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러 가지 대외활동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스펙을 쌓으려는 대학생들과, 이를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전략적인 홍보를 할 수 있는 기업들의 짝짜꿍이 잘 맞아 이른바 '붐'을 일으키고 있지요. 대학생의 특권임과 동시에, 경쟁률이 치열하다보니 합격도 쉽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대외활동의 첫걸음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기획재정부 대학생 기자단' 활동의 서류전형과 면접시험부터 활동이야기까지 쏙쏙 들려드릴게요~
저는 기획재정부 대학생 기자단 6기로 활동 중인데요. 정부정책을 국민들에게 알기 쉽게 소개하고,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수별로 활동하기 때문에 5기까지의 기자들과는 교류가 전혀 없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일하시는 주무관님과 연구원님 두 분이 활동을 도와주십니다. 기자들은 기획재정부 공식 블로그에 올라갈 기사들을 쓰게 되는데요. 글과 사진으로 된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대부분이지만 보다 더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웹툰형식의 기사를 전담하는 기자도 있답니다.
평소에 뉴스도 잘 보지 않고, 문학 분야의 책과 에세이만 즐겨 읽는 저는 경제에 문외한이었습니다. 경제와 같은 분야는 두려울 정도였기에, 늘 피하기만 했죠. 하지만 글 쓰는 것 하나만큼은 좋아했기 때문에, 이것을 활용한다면 경제에도 정을 붙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기자단 모집 공고를 보았을 때 '정면 돌파 해보자'라는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당시 스무 살이었는데, 지금은 떨어지는 걸 두려워하기 보다는 원 없이 도전하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위인 줄 알면서도 부딪혀보러 씩씩하게 달리는 계란의 심정으로 무장했던 것 같아요.
솔직함이 무기였어요. 어떻게 보면 조금 무모할 수도 있지만, 어설프게 아는 척하는 건 탄로 나기 마련이에요. 서류전형은 활동이나 수상경력, 지원동기 등을 묻는 자기소개서 1부와 기획기사 한 편이었어요. 자기소개서의 인적사항에는 작문능력 수준과 경제상식 수준을 상, 중, 하로 체크하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저는 작문능력은 '상'으로, 경제상식 수준은 '하'로 체크했어요. 그리고 기획기사는 최저시급 문제를 다룬 기사를 썼고,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 친구들 몇 명을 섭외해서 인터뷰 한 것을 싣기도 했지요. 기사의 디자인까지 신경 써서 완성도를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담았고요. 인터넷에서 긁어모은 정보로 어려운 기사를 쓰거나 경제상식 수준을 거짓으로 체크했다면 떨어졌을 거예요.
자기소개서에서는 제가 경제상식 수준이 '하'임에도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을 썼어요. 저는 경제전문가가 아닌, '기자'에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잘 전달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어필했죠. 그리고 제가 경제에 대해서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 같은 친구들의 눈높이에 맞춘 기사를 쓰기에 적합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근거로 고등학교 때 논술경시대회에서 1등을 했던 일을 언급했는데요. 과학지문이 나왔지만 이과 친구들보다 잘 쓸 수 있었던 경험을 들며, 어떤 영역이든 글을 쓰는 데 있어서 많은 지식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서였어요. 오히려 정보는 인터넷과 책에 무궁무진하기에, 귀중한 정보를 선별하고 사람들의 생각을 찾는 성실한 기자가 될 자신이 있다는 주장으로 연결하기 좋은 내용이었죠.
열심히 하겠다는 말은 누구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적절한 근거로 삼는 것이 자기소개서의 핵심이 아닌가 해요.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저를 뽑아주신 연구원님이 참 잘 쓴 자기소개서였다고 칭찬해주셨답니다. 그래서인지 이때까지 경쟁률이 높다는 대기업이나 금융권 대외활동에서도 서류전형에서는 늘 좋은 결과만 받았던 것 같아요. 합격해서 면접장에 가보면 제가 가장 어린 경우가 많았는데, 이렇게 일찍 자기소개서를 많이 써 보는 것도 잠재력을 개발하고 취업준비를 위한 연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합격 후에 면접전형이 매우 어려웠다는 다른 지원자들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경제정책에 관한 구체적인 생각을 묻는 등 그 수준이 매우 높아서 진땀을 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질문은 하나도 받지 못했거든요. 면접전형을 사실상 면제 받고, 아주 친절한 전화 한 통만으로 합격의 문으로 들어서는 행운을 선물 받은 거였어요. 어떤 면접이든 하나의 팀을 위한 팀원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지원자에 대해 기대하는 내용이 다르지 않을까요? 그래서 보편적인 면접내용을 열심히 준비한 건 물론이고, 저의 특색을 매력적으로 홍보하는 방법 또한 연구했던 것 같습니다. 지원자 중에 경제 관련 학과를 전공하는 학생이 아닌 사람은 저 뿐이어서 오히려 더 많은 기대를 받았었는데요. 보통 '나는 국문과니까 경제기자단에는 합격하지 못할거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경쟁자들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건 나만의 송곳 같은 장점이 된답니다.
