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에 이어 어느덧 네 번째, 원주혁신도시 이전 공기업 탐방에 나섰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인데요. 학우 여러분들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조금 낯선 기업이 아닐까 합니다. 저 역시 건강보험공단은 잘 알고 있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익숙치 않았습니다. 공기업의 경우 기관명을 보면 하는 역할을 알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말 그대로 건강보험을 심사하고 평가하는 기관입니다. 원주에 이전하는 공기업 중 큰 규모에 속하며 특히나 우리 학교 보건행정대학 학우들이 주목할 공기업! 뒤에서 묵묵히 일하며 바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다녀왔습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본사
2014년 5월 23일 금요일,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을 찾았습니다. 인터뷰에는 경영지원실 인사부 박종혁 과장님, 경영지원실 인사부 백성현 대리님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심평원이 하는 일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첫째, 진료비용이 공정하고 객관적이었는지 심사합니다. ▲ 병원, ▲ 의원, ▲ 약국 등 요양기관이 청구한 진료비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 등이 정한 기준에 타당한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합니다. 진료비가 많이 나왔다고 느껴질 때 '진료비확인요청 제도'를 이용하면 비용이 맞게 나왔는지 점검할 수 있습니다. 요양 기관이 진료비를 초과해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이를 환급받게 됩니다. 둘째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평가합니다. 병원이 적절한 진료를 하는지, 약을 남용하지는 않는지 평가해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합니다. 필요시 요양기관 현지조사라는 제도를 이용, 심평원이 기관에 직접 방문해 진료 및 비용청구가 적법한지 조사합니다.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행정 처분 및 통제가 내려집니다. 마지막으로 응급환자가 신원이 파악되지 않거나 진료비 지불능력이 없을 경우, 심평원이 의료비를 요양기관에 대신 납부하는 '응급의료비 미수금 대지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용은 응급환자 또는 부양의무자가 상환능력이 생겼을때 갚으면 됩니다.
심평원 원주 신사옥은 2015년 11월에 완공 예정이며, 2016년에 신사옥에서 업무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몇몇 기능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이 원주로 이전됩니다. 이전을 앞두고 본사에서는 사원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사택 확보에 힘쓰는 모습입니다. 이전에 따라 추가 채용도 계획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간호직이 많아 전체 인원 중 여성 인력이 76%가량 되는데 원주로 이전하게 되면 퇴직이나 휴직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고, 자연스럽게 신규채용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전망입니다. 또한 심평원의 업무 영역이 계속 확장됨에 따라 매년 채용 계획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지난해 심평원이 자동차보험 업무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인원이 500~600명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 2015년 11월 완공 예정인 원주 신사옥
심평원이 원주로 이전함에 따라 채용 시 강원지역 인재에게 가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강원지역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적용되며 타 지역보다 높은 가산점이 적용됩니다. 심평원에는 우리 학교 출신 선배들도 많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각 직급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채용 과정
국민들에게 조용히 도움을 줄 수 있어 사명감을 가진다는 박종혁 과장님처럼 심평원에 근무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심평원 채용분야는 ▲ 행정직, ▲ 심사직(의사, 약사, 간호사, 의료기사, 의무기록사), ▲ 전산직, ▲ 연구직으로 나뉘며 ▲ 서류전형, ▲ 필기전형, ▲ 면접을 통과해야 최종 합격됩니다. 서류에서는 자기소개서를 중점으로 어학점수를 보게되며 학점은 보지 않습니다. 심사직에 지원하는 경우 ▲ 간호사, ▲ 의료기사, ▲ 의무기록사 면허를 취득한 후 종합병원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하며, 경력이 높을수록 유리합니다.
서류에서 강조한 점은 실수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선 채용공고가 뜨면 '다른 기업과 비슷하겠지...'하며 바로 지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어본 뒤 그 틀에 맞게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기관 이름을 틀리는 등의 사소한 실수를 하는 지원자가 의외로 많다고 하네요. 돌다리도 두들겨 보라는 말이 있듯이, 서류부터 세심하게 준비해야겠습니다. 다만 학점을 보지 않으니 서류전형에서는 어학점수가 상대적으로 중요합니다.
