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버킷리스트 하나씩 있으신가요? 유럽 배낭여행, 드라마 한편 다 보기 등등 많은 항목이 있겠죠? 많은 학우가 버킷리스트의 하나로 해외봉사 가기를 꼽는다고 합니다. 기자인 저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이번 겨울 방학 때 이루었습니다! 그 경험을 토대로 학우들에게 해외봉사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번 연세 웹진에서는 방학 동안 해외봉사를 다녀온 기자 이시은(17·디예)와 박지명씨(12·보행)의 경험담과 함께 해외봉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해외봉사를 신청할 수 있는 기관은 다양합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대학생 해외봉사'만 쳐도 정보가 많이 나오지만, 그 중 우리가 비교적 쉽게 신청할 수 있고 방학 동안 다녀올 수 있는 대표적인 기관만 소개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아이섹(AIESEC)입니다. 아이섹은 '평화와 인간 잠재력의 실현'을 비전으로 활동하는 세계 최대의 학생 자치 단체입니다. 현재 19개의 국내 대학에 아이섹이 있으며 그 중 우리 학교도 속해있습니다. 저도 이번 방학 때 아이섹을 통해서 다녀왔습니다! 총 126국의 국가가 운영하는 2,400개가 넘는 프로그램 중 원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신청 방법은 지원 기간 중 아이섹에 문의하면 됩니다. 해외 봉사 모집 기간에는 각종 홍보 부스와 설명회도 진행하니 관심 있는 학우는 다녀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해피무브 세계 청년 봉사단(Happy move global young volunteer)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가슴 따뜻한 세계 청년지도자’ 양성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마련한 대학생 국제 자원봉사/문화 교류 프로그램입니다. 연간 2회, 각 500명씩 총 1천 명의 청년을 선발하며 방학기간을 이용해 국외 각국( ▲ 베트남, ▲ 인도네시아, ▲ 인도, ▲ 중국)으로 파견하고 있어요. 봉사 분류는 ▲ 지역, ▲ 문화, ▲ 환경, ▲ 교육으로 나뉘며 온라인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심사는 서류-면접 방식이며 파견 전 오리엔테이션이 이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LS그룹에서 주최하는 것인데요, 2007년부터 매년 2회 공개모집을 통해 40명씩 대학생을 선발, 계열사에서 뽑힌 임직원 및 공동주관 NGO의 전문가도 함께 선발되어, 약 2개월간의 전문적인 교육 후 개발도상국으로 파견된다고 합니다. 봉사 기간은 약 10박 12일, 주로 교육봉사와 노력봉사(페인트 작업), 문화교류(공연)봉사를 한다고 합니다. 지원 방법은 해피무브와 같이 지원 기간에 온라인으로 서류를 접수할 수 있습니다.
지난겨울 방학, 아이섹을 통해 대만으로 교육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총 6주간의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하지만 제 인생에서 손꼽을 만한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대만의 초등학교, 중학교를 돌아다니며 문화 교류 및 교육 봉사를 진행했습니다. 총 3개의 초등학교와 1개의 중학교였는데요, 저희가 한 일은 주로 강연과 행사 진행이었습니다. 봉사자들 각자의 자국 소개 강연과 전통 음식을 요리해서 맛보게 하고 전통 게임을 진행하는 등의 문화 교류 프로그램과 English Vocabulary, SDG(Sustainable developing goals)를 가르치는 교육 강연 등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의 전통놀이 '팔방놀이'를 가르치고 있는 이시은 학우
가기 전에 가장 걱정했던 건 '언어의 장벽'이었습니다. 첫 번째로 언어에 있어서는 초반엔 말 그대로 ‘멘붕’이었어요. 일단 한국인은 저 혼자였는데 안 쓰던 영어만 쓰려니 죽겠더라고요. 심지어 다 외국인이어서 긴장한 것도 한몫했던 것 같습니다. 그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선택지는 중국어, 아니면 영어였는데 그렇다고 중국어를 쓸 줄 아는 것도 아니니 영어로 어떻게든 더 말하고 알아들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긴장되고 어색했지만 다들 친해지고 익숙해지니 틀려도 말해보려고 노력했고, 2~3주 차쯤에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어요.