저만의 준비방법은 정면 돌파였어요. 면접을 보기 전에 도서관에 가서 무작정 경제영역 책장을 찾아봤습니다. 저도 답답해서 책 속에는 해답의 길이 있을 거라고 막연히 기대했던 것 같아요. 혹시 어려운 질문이 나오더라도, 책에서 읽은 한 구절을 들며 노력의 근거를 보여줄 수 있잖아요. 쉽게 풀어 쓴 생활경제 이야기부터, 경제현상이 아닌 것 같은 사회현상들을 경제적인 시각으로 보고 쓴 책들을 보았을 때 처음으로 경제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마음들을 솔직하게 얘기했어요. 면접관도 사람이잖아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진심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는 걸 또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답니다.
기사 한 건이 포스팅 될 때마다 5만원 상당의 원고료를 받아요. 기사가 많은 관심을 받아서 포털사이트 메인에 소개되거나 하면 원고료도 두 배 이상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기자들 모두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경제이야기들을 하이에나처럼 살피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렇다보니 경제학적으로 전문가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가볍게나마 자연적으로 경제트렌드를 읽게 되요. 한 달에 한 번 쓰고 싶은 아이템을 올리면, 연구원님이나 주무관님이 검토한 후에 '킬'을 하시거나 '진행하세요~'라는 댓글을 달아주시는데요. 아이템이 통과되면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가끔은 취재거리를 주시기도 하고, 취재경비도 물론 지원됩니다. 아래 사진은 2013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을 위해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정책들을 소개하는 저의 기사 중 일부입니다. 이처럼 기사를 제출하면 기사에 맞는 인포그래픽을 삽입해주시는데, 이 과정에서 깔끔하고 한결 이해하기 쉬운 완성작이 탄생해요.
가끔 저작권이나 기사작성법에 대한 특강을 겸한 워크숍도 있고, 그럴 경우에는 전국에 있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자단 특성상 차비도 지원해 준답니다. 그리고 기획재정부 로고가 박힌 명함도 받을 수 있어요. 기획재정부를 대표하는 대학생으로 활동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죠. 저는 그 어떤 혜택보다도 제 기사를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았어요. 기재부 공식 블로그 기사를 사람들이 많이 읽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이 많답니다. 기사에 대한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과 소통을 할 때도 있고요. 경북대학교 국제통상학과에 재학 중인 한 친구는 제가 이 활동을 하는지 몰랐는데 페이스북으로 이 블로그 기사를 받아보던 중에, 우연히 제 기사를 읽고 연락을 주었던 적도 있어요. 그럴 때는 뿌듯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벅차오르곤 해요.
뻔 한 곳에 뻔 한 사람이 있는 것은 재미없다고 생각해요. 내게 어울리는 일은 나중에 직장에서도 평생 할 수 있잖아요. 대외활동을 하는 이유는 다양한 경험에 있으니까, 내가 부족한 분야를 채울 수 있다는 게 즐거웠어요. 활동에 인센티브처럼 따라오는 혜택을 누리는 것은 '덤'이고, 열정 가득한 사람들을 사귀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대외활동을 많이 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건 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인데요. 장래희망과 관련된 활동 한 가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활동 한 가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활동 한 가지 정도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하기는 버거울 테니 계획성 있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저는 어떤 대외활동의 면접장이든 그곳에서 새삼 젊음의 열기를 느끼곤 했습니다. 벌써 많은 것을 갖추고서 성실하게 청춘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생하게 체감했기 때문이죠. 특히 자신의 긴장을 이기기 위해 애쓰면서도 꼭 합격해서 함께 활동하자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처음에는 입사면접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기소개 준비조차 힘들었지만, 그런 것들마저 아주 실질적인 경험이 되었어요. 낙방한 때조차 도요. 아마도 여러 번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직접 실전노하우를 깨닫고, 점점 더 나아지는 저를 발견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작은 경험이 웹진 독자 분들에게도 소중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