필기전형은 적성검사와 직무능력검사로 나뉩니다. 적성검사는 400여 문항을 빠른 시간안에 풀며 직업 성격, 조직 및 업무에 적합한지를 평가합니다. 적성검사에서 정답은 없지만 일관성있고 꾸미지 않은 솔직한 답변이 중요합니다. 직무능력검사에서는 120여문항의 문제를 풀게됩니다. 시중에 있는 문제집을 가지고 꾸준히 풀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필기전형까지 통과했다면 이제 면접이 남았습니다. 면접도 토론면접과 임원면접으로 나뉘는데요. 실무에서 회의가 많다 보니 올해부터 토론 면접이 도입됐습니다. 토론면접을 통해 지원자가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이고 조리있게 전달하는지,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는지 등을 평가합니다. 옳고 그름이 없는 가치판단을 주제로 하며, 자신의 주장만 내세워도 안되고 소극적인 자세도 피해야 합니다. 임원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를 가지고 지원 동기, 사회 경험 등을 묻게 됩니다. 달달 외운듯한 답변이 아니라 조금은 어눌하더라도 진실한 대답이 필요하며, 계속해서 언급하지만 다양한 경험은 면접에서도 큰 역할을 합니다. 최종 합격이 되면 합숙 및 비합숙 교육을 통해 합격자의 성향을 파악한 뒤 경력과 능력을 보고 적합한 부서에 배정합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재상
공기업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진만큼 심평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합니다. 채용에서도 주로 심사직 채용이 많은 편이며 행정직의 경우 200명을 채용할 시 20~30명 내외 정도입니다. 이럴때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서는 특별한 강점이 필요한데요. 인사팀에서 팁을 주자면 다양한 사회 경험을 비롯해 통계프로그램을 다루는 능력, 어학 능력, 학과는 보지는 않지만 법을 잘 볼 수 있는 능력도 입사 시 도움이 됩니다. 청년인턴 경험 또한 정규직 채용시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연봉 및 복리후생 제도
신입사원 연봉은 2800만원정도이며 경력직의 경우 3000만원 내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심평원 웹사이트에 경영공시개요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리후생에는 여성이 많은 만큼 여성 친화적 제도가 잘 돼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육아 휴직이 1년에서 최대 3년으로 늘어날 예정이며, 원주 이전시 사내에 24시간 직장보육시설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 밖에도 ▲ 자녀 학자금 및 경조금 지급, ▲ 동호회 활동지원, ▲ 모범 직원 국내·외 견학, ▲ 심평원 보유 콘도 및 하계휴양소 이용 등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가 마련돼 있습니다. 심평원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고 강조하고 싶은데요. 근무 분위기 역시 상명하복의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자유로우며, 회식때 와인을 마신다거나 다같이 영화를 보는 등 가족적인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인사 담당자의 한마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학우들에게 조언해주신 내용은 첫째로 무작정 스펙을 쌓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는 것입니다. 기사에서도 계속 언급하듯 다양한 경험을 계속 강조하셨는데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듣고, 자신만의 일관적인 가치관을 키우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일관적인 가치관은 면접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꼭 필요하겠죠? 둘째로 '걱정하지 말고 고민하라'는 조언도 인상 깊었습니다. 미래에 대해 막연히 걱정만 하지 말고 내가 앞으로 진로를 어떻게 나갈건지 구체적으로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심평원이 국민들을 직접적으로 상대하지 않는 만큼 심평원에 대해 알지 못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이번 기사를 통해 많은 학우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하셨습니다.
▲ (좌) 경영지원실 인사부 백성현 대리님, (우) 경영지원실 인사부 박종혁 과장님
기자 탐방 후기
인사담당자이심에도 친한 선배처럼 실질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으신 박종혁 과장님, 백성현 대리님.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인터뷰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준비한 질문이 다 끝났음에도 더 질문할 것이 없는지 여쭤보시는 등 섬세한 배려에 감사했습니다.
네번째 공기업 탐방을 마치며, 원주 이전 공기업 특집은 연세학우들에게 계속해서 좋은 공기업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다음 학기 웹진에서도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돌아오는 2학기 웹진도 기대해주시기 바라며 심평원과 함께한 인터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