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꿈꾸는 세계여행,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현실을 핑계로 섣불리 실천에 옮기지 못합니다. 설레는 마음을 꾹꾹 누른 채 '나중에', '언젠가'로 미뤄두곤 하죠. 인생을 즐기는 일이란 참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 내일 하고 싶은 일을 오늘 계획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진짜 자신만의 세계여행을 갔다 온 송광준(09·경영) 학우의 강연을 소개합니다!
이 인디언 이야기가 여행을 떠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보고 토익, 스펙 그런 것 없이도 인생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인생을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로 세계여행을 선택했고, 2012년 4월, 여행 계획을 위해 세계지도를 샀습니다. 그리고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해서 8개월 정도 일을 하고, 루트를 짜기 시작합니다.
돈을 버는 중에, 시련이 계속 왔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벽에 붙어져있는 지도와 가고 싶은 곳 그런 것들을 봤다는데요. 가고 싶은 곳에 점을 찍는 것부터 시작했고, 자기 전에 한 번씩 보면서 '오늘도 이걸 위해서 돈을 번다'는 것을 상기했습니다. 돈을 버는 것도 재미가 없는 건 싫었기에 심부름센터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등 특이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는데요. 급여도 높은 편이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훗날 창업을 하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에, 특허회사에서 일을 했다고 합니다.
첫째, '스카이 스캐너'라는 사이트는 세계에 있는 저가항공을 한 번에 검색해주는데, 이만큼 저렴한 사이트를 못 봤다고 합니다. 둘째, 국제학생증인 ISIC를 발급 받으면 항공권, 기차나 버스티켓, 숙소 할인은 물론 환전 우대, 현지 박물관이나 관광 명소 무료입장 또는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본래 8개월 여행에는 25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잡아야 하는데, 그는 1600만원 정도로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보통 여행비용에서 숙박비가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숙박비를 거의 쓰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카우치 서핑'이라는 것을 이용해 현지인의 집에서 자며 여행을 했는데요.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입장을 바꿔보니 신상만 보증된다면 우리도 외국인을 초대하는 것이 신기하고 유쾌한 일이지 않을까요? 마치 홈스테이처럼 말입니다. 정말 좋은 것은, 호스텔에 가면 여행자들만 만나지만 현지인의 집에 가면 웬만한 가이드 책 열권보다 좋다고 합니다. 현지인 문화를 그대로 체험하니까요. 넷째,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따라오는 'PP카드'가 있으면 공항에 대기하느라 힘들 때 유용하다고 합니다. 전 세계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쉴 수도 있고, 배고플 때 뷔페를 먹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Q. 이집트에서도 카우치 서핑을 했나?
A. 했다. 이집트 같은 경우에는 제주도 앞바다 4성급 호텔도 4만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카우치 서핑을 했다. 그 때는 부잣집 사람을 만났었다. 참 재밌는 게, 부자를 만날지 거지를 만날지 모른다는 거다. 나는 연예인을 만나고 누디스트도 만났다.(웃음) 물론 자기 프로필을 쓰지만, 만나보면 또 다르지 않나. 멕시코에서는 가수를 만났는데 그 분은 별장을 하나주셨다. 수영장도 있었고, 밤마다 스테이크도 구워줬다. 근데 또 다른 어떤 곳에서는 내가 밥을 해줘야 할 정도인 적도 있었다.
Q. 여행기간은?
A. 작년 12월 22일 출발했고, 8개월 동안 여행했다. 크리스마스를 뉴욕에서 보내는 게 로망이었는데……. 혼자 가니까 외로웠다.(웃음)
Q. 화폐는 어떻게 했나?
A. 신용카드는 세 장 정도 만들어 갔고, 달러를 한 번에 뽑아두면 이익이다. 나는 보통 50만원 정도 들고 다녔다. 아프리카 같은 경우는 ATM이 잘 안돼서 많이 갖고 다녔는데, 본인이 간수만 잘하면 된다.
Q. 여행한 나라마다 춤추는 동영상을 찍어 왔는데, 뭐라고 말하고 촬영했나?
A. 나는 댄서라고 했다. 나와 함께 춤추고 같이 찍으면 너도 유명해 질 수 있다고 했다. 틈을 주면 안 된다.(웃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따라하게 돼 있다. 내 자신이 점점 뻔뻔해지더라. 그런데 정말 뻔뻔해지면 뭐든지 다 된다.
Q. 위험한 순간은 없었나?
A. 남아프리카에서 칼을 든 사람을 만났다. 드디어 나에게도 위기가 왔구나, 싶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사람이 원하는 카드 같은 것들을 다 주면, 정지시켜야 되고 골치 아플 것 같아서 순순히 내주지 않고 반항했다. 나는 여행자 보험이 있으니 찔리면 병원에 가면 되고, 설사 싸워도 이길 수 도 있지 않냐고 스스로 생각했다.(웃음) 그랬더니 그 사람도 당황한 거다. 다행히 그 때 남아프리카 쪽에서 이소룡 같은 사람이 유행해서 동양인들이 다 무술을 잘할 거라 생각했는지 내가 자세를 취하니까 좀 머뭇거리더니 도망갔다. 운이 좋았던 케이스다. 아, 물론 그 사람이 들고 있는 게 총이었다면 가진 걸 다 줬을 거다.(웃음)
Q. 여자도 혼자 여행해도 괜찮을까?
A.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 친구를 여행하다 만나서 같이 아프리카 여행을 했다. 그 친구,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다. 그런데 늘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면, 아무도 안 건드는 것 같다. 움츠러들면 상대방도 그걸 눈치 챈다.
