 간단한 발표를 진행한 뒤 30분의 질문 시간을 가져요. 교수의 질문사항에 알맞게 답을 해야 추가적인 과제 없이 졸업이 가능해요.
뮤지컬 공부를 위해 미국이 아닌 영국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2가지 이유가 있어요. 먼저 현실적으로 영국유학이 미국보다 학비가 저렴했어요. 미국은 4학기 시스템으로 이루어지지만 영국은 1년으로 석사과정이 이루어져 있었어요. 또 다른 이유로는 제가 미국 뮤지컬보다 영국 뮤지컬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뮤지컬이 화려하고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쇼 중심으로 이뤄져요. 영국은 그에 비해 화려함은 덜 하지만 드라마적인 스토리에 중점을 두어 표현됩니다. 영국 뮤지컬의 예시로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Jesus Christ Super Star) 등이 있습니다.
유학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꿈을 위해 준비했던 과정이 있나요?
막연히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을 때 우연히 좋은 기회로 교수님과 보름동안 영국 일주를 하게 됐어요. 처음 방문한 영국은 제가 큰 영향을 주었고, 관련 분야로 석사이상의 공부를 하고자 마음을 먹게 됐어요. 제가 어떤 뮤지컬을 좋아하는지, 세상에 어떤 뮤지컬이 있는지, 뮤지컬 트렌드가 무엇인지 등 뮤지컬에 대해 공부했어요. 또한 학과를 졸업한 뒤 2년동안 무대 크루, 테크니션 일을 하면서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배웠습니다. 그 당시에 참여했던 무대로는 뮤지컬 서편제, 평창올림픽 메인 퍼포먼스 등이 있어요.
석사 졸업 후 영국에서 꿈과 관련된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나요?
저는 영국의 제작 단체에 함께해 스테이지 크루, 테크니션 업무를 경험했어요. 현장에서 경험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 연출가를 만나며 대화해보는 경험을 얻기도 했어요. 런던뿐만 아니라 영국 전 지역에 진행하는 공연에 참여하는 파이럿 크루(Pirate Crew)라는 무대 테크니션 회사에 처음 입사한 최초의 한국인이었습니다. 덕분에 영국 어느 지역이라도 극장에 방문하면 함께 근무하며 알게 된 무대 관련자를 만날 수 있었어요. 비자 문제로 일을 그만두어야 했지만, 회사의 대표가 같이 일을 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고 헤어지게 돼 아쉽다는 연락을 줘서 그 당시 제 마음이 매우 뿌듯했습니다.
▲ 영국 테크니션 회사 파이럿 크루(Pirate Crew)에 재직했던 시기
현재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코로나 상황으로 영국에 있을 수 없게 되어 지금은 한국에서 대본을 작성하며 수정 중에 있어요. 또한 가족 극을 제작하는 조연출 역할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가족 극이란 동화책을 원작으로 아이들과 가족이 같이 와서 볼 수 있는 연극입니다. 아이와 함께 보는 연극이지만 연극의 질은 전혀 낮지 않고 실제 아이와 같이 온 어른들이 가장 감동받으며 연극을 감상하기도 합니다.
이 기사를 읽는 학우에게 건네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저는 대학교를 다니며 학사 경고를 2번이나 받은 경험이 있어요. 하지만 목표를 설정한 후 바로 다음 학기에 4.2점의 성적을 받았어요. 목표를 확실히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일단 시도하면서 확신을 찾으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경험 중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어요. 자신의 겪은 경험을 통해 얻어 가는 새로운 가치가 존재합니다. 모든 과정은 자신이 선택한 과정이기 때문에 지나온 과정을 후회하지 마세요.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며 본인이 만족할 만한 노력을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도착만 하면 됩니다.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한 뒤, 끝없이 도전하며 노력한 김병록 동문의 과정을 인터뷰하면서 많은 감명을 얻었어요. 저는 새로운 과정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며 걱정했어요. 하지만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는 말을 통해 새로운 과정에 도전하기를 미루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우 여러분도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고 계시다면 한 발자국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목표를 위해 한 발짝 내밀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김병록 동문의 꿈을 향한 길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