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업 준비에 있어 대학생들이 주목하는 스펙을 꼽으라면 뭘까요? 자격증, 인턴, 실무경험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관심 분야에서의 직무 경험은 많은 학생들이 준비하고 꿈꾸는 것일 겁니다. 여기, 디자인 마케팅 실무를 1년간 경험한 학우가 있는데요. 다양한 학생들이 계획하고 있는 만큼 실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연세웹진이 주다연 (17⦁시디) 학우를 만나봤습니다.
m&y company를 소개해주세요.
m&y company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온라인 마케팅’ 일을 주로 하는 기업입니다. 더 쉽게 분류하면 광고 대행사인데요. 크게는 메이저 기업들이나 브랜드들을 홍보해 주기도 하고, 작게는 중소기업부터 개인사업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온라인 마케팅을 홍보해 주는 곳이에요. 여러 광고주들의 요청과 고객들의 니즈(needs)를 기반으로, 온라인 광고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다루는 기업입니다. 여러 타입의 광고 대행사들이 있겠지만, 제가 다닌 m&y company는 그중에서도 온라인 광고를 주로 다루는 회사였죠.
지원 동기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그리고 자신 있는 특기를 알맞게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본 회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고 또 그런 기록물들을 바탕으로 사람들과의 소통에 재미를 느꼈어요. 중학생 때는 ‘싸이월드’, 고등학생 때는 ‘블로그(blog)’와 ‘페이스북(facebook)’을, 대학생이 되어선 ‘인스타그램(instagram)’이라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지고, 이와 관련된 지식들도 많이 쌓이더라고요.
추가적으로 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여러 디자인 스킬들을 꾸준히 배워왔기 때문에 온라인 디자인 마케팅 분야는 잘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원 분야에 대한 자신도 있었지만 온라인 마케팅에 관한 지식과 실무에 더욱 파고들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 지원했던 것 같네요.
본 회사 지원 외에 다른 경험도 있나요?
이 질문에는 지원해서 최종 단계까지 간 회사들 중 선택의 기로에 섰었던 ‘무신사 스토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저는 디자인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패션 산업 역시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첫 번째로는 패션 기업 회사를 위주로 찾아보고 입사 지원을 했습니다. 여러 패션 기업들을 지원했고 최종 합격한 곳들도 있었는데 그중에서 ‘무신사 스토어’가 가장 가고 싶어 m&y company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치열한 고민 끝에 결국 저는 현재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보다는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디자인 업무가 더 끌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지만 ‘무신사 스토어를 들어갔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발전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종종 들긴 해요.
채용 절차와 면접 팁
채용 절차는 일반적인 회사와 동일합니다. ‘서류심사→1차 면접→2차 면접→최종심사’순으로 이루어집니다. 간단한 면접 팁을 알려드리자면, 자신의 커리어나 경험에 대해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저도 2학년 1학기 때, 전공을 변경한 케이스라서 디자인과 관련된 커리어들이 그리 탄탄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원서에 첨부했던 제 포트폴리오(portfolio)에 대해서는 작은 부끄러움도 갖지 않을 만큼 떳떳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커리어를 쌓는 데만 급급한 것 같은데 저는 면대면 면접 때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의 말들과 연관시켜서는 ‘자신감을 가져라’라는 뜻이기도 한데요. 지원 동기에 쓸 서브 커리어(sub career)들만 단순 나열해 경험한 것을 면접 당시에 설명할 줄 모른다면 다 무용지물입니다. 따라서 많지 않은 분량의 포트폴리오라도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는 항목을 기재하길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면대면 면접이 채용에 있어 결정적인 만큼 자신의 지난 포트폴리오에 자신감을 갖고, 면접관의 눈을 맞추며 면접을 진행하는 게 중요합니다. 실제로 제가 속했던 m&y company의 대표님과 부장님은 면접 당시 저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가 인상 깊어 면접 당일에 합격 통보를 전달해주기도 했습니다.
▲ 주다연 (17⦁시디) 학우 사원 명함
디자인마케팅 직무를 선택한 이유
휴학이라는 길을 선택해서 최종적으로 얻고자 했던 것이 ‘학과 관련 실무 경험’이었어요. 전공을 살리면서, 나의 특기를 연관시킨 근무 경험이 유의미할 것 같다고 판단했거든요. 직무에 대한 관심도도 높았던 편이었고 또 자신도 있던 직종이 디자인 마케팅이라 위 분야에 좀 더 비중을 두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디자인 마케팅 이외에도 “어느 하나라도 걸려라”라는 생각으로 디자인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지원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마케팅 디자인 업무가 제가 잘 소화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 최종 결정했습니다.