Q. 가장 힘들었던 순간?
A. 첫날. 깡으로만 갔으니까, 뉴욕 처음 도착 했을 때 혼자 밤을 새는데 너무 무서웠다. 항상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않나. 그런데 그 순간을 견디고 나니까 괜찮았다.
Q. 루트를 짤 때, 세부적으로 계획을 짠 것은 아닌 것 같은데?
A. 비행기 표 여섯 장을 미리 사서, 이 나라는 아닌 거 같다 싶으면 바로 떠나고 느끼고 싶은 게 많고 좋은 나라에는 계속 있었다. 마음 가는 대로 한 거다. 나는 다 짜주는 패키지여행은 싫다. 그래서 세부적으로 짠 것은 없었고, 남미에서는 마추픽추를 보고 싶고 브라질에서는 리우데자네이루에 가보고 싶고……. 그런 것만 정하고, 여행을 하다가 현지인들이 추천해준 명소나 맛집을 찾아 다녔다. 한 나라마다 머무는 시간을 한 달 반 정도로 잡았는데, 여유로워서 좋았다.
Q.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소통은 어떻게 했나?
A. 남미에 갔더니, 정말 하나도 못 알아듣겠더라. 갈 때 스페인어를 세 달 정도 공부했는데, 지내면서 기본적인 대화는 어느 나라든 2주 정도면 다 된다. 아프리카는 영어가 공용어라 나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
Q. 북반구와 남반구는 날씨가 반대인데, 옷은 어떻게 했나?
A. 뉴욕 갔을 때 12월이 너무 추웠다. 그런데 남미로 내려오면서, 코트와 폴라를 싹 다 갖다 버렸다. 배낭이 간편한 게 좋아서 여분을 하나도 두지 않고, 한 벌씩만 놔뒀다. 현지에서 사 입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았나, 뻔뻔해지면 어떻게든 다 산다니까. (웃음)
Q. 아플 때는 없었나?
A. 멕시코에서 물갈이를 해서 5일 동안 열이 나고 힘들었는데, 그거 한 번 겪고 나니 크게 병은 없었다. 가기 전에 파상풍, A형 B형 간염, 황혈병 등 주사 다섯 개를 한 번에 놔주더라.
Q. 자금의 문제는 없었나?
A. 아껴 쓰니까 괜찮았다. 하루에 3, 4만원 정도를 잡고 썼고, 이집트 같은 데서는 하루에 만 오천원 정도 밖에 안 썼다.
Q. 카우치 서핑이 안 구해질 때는 없었나?
A. 물론 있었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호스텔에 갔다. 그런데 95% 구해진다고 보면 된다. 아프리카 같은 곳은 카우치 서핑이 안 구해지더라도, 막상 가서 부탁하면 얼마 만에 오는 여행자냐며, 환영해주고 받아준다.
Q. 꼭 가봐라, 하는 추천지가 있다면?
A.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곳은 이집트다. 유럽은 우리나라랑 비슷하다. 그냥 잘 사는 우리나라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남미는 아직 여행하기는 부족한 감이 있다. 이집트는 유적지부터 크기가 다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서나 볼 것 같은 그런 것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원래 유적지를 좀 싫어하는 편인데, 정말 굉장해서 찾아다닐 정도였다. 게다가 물가가 싸서, 천원이면 샌드위치 열개를 준다. 유럽이나 프랑스에서는 식당에서 가격 때문에 벌벌 떨었는데, 이집트에서는 식당 들어가자마자 제일 비싼 거 세 개 갖고 오라고 막 그랬다. (웃음) 계속 부자로 살았다. 그래도 만원이 안 나왔으니까. 그리고 블루홀이라고 들어봤나? 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고 한다. 거기가면 나오질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나도 거기서 15일 정도 있었다. 산호초도 있고, 영화 속에서만 보던 물고기가 맑은 물 안에 떠다니고 그랬다. 더우면 물에 들어가면 되고, 지치면 밖에 나와서 해나 보고 있고! 정말 행복했다. 낚시를 금지 시켜놔서 물안경을 끼고 막 돌아다녔다. 신혼여행을 다시 간다면 이집트로 가고 싶을 정도다.
Q. 음식은 다 잘 맞았나?
A. 아프리카에서 벌레는 좀 힘들었다.(웃음) 번데기의 6배 크기 정도니까……. 그런데 그런 거야, 안 먹으면 된다.
Q. 부모님이 반대 하지 않으셨나?
A. 처음엔 반대하셨는데, 뭐 그래도 어떡하나. 애가 막 돈을 벌고 있는데.(웃음) 처음엔 부모님도 농담인 줄 아셨을 거다. 저러다 말겠지, 하고. 그런데 비행기 표를 사서 보여주니까 직감하신 듯하다. 여행을 떠났더니, 부모님의 사랑이 느껴지더라 연락할 때마다 "돈 보내줄까?" 하셨거든.(웃음)
Q. 루트에 왜 동남아는 거의 포함하지 않았나?
A. 동남아는 나이 들어서 가도 되겠다고 생각해서 남미아프리카에 주로 갔다. 시간상 뺀 이유가 크다. 젊을 때는 소위 '빡센 나라'에 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이번 [도시락Talk콘서트]를 들으면서, 화요일 스텝을 했던 웹진 기자들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열정적으로 인생을 즐길 수도 있는데, 이때까지 안일하게 몸이 편한 대로 살면서 어려운 상황만을 탓하지는 않았는지 문득 반성이 되더라고요. 방송인 노홍철이 매일 같이 하는 말, 아시죠? "하고 싶은 거 하세요!" 웹진 독자 여러분들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인생을 즐기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