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란 분야는 아주 많은 방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또한, 개인에 따라 무궁무진한 진로를 창출해낼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전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꿈이나 목표를 펼치려는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삼성전자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김태호(05·디예) 동문을 만나 인터뷰하며 디자이너의 현실을 취재해보았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시각디자인과 출신 김태호입니다. 저는 3학년 때 알게 된 삼성 디자인 멤버십이라는 프로그램(이하 멤버십)을 3년 동안 했었는데요. 1년은 학교와 병행하며 진행하고 2년은 휴학 후 계속 이어갔습니다. 현재는 이 멤버십을 통해 특채로 삼성전자에 입사하여 TV사업부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삼성 디자인 멤버십이란 무엇인가요?
삼성 디자인 멤버십이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운영되며 학생들에게 산학 프로그램과 다양한 디자인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디자인 전문가를 육성하는 단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해에 기수별로 모집하며 다양한 대학에서 모집하기 때문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삼성 멤버십 전형이라는 특채를 통해 삼성전자에 입사할 기회도 도전해 볼 수 있어요. 인턴이나 공채는 매해 하는 것이 아니지만 특채는 매해 뽑고 있기 때문에 괜찮은 방향이라고 할 수 있죠.
Q. 디자이너로서 하는 일
삼성전자는 큰 회사이기 때문에 부서별로 하는 일이 다양하고 성격도 천차만별인데요. 제가 일하는 TV사업부에서는 보통 그래픽 디자인과 패키지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매장에 출시되는 패키지 위주로 작업을 하는데, 패키지에 들어가는 TV 사진을 직접 찍기도 해요. 그리고 디자인을 설명하는 책이나 영상을 작업하기도 합니다.
Q. 작업 진행 과정
학생 때는 보통 혼자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기업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방식이 달라요. 주로 협력업체와 일이 진행되다 보니 누군가를 설득하는 마케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요. 또한, 한국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도 운영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모든 대처도 준비해야 하죠. 디자인할 때에도 혼자 작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조절해야 하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다른 부서와의 조율과 협의를 통해 결과를 만들기 때문에 많은 수정이 오가는 편이죠.
Q. 디자인 작업과정
전략부서에서 이번에는 어떠한 대상들을 위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정한다면 사전에 그 대상들을 조사해요. 그 후에 조사한 정보를 토대로 협의하여 ▲ 그래픽, ▲ 영상 분위기, ▲ 사진 등을 정하게 됩니다. 제품디자인 시안을 받으면 스튜디오와 촬영한 후 CG와 인쇄 디자인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패키지에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디자인에 포함되며 나라마다 법적인 문제들이 다르기 때문에 디자인 또한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집니다.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어서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해요.
Q. 의견 조율이 힘들 때 해결방법
디자인은 마감기한이 있기 때문에 깔끔하게 모두가 만족하는 의견을 정하는 것은 힘들어요. 누구든 불만을 가지지 않는 선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그사이의 중간적인 디자인이 많이 나오는 편이죠. 하지만 이런 과정도 디자이너들에게는 도전이 됩니다. 상대를 설득시켜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저희에게 도전과제 같은 느낌이죠.
Q. 디자이너로서 중요하게 생각할 점
저는 취업하기 전에 자신이 어떤 방향성을 가졌는지 스스로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디자이너라도 디자인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있는 반면에 디자인 후에 프레젠테이션을 좋아하고 잘하는 성향이 나뉘어 있어요. 그래서 스스로 작업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성향과 협상을 통해 결과를 쟁취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성향 중 어떤 것이 더 자신에게 맞는지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죠.
▲인터뷰 중 김태호 동문
Q. 학부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
2학년 때부터 포스터 같은 그래픽 작업을 하게 됐는데, 이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보기에 예쁘기만 한 디자인보다는 안에 담긴 뜻이나 문장이 의미가 있어야 좋은 디자인이 나오는 것이라고 가르쳤거든요. 이 말은 아직도 저에게 유효하고 그만큼 중요한 가르침이지만 많은 디자이너가 안 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해요. 디자이너마다 추구하는 바는 다르겠지만 좋은 의미가 담겨야 좋은 디자인이 나온다는 것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진정성 있는 디자인이 더 좋게 와 닿는 것도 사실이고요.
Q.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디자이너로 입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포트폴리오에 내가 가진 것들을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내가 콘텐츠를 얼마나 이해하고 쉽고 재밌게 설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디자인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차를 나누고 남이 봤을 때 어떤 것이 더 쉽게 느껴지는지 아는 능력이 필요해요. 물론 처음에 풍성한 글과 그림으로 독특한 충격을 주는 게 시작이죠. 그 전에 필요한 것이라면 아무래도 여러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해본 프로젝트나 경험이 적다면 쓸 내용이 현저히 줄어드니까요. 최종적으로는 지원하는 기업의 성격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프로젝트를 어떤 순서로 배열하여 구성할지를 고민하고 이 책의 콘셉트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디자이너로서 필요한 자질
학생 때는 잘 몰랐는데 취업 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콘셉트 기획이나 대상 자료를 알려고 하면 사전지식이 중요하게 작용해요. 능력적인 면에서는 디자인하는 직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기술적인 능력이 필수로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디자인 툴을 다룬다는 것은 디자인하면서 기본적으로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 같아요. 기초적인 능력은 갖추고 있어야 하며 부가적으로 독창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디자이너에게 바라고 생각하는 점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요. 예쁘고 아름답게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어떻게 하면 더 다르게 느껴지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며 본인을 개발해 가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Q. 앞으로의 미래계획
사실 앞으로 디자인 전공이 아니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디자인 전공을 하면서 배웠던 것들은 무엇을 하던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아직 확실히 정해진 계획은 없지만, 최근에 가장 고민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요즘에는 저만의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그래서 무엇을 하던 내 것을 찾자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답니다.
Q. 디자인 계열 진로를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디자인하는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색이 강해서 튀는 경우가 많아요. 오히려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뚜렷하고 자신의 색을 찾아 세상에 돋보이려는 성향이 강해요. 주체적으로 본인의 색을 드러내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집단이 디자이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진로를 택한 것은 잘한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본질을 깨닫는 것이 중요해요.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무슨 디자인을 좋아하는지 나에 대해 계속 고민하는 것이 항상 필요합니다. 또한, 호기심을 가지고 많은 경험을 위해 돌아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김태호 동문을 취재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있으면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게 될 텐데요. 나는 누구인가부터 시작해서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 많은 고민을 하게 한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김태호 동문의 솔직하고 현실적인 답변들을 통해 좋은 계기가 되어 미래를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