디자인마케팅 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를 꼽자면 무엇일까요?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말하자면 배우 김태희씨의 안방극장 컴백 드라마로 유명했던 ‘하이바이 마마’에 나오는 아역 배우를 베이비 브랜드의 온라인 마케팅 모델로 캐스팅한 일입니다. 디자인 마케팅 사원이라고 무조건 디자인만 하지 않았고 저희는 광고 대행사였기 때문에 모든 팀원들이 온라인 마케팅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실행하는 편이었습니다. 대표님이 광고주 분들과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시는 편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활발하신 데 ‘하이바이 마마’ 아역배우 캐스팅에 실패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을 듣고 마지막으로 ‘내가 한 번 더 캐스팅 요청을 드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회사 측의 동의를 구하고 직접 컨택을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캐스팅에 성공하여 온라인 마케팅 모델로 함께 할 수 있었는데요. 이때의 캐스팅 성공이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이자 뿌듯했던 순간입니다. 캐스팅 성공 당시에 모든 회사 팀원들이 함께 기뻐했던 순간이 떠오르네요.
회사를 1년간 다니면서 힘들었던 점과 배운 점, 성취했던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꾸밈없이 말하자면 광고주들과 디자인적인 부분에서의 의사소통이 가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디자인 업무를 보는 사원이기 때문에 광고주들의 디자인 요청들을 매 순간 받게 되는데요. 저의 자체 브랜드가 아니고 광고주와 디자이너가 같은 사람이 아니기에 제가 제작한 디자인들이 매 순간 ALL PASS를 받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디자인 전공수업에서 배웠던 기초적인 틀을 실무에서는 깰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잦았습니다. 어쩔 땐 내가 갖고 있는 생각에 대해서도 말을 아껴야만 했는데요. 디자인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지 않은 회사에서 대부분 광고 대행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그들과 의사소통을 할 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제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광고주 쪽에서 비비드(vivid) 컬러들을 사용하며, 연한 느낌으로 투명하게 시안을 잡아 달라 했을 때인데요. 비비드 컬러는 선명한 컬러인데 반대인 연한 느낌을 원하셔서 8시간 동안 컨펌(confirm)을 받았던 때가 가장 심리적으로 벅찼습니다.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 느낌이었거든요. 흔한 케이스는 아니었지만, 정확한 방향성이 없는 상태에서 디자인 오더가 내려질 때가 혼란스러웠었죠.
디자인 마케터로 1년간의 실무 경험을 마치면서 바뀐 점과 앞으로의 목표
디자인 마케터로서 1년간 실무 경험을 마치면서, 저는 다시 대학교 4학년 재학생으로 돌아왔습니다. 근무를 마치고 느낀 바는 ‘확실히 휴학하고 전공 실무를 1년 동안 하고 나니 많은 것들을 얻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휴학하고 나서 초기에는 제가 좋아하는 패션 업종의 일들을 경험하고 싶었는데, 실질적으로 더 도움을 주는 일이 전공 관련 경험이더라고요. 그래서 퇴사하고 난 직후 안도감보다는 오히려 조급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막상 회사를 가보니 취업하기 위해 배워야 하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거든요. 단순히 학과에서 배운 것들로만 잘 활용해서 되는 것들이 아니더라고요. 디자인은 정말 광범위한 분야라서 다양한 시각을 지니며 적합한 툴을 잘 다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멘탈 관리도 빼놓을 순 없겠지만요.
이제 4학년 예비 졸업 학기를 시작하는 저의 새로운 목표는 다양한 스킬적인 부분을 향상시키고 그중에서도 영상 작업을 더 배우는 것입니다. 실무 경험을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막상 부딪혀보고 나니 재미있는 분야더라고요. 이런 생각을 계기로 작년 여름 때부터 Youtube를 시작했는데 혼자 이것저것 만지다 보니 흥미를 이끄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영상 편집 공부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 패션 관련 포스팅
진로 고민이 많은 디자인 전공 후배들에게
1년간의 회사생활을 경험한 저 역시 끝없는 진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도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4학년 예비 졸업반이라 막막하기도 한데요.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로 인한 고용쇼크를 맞고 한국은 실업률이 최저에 달하는 시기라 무섭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을 수도 있는 회사 생활들을 한 제가 감히 진로 고민에 대한 조언을 해드리자면 “많은 물음표를 던지고, 더 많은 느낌표를 가져라”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파고 또 파도 끝이 없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트렌드(trend)에 민감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관심이 가는 항목이 생기면 궁금증을 던지고, 사물 또는 사람을 통해 나만의 방식으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갔음 좋겠어요. 그러다 보면 채워진 많은 느낌표들이 내 자신에게 용기를 부여해 줄 거라고 믿거든요. 이미 많이 들었던 말이겠지만 자신의 커리어에 자신감을 가지고, 특히 취업준비 기간에는 자존감을 잘 지키며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디자인 관련 회사생활이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 1년 동안 묵묵히 해온 학우가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전공을 바꾸고 쌓은 커리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쓰는 점이 멋있었습니다. 경력과 스펙에 대한 불안감은 다수의 학우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위 기사는 몰입도 있게 빠져들어 읽을 수 있는 글일 것입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과 자신감 하락을 겪고 있는 학우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번 기사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