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 저녁6시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의 노천극장에서 열정락(樂)서가 열렸다. 작년의 열정락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서인지 두번째로 진행된 이번 열정락서 역시 열기가 대단했다. 야외강연으로 진행되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열정으로 가득한 학생들에겐 걸림돌이 되지않았다. 이번 강연은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 채승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정현모 KBS PD 멘토들이 ‘열공 노하우’를 주제로 진행했다.
** ‘열정락(樂)서’는 삼성그룹의 대학생 대상 소통 프로그램으로 삼성의 CEO와 임직원, 경제경영 문화계 대표 인사들이 멘토로 나서 대학생에게 열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신개념 토크 콘서트다.
개그맨 김기열의 진행으로,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의 첫 번째 강연이 시작되었다. 강성태 대표는 프로그램 ‘공부의 제왕’으로 얼굴을 알렸다. 상위 0.01%의 신화를 가진 그가 강연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빈부와 지역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에게 공신 멘토 한 명씩을 만들어주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젊었을 적 패기있게 시작한 이 도전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번 강연도 그 꿈의 연장선에 있다.
**공신닷컴은 설립자인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강성태와 그 동생 강성영, 서울대학교 의예과 육지후를 필두로 하는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만든 사이트이다. '공신'이란 사이트 제목의 의미는 '공부를 신나게'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교육봉사 동아리에서 시작한 공신은 우수 사회적 기업으로 도전하고 있다.
학창시절 멘토가 없어 대학 1학년 시절 방황했던 경험담을 소개한 그는 공부를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공부의 설렘을 찾는 것”임을 강조했다. 설렘을 찾은 비법으로 공부의 원칙 2가지를 언급했다.
1. 복습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망각곡선에 따르면 공부 후 1시간이 지나면 내용의 55.8%를 망각하고, 24시간이 지나면 64.2%를 망각한다. 4일이 지나면 머릿속에는 1/10도 남지 않게 된다. 공부한 내용은 너무도 빨리 잊혀지기 때문에 복습을 통해 계속해서 100%를 유지시켜야 한다. 어떤 공부든 자기의 것으로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면 적어도 5번의 복습을 거쳐야 한다. “한 번 본건 안 본거다.”
2. 질문하는 힘과 습관을 가져라.
‘각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갈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미국에서는 이런 실험을 했다. 그들에게 불시에 전화를 걸어 “지금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라고 묻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대답은 바로 'HOW'였다.
어떻게 하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더 빠르게 끝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항상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가는 것이 그들에게는 습관이 되어버렸다.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 알버트
두 번째 삼성경제연구소에 근무하는 채승병 수석연구원이 강연을 하였다. ‘오덕을 넘어 열(熱)덕으로’ 타이틀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서울과학고등학교-카이스트-삼성경제연구소 엘리트 코스를 밟고 인생을 살아온 자신이 무대에 서게 된 이유는 오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오덕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쁜 의미가 아니라 ‘특정 취미에 강하고 마니아 수준을 넘어선 전문가’이다.
채승병 연구원은 엔하위키에 밀덕 ('밀리터리 오덕후'의 줄임말로, 군대나 총기 정보에 대한 광팬 또는 매니아를 뜻한다.)이라고 오를 정도로 밀리터리에 빠져있었다. 원서를 읽고 싶었던 마음에 일본 전쟁역사책을 읽기 시작하였고, 영어·중국어·러시아어 등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당장 이해가 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여러번 반복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사람이 지식을 쌓기 시작하면 스스로의 벽에 갇히게 된다고 한다. 그는 블로그와 신문을 통해 그를 드러내고 토론하며 스스로를 성장시켰다. 그는 ‘열린 오덕’을 위한 솔루션 3가지를 제시했다.
1. 현상보다 맥락파악하기
2. 의심, 또 의심하기
3. 열심히 드러내기
그는 똑같은 스펙은 경쟁력을 가질 수 없으며 차별화를 가져야 함을 강조했다. ‘탐닉하는 공부’를 시작하면 깊은 공부를 할 수 있으며 자연히 경쟁력은 자신의 것이 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KBS 정현모 PD가 무대에 올랐다. 공부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그는 ‘공부란 무엇인가?’의문을 가졌다. 고대 로마시대 공부는 토론하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서 공부는 시험과 같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였다. 남들보다 시험을 잘 보았다고 한 집단은 이후 나태해짐을 보였고, 반대로 시험을 못 봤다고 한 집단은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양에서는 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시험을 잘 보았다고 한 집단은 더욱 열심히 하였고, 못 봤다고 한 집단은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부는 문화의 차이에서 나온 것이라는 결과를 찾을 수 있었다. 사회적 스탠다드를 중요시하는 동양의 문화가 ‘나’를 결여시킨 것이다. 그는 지금도 1990년 겨울에 ‘내’가 존재했던 공부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정현모 PD의 말처럼 공부는 ‘내’가 존재하는 공부를 해야한다.
이하이의 미니콘서트를 끝으로 열정락서가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열정락서가 끝난 후 학생들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김지애(09 경제) : 공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무조건 좋은 대학, 좋은 학점이 중요한게 아니라 지금 내가 ‘무엇에 설레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가?’를 찾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인 것 같다. 지금 나는 공부가 내 꿈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삼은 채 살아 온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다. 내년에 열정락서가 또 열린다면 작년처럼 정의관 대강당에서 강연이 열리는 것이 좋을 것같다.
최명성(09 작업치료학과) : 대학생이 되어서 '열공비법'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들으니 수험생 시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공부는 나와 같이 가야할 뗄수 없는 관계인데 오늘 강연을 통해서 공부를 미워하는 법보다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같다. 하지만 정의관 대강당에서 했던 작년과 달리 노천극장에서 강연을 진행한 점이 좀 아쉽다. 집중도 떨어질 뿐더러 바닥에 앉아있다보니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다.
강연은 아래 사이트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며 앞으로의 일정확인 및 신청이 가능하다.
http://passiontalk.youngsamsung.com/index.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