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더웠던 여름이 가고 어느덧 겨울입니다. 두꺼운 점퍼를 꺼내며 올 겨울은 또 얼마나 추울지 벌써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내릴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이 될 것 같습니다. 막연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시작하기를 주저하게 되는 봉사활동. 학우 여러분들은 잘 실천하고 계신가요? 때 맞춰 2013년 11월 14일에 있었던 도시락 토크에서는 연세 머레이 봉사단 회장 심현일(11·글로벌행정) 학우가 '나눔, 그리고 봉사'라는 주제로 강연해 주었습니다.
아마 학우 분들께는 연세 머레이 봉사단보다 머레이 캠프가 더 익숙하지 않을까 합니다. 대외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연세 머레이 캠프는 탄광 지역 학생들, 격·오지 군 자녀들에게 방학동안 양질의 방과 후 교육을 실시하는 우리 학교의 봉사 프로그램입니다.
연세 머레이 봉사단은 학기 중에 지식 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주변 흥업초, 육민관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100여명의 대학생 봉사자들이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부만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 연고전 ▲ 문화 공연 ▲ 영화 등을 함께 관람하며 멘토와 멘티가 끈끈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심현일 학우의 경험담을 들어볼까 합니다. 심현일 학우가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데요. 원주에 위치한 자신보육원에서 선범이라는 특별한 친구에 대한 봉사를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선범이는 올해 5살로 가만히 있지 못하고 남다른 고집이 있는 귀여운 악동입니다. 선범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선범이를 비롯한 보육원의 아이들에게 보다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후원의 밤도 개최하게 됩니다.
마침내 선범이도 이런 노력을 알았는지 굳게 닫혀있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주었고, 심현일 학우는 선범이에게 다시는 똑같은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진실한 약속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졸업과 취업이라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심현일 학우는 미래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주변인들의 조언에 따라 선범이와 조금씩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선범이에게 지속적인 도움이 될 만한 후원 방법을 찾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바로 자전거 국토대장정. 자전거로 서울에서 해남까지 500km를 달리며 1km당 100원씩, 페이스북 좋아요 하나당 100원씩 적립했습니다. 길에서 텐트를 치고 자기도 하고, 자전거가 펑크나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완주하며 선범이를 위한 작은 돈과 많은 사람들의 응원 메시지도 모았습니다. 먼 훗날, 행여나 선범이가 잘못된 길을 가려고 할 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최근에는 '알럽북'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닭꼬치를 팔아 번 돈으로 책을 구매했고 후원도 받았습니다. 이렇게 모인 책들은 취업을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더 큰 꿈을 키워주게 될 것입니다.
많은 학우 분들이 집 근처의 복지 기관을 찾거나 기업이 주관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합니다. 교내에서는 봉사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사회교육개발원의 도움을 통한 봉사활동도 가능합니다. 사회교육개발원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봉사 모임을 조직할 경우, 이 때 발생하는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또한 일정 시간의 봉사 시간을 채우면 봉사상도 수여하고 있으며 'Warm Heart 사회봉사 사진 공모전'도 매회 개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연세대학교 사회교육개발원 (http://uni.yonsei.ac.kr)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Q. 연세 머레이 봉사단에 가입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머레이 캠프를 마치고 봉사활동에 대한 만족감이 컸습니다. 학기 중에도 봉사를 이어가고 싶어 가입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Q. 자전거 국토대장정이 상당히 힘들었을 텐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나요?
A. 선범이와 끝까지 할 수 없는 마음을 달래고자, 또 반성의 의미로 끝까지 달릴 수 있었습니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저와 선범이를 응원해 주었습니다. 여행 중 묵었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제 사연을 듣고 좋은 곳에 써달라며 숙박비를 돌려주시기도 했습니다.
Q. 개인적으로 봉사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찼을 때는 언제인가요?
A. 선범이가 마음을 열어 주었을 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특히 선범이가 저를 '엄마'라고 불러주었을 때, 그때 가장 행복했습니다.
Q. 취업 경쟁이 심해지면서 봉사가 하나의 스펙이 되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봉사로 변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스펙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진정한 봉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시락 토크를 진행하던 중 선범이 생각에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던 심현일 학우. 그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봉사를 어렵다고, 취업을 위한 스펙의 하나라고 생각했던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세기의 정치가 윈스턴 처칠은,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하지만,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간다."고 했습니다. 학우 여러분들은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계신가요? 다가오는 겨울에는 모두가 나눔으로 훈훈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