초등학교 아이들은 영어를 잘 못 해서 의사소통의 벽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외국인인 저에게 대부분 호의적이었어요. 드라마에서 배운 한국어로 더듬더듬 말해보려는 아이도 있었고 영어로 작게 편지를 써서 주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저도 아이들과 더 잘 얘기해보고 싶어서 현지 봉사자들에게 간단한 중국어를 배우기도 했어요. 힘든 날도 종종 있었지만, 그마저도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즐기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들 해외봉사를 가려 하는 목적은 다를 것입니다. 누군가는 스펙을 위해, 또는 버킷리스트, 외국어 능력 향상, 외국 친구 사귀기 등등이 있겠죠. 저는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해외 봉사를 가면 그 나라에 오랫동안 머무르며 문화와 언어 등 다양한 것을 느낄 수 있죠. 또한, 그 기간 동안 동고동락한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관광지 중심으로 돌아다니는 여행과는 다른 경험일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그랬지만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 게 언어의 장벽일 거에요. 제일 중요한 것은 틀려도 좋으니 많이 말해보는 것입니다. 저는 같이 봉사하던 다른 나라의 친구들과의 대화 덕분에 영어가 많이 늘었습니다. 또한, 저는 평소에 미드를 보거나 팝송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것도 듣기 부분에서 조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대학생이라면 해외 봉사 한 번쯤은 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보건행정학과 12학번 막 학기 재학 중인 박지명이라고 합니다. 지난겨울에 아이섹을 통해 6주 동안 중국에 해외봉사를 다녀왔어요!
Q. 해외봉사를 다녀온 동기가 있으신가요?
거창한 동기가 있다기보다는 막 학기라서 졸업 전에 좋은 경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해외로 나가서 친구도 만들고 싶고 개인적인 여행이 아닌 문화 체험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아이섹에서 해외봉사를 홍보하는 걸 보고 지원하게 됐어요.
Q. 주로 어떤 봉사를 하셨나요?
주 봉사는 NGO와 함께 일하는 동물보호 프로젝트였어요. 유럽, 베트남, 중국 현지 봉사자들과 함께 진행했고, 야생 동물을 보호하는 교육도 받고 방생하는 일도 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진짜 동물을 도와주고 싶어서 간 것이었는데 NGO 측에서 저희가 비전문가이다 보니 일거리를 많이 안 주시더라고요.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Q. 봉사하며 힘들었던 점, 또는 문제가 있었나요?
솔직히 저도 국외에서 이렇게 영어를 쓴 것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처음 2~3주는 힘들었지만, 후에는 차차 적응해나갔던 것 같아요. 언어 쪽에서는 그렇게 고생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걱정했던 것만큼 어려운 일은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프로그램 진행하는 부분에서 문제점이 조금 있었습니다. 출국 전에 중국 측과 말이 안 맞아서 예산 문제로 고생도 조금 했고 프로그램 중에는 의사소통의 부재로 작은 트러블이 생기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 보면 그것도 다 경험이고 그 덕분에 봉사자들과 더 많이 친해진 것 같습니다.(웃음)
▲동물 보호 봉사중인 박지명 학우
Q. 해외봉사에 다녀오고 나서 성장한 점이나 달라진 점이 있었나요?
다녀온 후, 언어를 쓰는 점에서 확실히 “그냥 하면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외국인에게 내 영어가 잘 전달되는지도 모르겠고 그들이 잘 알아듣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렵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계속 얘기하다 보니 서로 대화가 잘 되고 서로 다른 나라, 다른 환경에서 자라 온 사람들이 이렇게 의사소통을 하며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 그 과정이 재미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확실히 다녀온 후 외국어 공부에 대한 관심도와 열정이 늘었고 현재 돌아와서는 학교에서 하는 글로벌 빌리지 활동도 하고 있답니다.
또한, 다녀와서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뭔가 내가 할 수 있는 게 더 많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아는 조그만 지식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아이섹 신조 중에 “Open your eyes”라는 게 있는데 그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죠.
Q. 해외봉사를 계획하거나 고민하는 중인 학우들에게 조언해줄 게 있다면요?
못해도 한번은 경험해보는 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한 봉사는 한국인들이랑 함께 있지 않고 저 혼자 떨어져서 다른 나라 친구들과 어울리는 거였는데, 제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세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도 생기고 문화적인 다양성도 많이 느꼈어요.
외국 친구를 사귀는 것은 생각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에요. 물론 귀국하면 얼굴 보기는 쉽지 않지만, 그만큼 같이 있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세계에 대한 안목도 넓어집니다. 되게 놀랐던 점은 대개 한국 사람이 정이 많다고 하는데 나가 보니 다른 나라 사람들도 굉장히 정이 많고 따뜻했어요.(웃음)
또한,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를 홍보할 기회도 됩니다. 제가 다녀온 중국의 경우엔 반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에게 한국을 소개해주고 잘못된 것을 알려주면서 인식을 바꾸는 과정이 아주 뿌듯했어요! 저도 우리나라에 대해 알려주면서 다시 배우고, 또 상대방의 문화도 배우는 그런 과정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6주였습니다. 방학의 3분의 2 이상을 쓰는 것이기도 하고 혼자 타지에 나가는 것이었기에 부모님도 저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서 느낀 것은 불안은 불안이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걱정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안 갔으면 분명 후회했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버킷리스트 한 편에 작게 적어두고 아직도 망설이는 분이 계신다면 창창한 대학생일 때 한번 쯤 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상 기사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