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우의 근심 중 하나인 취업. 청년들의 일자리 얻기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여학우들의 취업률은 역대 최하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걱정될 학우에게 힘을 나누어 줄 수 있는 기업, 해피문데이를 소개합니다. H&B 스토어 GS 랄라블라의 생리대 판매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회사인데요. 두 여성 대표의 이야기로 시작해 지금까지 전 세계의 월경인들을 위하여 힘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연세웹진에서 해피문데이의 월경 이야기를 들려줄 김도진 대표를 만났습니다.
▲ 해피문데이 생리대
해피문데이(https://happymoonday.com)는 2017년 7월에 설립된 페미닌 헬스케어기업으로, 여성건강을 생각한 유기농 생리대를 만들고 월경주기에 맞춰 배송합니다. 해피문데이가 생리대를 만드는 데 있어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 무해성이 검증된 재료만 사용할 것, ▲ 피부에 자극 없이 편안할 것, ▲ 월경혈 흡수라는 제 기능을 다할 것. 물론 생리대 하나로 월경 때 생기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생리대 때문에 더 아프거나 힘들지 않도록, 정직하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해당 영상에서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r1zoMXiKemo
판매 수익금 일부로 “월경언니”라는 이름의 여성건강 정보 분야에서 믿을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는 10대 소녀들에게 생리대를 1년 약정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모든 여성이라면 월경 날에 불편함과 짜증남이 있잖아요? 저도 그걸 꾸준히 축적해왔던 평범한 월경인이었어요. 피부가 예민하고 생리통이 심했던 편이라 생리대 선택에 좀 더 예민한 편이었죠. 그러다 깔창생리대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월경은 여성으로 태어난 이상 피할 수 없는 부분인데, 그것 때문에 학교도 못 가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에요. 그런 사람들에게 좋은 생리대를 기부하고 싶어 프로젝트처럼 시작한 게 창업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했나요?
처음엔 많이 연구하고, 만나고, 돌아다녔어요. 만나는 사람들 모두와 생리대 이야기를 했었죠. 일단 생리대와 관련한 현실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불가능한 부분을 발라내는 과정이 있었어요.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면 그 구조적 이유를 찾아내고,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국외에서라도 찾아내는 과정의 반복이었죠. 그러다 보니 실제 제품이 나오고 법인이 세워 시작하기까지는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어요.
참고로 저는 해피문데이 이전에 스타트업에서 PM(Product Managers), 공동창업자 그리고 짧게나마 VC(Voluntary Chain)에서 심사역으로 5년 정도 일했던 경험이 있었는데요. 그 때 축적된 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창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해결하고 싶은 큰 의지’라고 생각해요. 창업을 준비하다 보면 요즘 이게 유행하니까, 이거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로 시작하면 버틸 수 없을 위기의 순간이 있어요. 창업 후엔 이 사업이 안 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상황이 놓여 있기도 하고요. 능력이 뛰어난 사람, 네트워크가 좋은 사람. 이런 창업자가 성공으로 가는 데 분명 힘이 되겠죠. 하지만 조직 안에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일이 되게끔 할 사람’ 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남들이 보지 못한 무언가를 봤기 때문에, 만들어 갈 그 가치의 힘을 믿기 때문에 시작한 사람이잖아요? 그러니 의지가 강력할수록 더 준비된 창업자라 생각합니다.
물론 운이 매우 좋아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것을 기대하면서 내 삶, 그리고 날 믿었기 때문에 함께 시작한 동료의 삶을 맡기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요?
분명 실패할 수 있는 길이고 어쩌면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아요. 하지만 그럴수록 도전하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업계와 사회의 발전에 도움을 줄 만한 발판을 밟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불편했던 점이나 어려웠던 게 있었다면 어떤 것인가요?
하나도 쉬운 게 없어요. 이것 좀 불안한데? 싶으면 슬픈 예감은 항상 맞아버리죠. 사업하다 보면 사회는 내 생각보다 더 최적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과 조금만 다르게, 새롭게 하려고 하다 보면 항상 마찰이 생기죠. 거의 모든 부분이 그 마찰을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에요.
▲ 해피문데이 대표
더 하고 싶은 일이나, 아직 하지 못한 것이 있나요?
해피문데이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인걸요. 바탕을 잘 쌓아나간 후 위에 올리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하지만 한 번에 다 할 수는 없으니 월경 경험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실행해보고 있어요. 제품군 측면으로 올해 안에 탐폰이 출시될 예정이랍니다!
앞으로의 목표를 알려주세요!
작년엔 생산 쪽과 운영 분야 안정화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그 땅 위에 서서 해피문데이-다움이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실험해 보는 것이 목표예요. 즉, '다른 생리대 회사와 비교했을 때 뭐가 특징적인 장점인가요?' 라는 질문을 듣지 않게 된다면 올해 목표는 성공한 거겠죠. 고객분들은 월경 케어 서비스의 '케어' 부분이 더 강화되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장기적으로 존재 가치가 확실한 기업이 되고 싶어요. 해피문데이가 존재함으로써 여성이 더 건강해지고, 그 덕분에 더 행복한 사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여성의 여러 신체적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시대에 맞게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큰 꿈을 품고, 담대하게 나가주세요. 대학생일 때만 해도 눈치채지 못할 유리 장벽이 졸업 후 사회에 나가면 바로 내 위에 있구나, 로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 날이 오면, 무력감에 좀 쉬어가도 멈추지는 마세요!
생리대를 만들고, 월경 케어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일은 제가 여성이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였어요. 하지만 저처럼 꼭 ‘여성만’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멋진 통솔력을 가지고 사업을 해나가시는 선배들이 많아요. 그러니 절대 사회의 시선과 현실에 여러분을 가두지 마세요.
새로운 분야일수록 본보기가 적거나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어요. 아직 여성의 이야기가 많이 부족한 것도 그 이유일 수 있고요. 그럴 때면 답답해하기보다는 좋은 자극, 영감을 주는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걸 추천해요. 나와 다른 분야일수록 더 재밌더라고요. 그들과 함께 서로 고민을 나누며, 성장해가는 게 롤모델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여학우들의 취업률에 적잖이 충격을 받고 기사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해피문데이의 이야기가 또 다른 시작의 계기로 발전됐으면 좋겠습니다. 여학우들의 진로와 창업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말에 흔쾌히 응해주신 해피문데이 김도진 대표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