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부터 레지덴셜 칼리지 프로그램(이하 RC 프로그램)이 2학년까지 확대되었습니다. 2학년 RC 프로그램은 자기계발, 경력개발, 리더십 함양 등 1학년 RC 프로그램과 차별화 되어있는데요. 전공마스터교수, 전공 RA가 추가 배치돼 학생들의 진로설계와 경력개발을 돕고 있습니다. 웹진에서는 학과별로 RC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어떤 특성이 있는지 2학년 학생들의 솔직한 후기를 통해 비교해보았습니다. 인터뷰에는 ▲ 국어국문학과(이하 국문) 서혜인 기자, ▲ 경영학과(이하 경영) 백혜선 기자, ▲ 임상병리학과(이하 임상) 정소화, 이가현 기자가 참여해주었습니다.
국문 : 프로그램이 일주일에 두 시간씩 계획되어 있는데, 이미 짜여진 특강을 듣는 것은 학생들의 고민이나 호기심을 채워주기엔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학생들의 참여가 주를 이루는 양방향적인 소통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RC수업이 존재하는 자체로 의미 있었던 부분도 있었어요. 국문과의 경우 1학년 때 학부제였기 때문에 과내의 소속감이 덜한 편이었는데요. RC수업을 하면서 두루두루 얼굴도 익히고,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정도는 알게 되었죠. 실제로 제 룸메이트의 경우, 영문학과 학생이지만 경영학과로의 전과를 생각하고 있어서 경영학과 RC수업을 듣고 있어요. 아직 전과하진 못했지만 미리 경영학과를 공부하는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은 물론, 전과할 전공과목에 대한 정보들도 듣고, 교수님도 뵙게 돼 유익한 교류의 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경영 : RC 수업들은 어떤 공통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진행되는 강의가 아니라 교수님 재량에 맡겨져 있어요. 제가 듣고 있는 교수님을 비롯해서 이 수업들을 진행하시는 다른 교수님들은 사실 강의에 부재하시는 경우가 파다한데요, 수업을 하더라도 10~30분 안에 마치게 되고 대게는 조교만 들어와서 출석체크를 한 후에 수업이 마무리 됩니다. RC 수업이 진행되지 않을 때는 명사강의가 있을 때인데요. 이 때 명사강의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방향과 맞지 않아도 들어야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낮은 편이에요.
임상 :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고 그에 맞는 전공과목을 들어야하는데, 전공과목에 대한 소개를 교수님께서 직접 소개해주셔서 공부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국가고시를 보는 학과의 경우에는 시험에 도움 되는 과목에 대한 팁을 얻을 수도 있죠. 하지만 자기 미래를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부 학우들에게는 이 과정이 조금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국문 : 과를 선택하기 전에 국문과 공부에 대해 기대하거나 생각했던 것이 있는데, 막상 공부해보니 그것과 많이 달라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 또한 그랬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 과는 진로에 있어서 다른 과보다 한결 더 막막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교수님의 1:1 면담이 많이 도움이 됐어요. 사실 저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에 대한 상담을 하던 중,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어요. 당연히 교수님도 방송계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계시진 못했죠. 하지만 교수님이 갖고 계신 연륜과 경험을 토대로 오랜 시간 이야기해주셨고, 그 따뜻한 마음에 힘을 얻었어요. 교수님과 면담을 하다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교수님께서 강의에 들어가실 시간이 되었는데 "너는 더 나눠야 할 얘기가 많을 것 같다" 하시면서 면담일정을 한 번 더 세워주셨어요. 새삼 학창시절 저에게 신경써주셨던 담임선생님들이 생각나면서, 참 감사했어요. 면담 후 눈물을 흘리는 친구들도 더러 봤어요.
경영 : 로드맵 작성과 커리어 플래닝이 제 자신의 진로방향과 취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줬어요. 다른 학생들이 작성한 로드맵과 커리어 플래닝 발표를 들으면서 다른 진로방향과 취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임상 : RC제도는 막연한 제 꿈을 커리어 로드맵으로 구체화 시키는 계기가 되었어요. 교수님께서 1학년 때부터 대학생활 4년 동안의 계획을 세우게 하셨는데 진로에 대해 1학년 때부터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때 쓴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학교를 다니면서 활동을 추가하고 계속 수정해 나가고 있어요. 졸업을 앞두고 급하게 쓰는 게 아니라 자신에 대해 오래 생각한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RC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신 선배님을 비롯해 다른 학과 선배님들의 강연을 들으면서 진로의 폭을 넓혀주었습니다. 임상병리학과라서 임상병리사에 대한 꿈을 꾸는 친구들이 많은데 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국문 : RC 프로그램이 좀 더 효율적이고 진취적인 시간이 됐으면 해요. 이를테면 국문과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는 직종이나 기업은 어떤 곳인지 의견을 취합해서 특강을 선정하고, 준비할 것들을 알아가며 코멘트 받는 시간을 가진다던지 말이죠. 또는 국문과 학생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고 특성에 잘 맞는 대외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교수님의 지도하에 스터디 그룹을 짜는 등 능동적인 내용으로 채워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학생들의 참여도 이끌어내어 알찬 수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영 : 교수님들이 행정업무도 하시고 RC 수업을 맡으셔서 RC 수업에는 많은 신경을 써주시지 못하는 것 같아요. 수업에 전념해주실 수 있는 교수님들이 RC 수업을 맡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커리큘럼이 잘 짜여서 RC 수업시간이 진로설계, 경력개발에 필요한 토대를 닦을 수 있는 수업내용으로 알차게 채워졌으면 좋겠어요. 수업을 대체하는 강의에 있어서도 명사의 강의도 좋긴 하지만, RC 수업만큼은 취업에 성공한 경영학과 선배들의 강연과 같이 더욱 현장감 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임상 : 수업을 들으면서 RC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직접 현장에 가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강연의 경우 학생들의 수요조사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이 진짜 원하는 강의가 뭔지 참고해주셨으면 해요. 명사 초청 강연의 경우 비슷한 학과끼리 같이 들었지만 분야의 차이가 꽤 컸기 때문에 공감하기가 어렵기도 했어요. RC 프로그램은 과마다 진행방식이 달라 배우는 내용이나 양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과마다의 특화된 강연이면 좋을 것 같아요. 분명 좋은 제도이지만 이런 점들이 아쉽게 느껴져요.
인터뷰를 종합해보니 대체적으로 RC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만족하지만 부족한 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이 보입니다. 학우들을 위해 생긴 프로그램이니만큼 학우들의 의견을 토대로 더욱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