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
사람들은 삼성의 반도체 산업을 보며 '형님의 질주'라고 부릅니다. 삼성반도체가 형님이라 불리는 것은 전혀 놀랍지가 않은데요. 이번 2분기 삼성전자 내 반도체 사업 실적만 봐도 그렇습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6조 9000억 원의 절반인 3억 4000억 원이 반도체 실적이니 말이죠. 그렇다면 지금부터 삼성반도체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신진현 부장과 함께 속속들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신진현 부장과 함께
신진현 부장은 삼성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플래시 개발실에서 근무하고 있는데요. 현재는 버티칼 낸드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양산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버티칼 낸드(V-낸드)는 2013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것이기도 한데요. 신진현 부장의 말에 의하면 버티칼 낸드는 기존 제품보다 40%가량 전력 소비량이 적다고 합니다. 하지만 데이터 처리 속도는 2배 이상 빠르며, 같은 원재료로 만들 수 있는 양도 2배에 가깝다고 합니다.
'반도체'하면 온몸을 흰 천으로 덮고 아주 작은 칩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나요? 삼성반도체는 어떤 곳이며, 그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삼성반도체의 이유 있는 자부심
현재 삼성반도체는 메모리 분야에서 일등을 지키고 있습니다. 삼성반도체의 직원들은 최고의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그에 따른 상당한 보상도 자부심의 근거가 됩니다. 신진현 부장은 삼성반도체가 타 회사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에 반해 단점은 그 자리를 계속 지켜야 하므로 경쟁이 치열하고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와 책임감이 크다는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
삼성반도체 내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합니다. 업계 일등을 유지하려면 항상 타 회사보다 먼저 개발해야 하고, 새롭게 나가야 합니다. 또한 내부적 경쟁도 만만치 않은데요. 삼성이 상위권 기업인 만큼 그 안에는 좋은 인재들과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회사 내에서 또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고, 항상 그런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내부적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삼성반도체가 '형님'이라 불리는 데는 그만큼의 치열한 경쟁과 그에 따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회사 내 환경 및 분위기
신진현 부장은 "예전에는 별 보고 퇴근할 정도로 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요즘엔 '출퇴근 자율제'라고 해서 자신이 업무를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는데요. 이 제도는 경쟁으로 인한 업무를 인위적으로 분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한 부서에 과중한 업무가 몰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분위기 또한 예전과는 사뭇 달라졌다고 하는데요. 예전에는 가족적인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개인의 생활을 존중해주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회식을 늦은 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요즘에는 간단하게 식사만 하는 형태로 변화된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사회가 점차 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로 변하면서 회사 안에서도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혜택
근수휴가를 아시나요? 근수휴가란, 일을 열심히 한 보상으로 주는 휴가를 의미합니다. 삼성에서는 ▲ 10년, ▲ 15년, ▲ 20년이 되면 근수휴가를 줍니다. 특히 요즘은 10년 차나 20년 차가 되면 2주에서 3주 정도 긴 휴가를 준다고 하는데요. 또 다른 혜택은 분기별로 부서 내에서 단체 문화활동과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금전적인 지원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 축구, ▲ 등산, ▲ 낚시, ▲ 당구 등이 있으며 여자 직원 중에 서는 모여서 뜨개질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들이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회사가 보유한 콘도를 미리 신청해 사용할 수 있으며, 계열사인 에버랜드와 캐리비안베이를 싼 가격으로 가족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해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회사에 가족들을 초청해 함께 어린이날을 보내며 봄, 가을에는 '사랑의 달리기'라는 행사를 통해 가족과 함께 행사를 즐깁니다. 이러한 혜택들은 직원들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고 힐링(healing)해 더 좋은 실적을 내도록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됩니다.
외국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한 삼성반도체의 대응
최근 IT 업계에서 중국의 놀라운 발전과 일본의 꾸준한 기술개발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문과 걱정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신진현 부장은 이러한 우려에 대응하는 근거를 설명했습니다. 메모리 사업부를 기준으로 D램과 플래시 부분에서 경쟁하고 있는 업체로는 ▲ 마이크론(미국), ▲ 도시바(일본), ▲ SK하이닉스 세 개 정도가 있습니다. 현재 일반 D램은 삼성이 1992년부터 계속 1등을 유지하며 경쟁사보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앞서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삼성반도체의 기술을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플래시의 경우는 일본의 도시바와 경쟁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항상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삼성은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버티칼 낸드'라는 신기술을 개발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고자 합니다.
신진현 부장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반도체라고 해서 '뭔가가 더 필요하다.' 이런 것은 없습니다. 삼성반도체에서 선호하는 전공을 언급하자면, ▲ 전자공학과, ▲ 기계과, ▲ 화학이나 화공, ▲ 재료공학과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인사 업무를 담당하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잘 모르지만, 기술 면접을 볼 때 면접관들이 물어보는 것을 잘 모른다면, 그것과 유사한 부분이라도 적극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을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면접관들은 그 사람이 아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니까요. 모든 것을 사람들이 다 알 수는 없으므로 그와 유사한 부분이라도 본인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학교에서는 항상 교과서라는 지침서를 가지고 교수가 강의합니다. 그래서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우등생이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교과서 같은 지침서나 지도교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예측하지 못한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적극성을 가지고 헤쳐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즉 회사에서는 적극성을 가지고 끝까지 인내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회사에서는 필요로 하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회사에서 훨씬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신진현 부장은 '적극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말해, 취업준비생이라면 다른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적극적인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는 지금 취업 준비생들에게 말합니다. 자신이 하는 것이 정말 내가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말이죠.
저는 취재를 하면서 삼성반도체가 '형님'으로 불리기까지 많은 경쟁과 노력이 있었고, 그에 따른 회사에서의 여러 가지 지원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면서 적극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동안 무엇인가에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찾아서 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습니다. 어쩌면 취업에 대한 고민은 '스펙을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보다는 '자신이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무언가를 찾은 것인가?'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사를 통해 삼성반도체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풀렸고,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