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좋은 날씨만큼이나 좋은 열매들이 시간의 결실을 보는 달입니다. 무언가에 노력을 기울이고 시간을 공들여 한 활동들이 좋은 결과물을 냈을 때의 보람과 기분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만큼 값진데요. 학우 여러분들은 이번 방학 동안, 또 학교에 다니는 동안 그런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없으셔도 괜찮습니다. 아직 최선을 다해 준비한 것이 없어도, 엄청난 땀을 흘려 준비한 것이 비록 빛을 못 봤다 할지라도 오늘 소개해드릴 의공학부 2LPGJ팀을 만나보신다면 그들의 준비 과정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까지 잡으실 수 있을 테니까요. 성공하려고 준비를 한 것이 아니라 준비를 마치자 성공이 찾아 왔다고 말하는 그들을 어서 빨리 만나러 가볼까요?
▲ 인터뷰 중인 이용흠 교수와 곽지연, 박주현 학우
팀 소개를 해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의공학부 재학생 4명으로 구성된 2LPGJ팀입니다. 팀 이름에 대해서 궁금해하실 텐데 사실 큰 뜻이 있는 건 아니에요. 담당 지도교수이신 ▲ 이용흠 교수와 ▲ 이자우 학우의 성을 따 2L, ▲ 박주현 학우의 P, ▲ 곽지연 학우의 G, ▲ 조민서 학우의 J를 조합해 만든 팀명입니다. 참 이과스러운 팀명이죠?
학술대회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전에도 저희 아이템을 가지고 낼 수 있는 공모전을 찾아봤었어요. 그러다 보건복지부 산하에서 주최하는 ‘바이오 창업 경진대회’에 저희 아이디어를 가지고 출전해서 창의상을 입상하게 됐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갖고 대한의공협회 학술대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디자인 설계를 통한 생리완화기기 시제품
Q. 어떤 아이디어인가요?
A. 의료기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논의할 때 교수님께서 저희 팀에 여자가 많으니까 여성들의 고민인 생리통에 대한 의료기기를 만들어도 괜찮겠다며 제안해주셨어요. 현재로서는 생리통의 대안이 진통제가 전부거든요. 아이디어를 더 얻기 위해서 생리통을 겪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진통제를 먹다 보면 내성이 생겨 꺼려진다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의공학도로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학교에서 하는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수강하면서 직접 아이디어를 가지고 회로도 설계해보고 LINK 사업단에서 지원하는 시제품 제작을 통해 외부기업에 의뢰해서 생리통 완화 기기를 만들게 됐습니다.
Q.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일단 팀원들과의 활발한 의사소통이 제일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다들 의공학부 재학생이니까 관심 분야도 같고 대화 주제도 잘 맞고 시간표도 비슷하다 보니 자주 모여 이야기를 할 수 있었죠. 그리고 학우마다 잘하는 분야가 달라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또 1년 동안 학부연구실 생활을 같이했는데 정말 1년 내내 정겹도록 얼굴 맞대면서 생활하니 서로 많이 의지하고 힘이 된 거 같아요. 방학 때는 연구실과 집만 왔다 갔다 하면서 숙식도 거의 연구실에서 해결했어요. 의료용 침대에서 자기도 하고요. (웃음) 물론 저희의 노력도 있지만, 담당 지도교수께서 잘 지도해주시고 방향을 잘 잡아주셨어요. 일주일에 한 번 만나기도 힘든 교수님도 많은데 저희는 매일 만나 미팅을 진행했을 만큼이요. 공모전뿐만 아니라 연구실 생활을 하며 실험을 할 때도 많이 지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큰 힘이 됐답니다.
Q. 2LPGJ팀만의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디어 경진대회라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대회인데 저희는 이미 시제품이 제작되어 있었어요.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갈지를 구상했다는 점에서 다른 팀들에 비해 높게 점수를 받았던 것 같아요. 또 준비 기간이 길었던 덕분에 실험에 대해 깊게 연구하다 보니 전문적인 내용이 많았죠
▲ 대상을 수상한 2LPGJ 팀
시험 기간에 시상식에 올 수 있냐고 연락이 왔어요. 저희는 당연히 상을 받는다는 생각을 못 하고 시험 기간이라 갈지 말지를 고민하다 못 간다고 하니 주최 측에서 “대상이신데 안 오시면 어떡해요?”라고 했던 게 생각나요. 대상이면 앞에 나가서 발표해야 하는데 저희는 준비도 전혀 안 돼 있었거든요. 전화가 온 뒤 교수님께 대상이라고 말씀드리니까 교수님께서도 믿기지 않으신 듯이 ‘대상’이 아니라 ‘발표대상자’ 아니냐면서 농담을 던지셨죠.
박주현(14·의공)학우
저는 학술경진 대회에서 상을 탈 거란 생각을 못해서 수상한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생리통 완화 기기를 작년 2학기부터 연구했었는데 처음에는 이 아이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었어요. 그렇지만 방학 때부터 꾸준하게 실험하다 보니 이해도가 점점 높아진다는 게 몸소 느껴질 때 가장 보람찼습니다.
곽지연(14·의공)학우
방학 동안 연구실에서 교수님과 더불어 4명의 학우가 매일 같이 모여 서로 다른 분야들을 공부해서 서로 가르치는 형식으로 발표 미팅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공유해서 축적 된 지식을 통해 직접 회로설계도 해보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더욱더 뜻깊었던 것 같아요.
이용흠 교수 (의공학부 교수)
시간 투자에 비한 대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학생들이 실력도 있고 열심히 했지만 공들인 만큼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실력도 실력이고 지식도 지식이겠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사고도 한 단계 성숙해지고 사회에 나가서도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보단 자신감을 가지고 더 잘 적응할 거라 믿습니다. 꼭 의공학부가 아니더라도 ‘연세인’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학교에서 부딪혀보고 깨보는 것은 넓은 시야를 가지고 더 큰 곳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이라고 생각해요. 또 대학교 만큼 도전에 자유로운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안에만 있다 보면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들이 참 많다고 느껴지는데요. 학교를 조금만 벗어나 보면 시각은 대단히 넓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2LPGJ의 인터뷰를 들어보니 우리 학교의 표어인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8:32)’는 말은 꼭 지식에 대한 진리는 아닌 듯합니다. 도전과 경험을 통해 넓은 시각으로 보는 진리와 자유 또한 포함되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