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코스피 지수가 하락했다는 말과 함께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종이 서류를 들고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유망 종목을 알려주는 애널리스트들의 모습. 이 두 모습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네, 바로 주식이 관련됐다는 점인데요. 이 주식이라는 것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곳이 바로 증권회사죠. 이 증권회사가 어떤 곳인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SK증권 본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재직 중인 연구위원을 연세웹진이 만나봤습니다.
▲ SK증권 여의도 본사 입구
Q. SK증권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1955년 설립된 SK증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주식, 채권 등을 발행하고 유통하거나, 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업무 등을 하는 금융투자회사입니다. ‘주파수’, ‘시럽웰스’ 등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해서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부서는 ▲ 리테일(Retail)사업부, ▲ 법인사업부, ▲ 기업금융사업부, ▲ 투자사업부, ▲ 글로벌사업부, ▲ 디지털금융사업부, ▲ 경영지원부문 ▲ 대외협력단 등으로 나뉘어 있어요. 참고로 현재 SK증권은 J&W파트너스에 매각되어 SK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는데요. SK(주)와 계약 당시 2020년 12월 말까지 SK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에 합의했기 때문에 사명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주로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인가요?
직무별로 말씀드릴게요. 먼저 PB(Private Banker)는 SK증권의 여러 지점에서 일반 고객들을 상대로 하고 있어요. 고객들에게 ▲ 종합자산관리, ▲ 투자 상담, ▲ 투자설계, ▲ 각종 금융상품 판매 등의 업무를 제공하죠. 앞서 말씀드린 부서 중 리테일 사업부가 PB들이 일하는 곳입니다. IB(Investment Banking)는 본사에서 ▲ 기업금융 제반 업무, ▲ 채무/지분증권 인수, ▲부동산금융, ▲국제금융, 사모투자펀드 제반 업무 등을 담당합니다. 법인영업팀 역시 본사에서 ▲ 법인고객 대상 유가증권 매매수탁 및 중개, ▲ 금융투자상품 판매, ▲ 자산운용컨설팅 등의 업무를 담당해요. 자산운용팀은 ▲ 지분/채무증권 및 각종 금융상품 운용, ▲ 파생상품, 구조화 상품 등 개발/설계/매매/해지, ▲ 자기자본투자 등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리서치팀은 ▲ 산업 및 기업분석, ▲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분석, ▲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및 종목개발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데, 보통 애널리스트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이 업무를 담당하죠. 경영지원팀은 일반적인 회사들과 같이 ▲ 마케팅, ▲ 기획, ▲ 재무, ▲ 인사, ▲ 홍보, ▲ IT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어요.
Q. 회사 분위기나 복지는 어떤가요?
증권회사 같은 경우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복지는 보통의 기업들과 비슷한 것 같아요. 연차나 휴가는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자녀 학비, 의료비, 경조사비 등을 지원해줍니다. 최근에는 직원들의 멘탈도 관리해주는 프로그램도 생겼고, 자기계발을 위한 온라인 강의 또한 지원하고 있어요. 연봉 같은 경우 정확한 액수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웬만한 대기업 부장급보다 조금 더 많이 받습니다. 애널리스트 특성상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기 때문에 돈을 더 받는 점도 있죠. 제 직급이 대리나 차장 같은 게 아닌 연구위원인 이유도 계약직이기 때문이에요. 저는 정규직으로 입사해서 계약직으로 바뀐 케이스인데 여기에 불만은 없습니다. 회사 자체에서도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을 선호하는 추세라 증권회사에 입사하실 분들은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SK증권 여의도 본사 내부
Q. 채용 과정은 어떻게 진행 되나요?
SK증권은 신입사원 공개채용과 경력직 채용으로 나눠져 있어요. 4월에 인턴, 9월에는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입니다. 먼저, 인턴 같은 경우 4월에 지원을 받고 서류전형을 진행하고 5월에 SK종합적성검사를 받습니다. 6월에 1, 2차 면접을 보고난 후, 7, 8월에 인턴십 과정을 진행하는데요. 인턴십 과정 수료 후, 9월에 보는 최종임원면접에서 합격한 사람에게 입사 제안을 하게 됩니다. 신입사원 공개채용은 9월에 지원서를 받고 서류전형을 진행한 다음, 10월에 SK종합적성검사를 본 후, 11월에 1, 2차 면접을 보고 12월에 최종임원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발표합니다. 원칙적으로 채용대상에 성별, 연령, 학력에 대한 제한과 차별은 없어요. 하지만 직무별로 필요한 자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공고를 잘 확인해야 해요. 또한 서류 제출 시, 영어 스피킹 성적 제출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 BULATS, ▲ OPIC, ▲ TOEIC Speaking, ▲ G-telp Speaking 중 하나를 선택해 제출하면 돼요.
