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쌓을 수 있는 스펙에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가장 흔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모전일 것 같습니다. 공모전과 같은 활동에 도전하고 싶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하거나, 정보가 부족하여 접하지 못하는 학우들도 많은데요. 연세웹진은 외국의 유명 어워드인 스파크 디자인 어워드(Spark Design Award)의 대상을 수상한 SAY!팀의 김민우(16·산디), 한세계(16·산디) 학우를 만나 공모전에 관한 경험을 나누고 왔습니다.
스파크 디자인 어워드(Spark Design Award)는 어떤 공모전인가요?
스파크 디자인 어워드(이하 스파크)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어워드로,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아이디어들을 배출하는 어워드인데요. 국제적으로 유명한 Reddot, IDEA 등 사람들이 집중하는 대회 중 하나에요. 이런 대회들은 대회마다 특징이 있는데, 스파크의 경우는 주제의 제한이 없고 문제점 해결과 파악을 위주로 봅니다. 타 공모전의 경우 아이디어만 좋으면 수상하기도 하는데, 이 어워드는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그것을 잘 구현해내는 것도 중요해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공모전과 어워드는 엄연히 다릅니다. 스파크 디자인 어워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어워드인데요. 한국에서는 콘테스트와 어워드를 묶어서 공모전이라고 표현하지만, 어워드는 각종 수상 및 런웨이도 있는 대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가비용이 있다는 점도 일반적인 공모전들과는 다르죠. 대신 수상 후에 뒤따르는 명예와 기회, 남는 경험들이 그만큼 값지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 대상을 수상한 SAY! 팀
공모전의 진행과 프로젝트 선정 과정이 궁금합니다.
한세계(16·산디) : 일단 형식적인 절차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국제공모전 사이트에서 출품 기간을 확인 후 기간에 맞게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판넬에 맞는 형식으로 제출하면 됩니다. 카테고리가 크게 학생과 일반인으로 나뉘어 있어서 본인에게 맞는 큰 영역을 선택한 뒤 그 안에서 장르를 고르면 돼요. 이번 대회에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환경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어요. 저희 팀은 시작부터 제품 디자인으로 길을 잡았고, 의견 조율 과정에서 공기청정기를 선택했습니다.
김민우(16·산디) : 앞서 기간에 맞게 제출이라고 답을 해줬는데, 이를 위한 준비 기간이 생각보다 길었어요, 대략 5개월 정도를 쏟아부은 것 같네요, 일단 저희는 프로젝트 선정 시 시작점에 유의했어요.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군을 정한 뒤 그 제품이 가지는 문제점을 찾는 경우가 매우 많은데요. 저희는 제품이라는 틀을 두지 않고 일단 일상생활 속 보이는 문제점들을 모조리 찾아온 뒤 시작했습니다. 하나로 정하고 집중하는 방식도 물론 필요하지만, 처음에는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아서 일단 다 조사를 한 뒤 외형 디자인, 실현 가능성 등을 따지다 보니 공기청정기로 좁혀지게 되었어요. 그다음 내부적으로 필터라는 부분에 집중했고, 외부적으로는 제품이 사용될 환경을 찾아가며 한 걸음씩 진행하다 보니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진행됐습니다.
공모전을 진행하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프로젝트 자체로 어려웠던 점은 생각보다 적었던 것 같아요. 보통 의견에 대한 반박을 하다 보면 기분이 상하고 팀원 간의 문제가 생길 것이라 여기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들은 저에게 재밌게 다가왔고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어요. 애초에 화제성이 있고 공감이 가는 주제 선정을 해서 그런지 의견들 하나하나가 좋았습니다. 또한 국제공모전이라 하면 언어의 장벽에 대한 걱정들을 많이 하시는데, 요즘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서 번역기를 이용한 뒤 주변 교수님께 검토만 부탁드려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어려웠던 점을 한 가지 뽑자면 결국 '시간'인 것 같네요. 공모전이라는 것이 다들 개인 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니 시간 조율이 힘들었습니다. 기간을 꽤 넉넉하게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생각처럼 깔끔하게 진행되기보다는 좀 촉박했습니다.
▲ SAY! 팀의 프로젝트 목업
공모전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접하면 좋을까요?
저희는 학교 소모임을 통해 접했습니다. 저희의 팀명이자 소속되어 있는 소모임 'Say!'는 이미 수상 경험이 많았고, 이 안에서 자연스럽게 관련 정보를 얻고 준비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국제공모전이나 큰 대회에 관한 정보들은 학교 내에서 안주하지 않고 그 밖까지 욕심을 내다보면 자연스레 찾게 되는 것 같아요. 디자인의 경우는 한국보다 해외에 더 많은 볼거리와 작품들이 있다 보니 대회도 개인적으로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좋은 공모전은 찾기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하던데, 단순히 수상하기 쉬운 공모전은 좋은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남기는 결과물이 빈 껍데기 수상 경력이 아닌 본인만의 포트폴리오가 되려면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는 공모전을 택해야겠죠.
다양한 툴과 이론들 중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무엇인지 추천해주세요.
막연하겠지만 '다'라고 하고 싶습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는 기본이고, 선택 분야에 따라서 3D를 다루는 툴도 연습하는 것을 추천해요. 요즘은 디자인 간 경계도 많이 무너졌기 때문에 다양한 툴을 다룰 수 있다는 점은 어떤 부분에서든 도움이 됩니다. 타 전공 학우들의 경우에는 가장 기본이 되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부터 추천드려요. 디자인 전공 학우들은 트랙 전공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툴을 다뤄 보시길 바랍니다. 한 분야에만 국한되는 디자인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계실 거예요.
디자인 진로를 고민하는 학우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김민우(16·산디) :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할 거 없으면 대외활동이나 공모전이라도 하라는 말을 자주 하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1, 2학년 때는 공모전에 너무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내실 없는 스펙만 쌓인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결국 모두 자신의 양분이 되겠지만 저는 그 시간을 디자인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그에 맞는 강의를 들으며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이런 기반을 다져 놓으면 3, 4학년 때는 어떤 공모전을 나가도 잘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디자인을 '예쁜 것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책임지는 작업물이라고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작품은 작가 생각과 가치관의 표현이 들어간 것일 뿐이지 표현 자체가 목적이 아님을 기억해주세요.
한세계(16·산디) : 디자인은 미술과 다르다고 말하고 싶어요. 산업디자인을 예시로 말하자면 껍질만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죠. 자동차 디자인을 위해서는 자동차의 외형뿐만이 아니라 각 부품도 모두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본인이 생각한 것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해요. 개인적이지만 공대 쪽과 가깝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공부를 계속해야 해요. 아는 정보량에 따라 생각의 깊이가 달라지거든요.
저도 1학년 때 선배와 같이 이런저런 공모전을 나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뒤 휴학을 하고 복학을 한 뒤 느꼈던 것들은 '그때 경험들이 재미는 있었지만 큰 도움은 안 되는구나'였어요. 실질적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시기에 1학년 때의 공모전들은 별다른 의미가 없었습니다. 저학년 때의 그런 활동들이 모두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을 좀 더 값지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같아요. 공모전에 대한 경험들도 도움이 됐지만, 디자인을 대하는 생각의 부분에서 많이 배운 것 같고 디자인 관련 공부를 하는 학우들이 한 번쯤 읽고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