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 여러분들은 얼마나 멋진 방학을 보내셨나요? 많은 대학생들이 방학 전 ▲ 해외여행, ▲ 내일로, ▲ 공모전, ▲ 자격증 취득 등의 여러 계획을 세우고 버킷리스트를 작성한다고 하죠. 여러분들은 어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실행하셨나요? 학기 초만 해도 길게 느껴졌던 방학이 개강 3일 전으로 다가왔을 때, 보람차다고 느낀 학우들도 있었을 반면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학우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후자에 속한다면 주목해보세요. 국가기관과 학교가 연계해 주관하는 대학생 봉사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보람찬 방학을 꿈꾸는 대학생의 버킷리스트에 꼭 추가했으면 하는 프로그램! 바로 대학생 지식멘토링 캠프입니다.
한국장학재단이 주관하는 지식멘토링은 멘토링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 학생들의 자발적인 봉사를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학업 능력과 인성을 갖춘 대학생들이 방학 혹은 학기 중에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 학습지도, ▲ 학습동기부여, ▲ 돌봄 등의 멘토링을 진행합니다. 지식멘토링은 ▲ 대학생 지식멘토링(일반·캠프), ▲ 다문화·탈북학생 멘토링, ▲ 교육기부로 나뉘는데요. 다시 한 번 일반과 캠프로 나뉘는 대학생 지식멘토링은 참여 학생이 멘토링 활동을 하며 리더십과 섬김의 인성을 함양하는데 목적을 둡니다. 다문화·탈북학생 멘토링과 교육 기부는 타문화에 대한 이해심과 봉사정신을 키우는 것에 의미를 두고, 일반 지식멘토링과 다르게 시간당 근로 장학금을 지원받으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 연세대학교도 매년 대학생 지식멘토링 사업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었다는 사실, 아셨나요? 사회교육개발원에서 담당하고 있는 이 사업에 학생들의 참여도 또한 높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지난 여름방학에만 23개 팀이 지식멘토링 캠프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저 또한 우연한 기회에 지식멘토링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고, 5일간의 짧은 봉사활동일지라도 정말 값진 경험이 됐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직접 경험한 지식 멘토링 캠프 현장의 생생한 스토리를 들려드릴게요.
화동초 천사들을 만날 준비
전국 방방곡곡으로 떠나는 연세대학교의 23개 지식멘토링 팀들. 그 중에서도 나이를 불문하고 전공, 특기, 성격들이 모두 다른 10명이 모인 저희 팀은 충남 태안에 위치한 화동초등학교로 떠났습니다. 태안 화동초는 횟수로 벌써 3년차의 멘토링 캠프 실시 학교라고 합니다. 그래서 담당 선생님과 연락이 닿고 일정을 잡는 것 또한 순조로웠는데요. 학교와 컨택이 완료된 다음, 가장 처음 한 일은 '영어 캠프'라는 주제를 잡고 캠프에서 실시할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일이었습니다. 팀원들 모두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재밌고 쉽게 배울 수 있을까 생각하며 계획을 짰습니다.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누어 수업할 계획도 가져보고, 다 같이 뛰어놀면서 영어를 배울 프로그램도 생각했는데요. 저희 때문에 영어에 대한 흥미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민도 많이 했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생각을 하니 계획하는 단계부터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지식멘토링캠프 프로그램 계획서
팀원들이 각자 2개씩 계획서를 제출해 프로그램을 적절히 배치하면 지식멘토링 캠프 시간표가 완성됩니다. 그 후 한국장학재단에서 내려온 지원비로 수업에 필요한 교구들을 준비합니다. 담당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교구들도 있지만, 저희는 '알파벳비즈 팔찌 만들기'와 '마술로 배우는 영어'라는 프로그램을 짜면서 비즈들과 마술도구들이 필요했습니다. 교구들을 다 준비했을 즈음에 화동초 담당 선생님께서 멘티 명단을 보내주셨는데요. 총 30명의 아이들이 지식멘토링 멘티가 됐습니다. 저희 팀은 고학년과 저학년을 섞어 5명씩 6조로 나누고, 각 조당 담임선생님과 보조 선생님을 정했습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정말 아이들을 만날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토록 기다려지던 8월은 없었던 것 같아요.
화동초 천사들과 함께해 행복했던 5일
2014년 8월 4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화동초 지식멘토링 캠프가 시작됐습니다. 캠프 하루 전 태안에 도착해 장소와 교구들을 모두 확인한 후 설레는 마음으로 잠들었는데요. 아이들과 처음 만나기 위해 개회식이 열리는 음악교실에 간 순간, 아이들이 먼저 저희를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처음 온 대학생 선생님들이 궁금해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고, 두 번째로 온 선생님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말해주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개회식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지식멘토링 캠프가 시작됐습니다. 저희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 알파벳 비즈 팔찌 만들기, ▲ 잡지 속 알파벳 찾아 단어 만들기, ▲ 발음 기호 맞추기, ▲ 영단어 보물찾기, ▲ 마술로 배우는 영어 등이 있었는데요. 서툰 선생님들의 진행에도 아이들은 정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었고, 고학년들은 다소 어려워하는 저학년들의 또 다른 멘토가 됐습니다. 짧은 5일이라는 시간동안 영어 실력이 갑자기 늘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식멘토링 캠프는 영어가 재미없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재밌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동고동락한 시간동안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았습니다. 항상 즐거웠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죠. 아이들끼리 싸워서 울기도 하고, 저희가 열심히 준비한 프로그램을 지루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아이들을 달래줘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 했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행동하고 말하니 아이들도 저희를 진심으로 좋아해줬습니다. 손잡아 주는 것, 안아주는 것, 진심으로 달래주는 것, 얘기 들어주는 것, 이것들은 저희에게는 정말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의 마음 하나하나가 저희에게 좋은 에너지가 됐고 끝까지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지식멘토링 캠프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함께 해서 참 행복한 5일이였습니다.
얼마 전 YED에서 전휘영 학우가 지식멘토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었죠. 저는 함께 지식멘토링을 다녀왔던 사람으로서 강연 제목이 정말 와 닿았습니다. 바로 "더 주려할수록, 더 얻게 될 것이다."입니다. 제게 지식멘토링 캠프가 단순한 스펙이아니라 생일선물보다 더 기쁜 선물이 된 것처럼 여러분도 지식멘토링을 통해 값진 시간을 선물 받았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주려할수록, 그 이상의 것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다음 지식멘토링 캠프의 멘토가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