경력직 채용의 경우 연간채용계획에 따라 상시 진행됩니다. 진행되는 과정은 비슷해요. 서류전형 후, SK종합적성검사를 본 다음, 면접을 진행합니다. 다만 다른 점은 면접이 원칙적으로 3단계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지원자들은 현업부서와 사전 인터뷰를 진행한 뒤 임원면접을 거쳐 CEO면접을 보게 됩니다. 면접 순서는 탄력적으로 통합 운영될 수 있어요. 보통의 경우 신입사원 공개채용으로 많이 지원하실 테니 SK적성검사와 영어 스피킹 준비에 만전을 기하시기 바라요.
Q. 취업 준비 시 알아둬야 할 팁이 있다면?
SK증권만이 아니라 취업 시장에 뛰어드는 모든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3가지 말이 있는데요. 첫 번째로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 업무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분야가 뭔지 잘 알고 있다면 취업 준비 시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해요. 저를 예로 들어볼까요? 제가 SK증권에 지원했을 때, 국내외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한창 유행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면접장에서 싸이에 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공식적인 면접 질문은 아니었고 면접이 다 끝나고 ‘혹시 하고 싶은 말 있나요?’라는 질문이 나올 때쯤 한 면접관이 지나가던 말로 물어본 거였죠. ‘요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다른 지원자들은 ‘K-POP의 위상이 올라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진 것 같다’ 등의 답변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YG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어요. 여러분이 면접관이라면 어떤 지원자를 뽑으시겠어요? 결과적으로 당시 SK증권 합격자는 단 한 명, 저 혼자였습니다. 단순히 지나가는 질문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면접관들에게는 평소에 지원자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는 질문이었죠.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면접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 업무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것을 다른 지원자들보다 확실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관심사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또 잘 알고 있을 필요가 있겠죠.
두 번째,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실무와 관련된 키워드를 꼭 넣어야 합니다. 면접관들은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소개서를 중시합니다. 물론 정독하지는 않지만 속독으로 다 훑어봐요. 그런데 자기소개서에 실무와 관련된 키워드를 쓴 지원자가 있다면 당연히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어요. 실무와 관련된 키워드를 어떻게 아냐고요? 실무자를 만나보세요. 그게 제일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최강의 무기예요. 사회의 쓴맛을 경험할 만큼 경험한 대부분의 사회인들은 사람들을 대할 때 철저히 득실관계를 따집니다. 하지만 대학생은 달라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가 없거든요. 대학생을 위험인물로 간주하고 매몰차게 내쫓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학생 신분일 때만 할 수 있는 일들은 막 거창하고 그런 것만 있는 게 아니에요. 저 같은 경우 대학생 때 시험을 앞두고도 실무자를 만날 기회가 있다면 만남을 가장 우선시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보기도 하면서 많이 만나봤던 거 같아요. 실무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현실적인 이야기,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 등등 물어보고 싶은 것들은 다 물어보세요.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잘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로 자신의 경험을 잘 살렸으면 좋겠어요. 저는 애초 증권회사 입사가 꿈이었어요. 그래서 대학생 때 경제 동아리를 만들어 실제 회사와 같이 직급도 만들고 자본도 활용해가면서 실적을 내기도 했어요. 이 경험은 큰 도움이 됐죠. SK증권 면접 때 ‘자신이 SK증권에 입사한다면 어느 지역, 어느 지점에 가서 어떤 상품을 어떤 고객들에게 팔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어요. 10분이라는 시간을 주고 그에 대한 답을 준비한 뒤 발표하는 거였는데 다른 지원자들은 질문에 딱딱 맞춰서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아리를 통해 경험한 것들을 말했어요. ‘예전에 실제로 일을 이렇게 진행해보니 이런 결과를 얻었다’라는 식이었죠. 면접관들은 다른 지원자들에게 많은 질문을 다시 던졌지만 저에게는 단지 ‘밖에서 뭐하다 왔느냐’는 질문만 했어요. 경험해보지 않고 고민해서 내놓는 답보다 실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경험이 부족해 교육이 필요한 사람보다 경험 있는 사람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어요. 어떤 경험을 할 것인가는 여러분의 선택과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좋은 경험을 쌓기 바랍니다.
취재를 하면서 취업에 대한 준비방향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가이드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이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말을 많이 해준 것 같아요. 특히 평소에 관심사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마지막으로 경영이나 경제학 관련 수업을 들어보지 않아서 인터뷰할 때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해주면서 인터뷰에 응해준 연구위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기사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