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정말 간단한 일기에서부터 독서 감상문, 자기소개서 등등 다양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쉽게 써지진 않아 고민이 많은데요. 이번 학기 교육개발센터에서 주최하는 글쓰기 특강들이 있어 그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인문적 소양과 창의적 발상, 논리적 사고의 결과물인 글쓰기 워크숍! 후기를 시작해 볼게요.
1강 : 글쓰기 '핵심'기술 - 요약 및 요점 파악, 소감 쓰는 비법
2강 : 논리적 글쓰기 법 - 분석적, 창의적 사고를 통한 글의 확장
3강 : 책읽기와 서평쓰기 - 책 지식 활용 법, 중요 독서법
4강 : 꽂히는 자기소개서 전략 - 꿈을 찾는 글쓰기, 반하는 자기소개서
특강은 각 3시간 씩 진행됐고, 강의 형식은 강의와 실습으로 이뤄졌습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첫째, 글쓰기 노하우를 듣고 바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었던 점입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강연이었다면 내용을 일부 잊어버리거나 들었던 글쓰기 특강을 따로 복습해야 되서 바로 글을 쓸 때 적용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둘째, 실시간으로 쓴 글을 공유하며 다양한 글들을 보고 수정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같은 주제로 정말 여러 방향의 글이 써진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1. 글쓰기 법칙
▲ 한 문장에 하나의 사실을 담는다, ▲ 주어를 명확히 해야 한다, ▲ 한 문장에 어느 것도 중복되지 않는다, ▲ 가능한 내용은 살리면서 간결하게 쓴다, ▲ 글은 한 단락이든 한 줄이든 마무리와 완결성이 중요하다, ▲ 무난히 매끄럽게 쓰도록 해라.
2. 글문 열기
1) 마구 쓰기 : 매일 하루 20분정도씩 분량은 A4의 3분의 1정도, 떠오르는 대로 끊이지 않고 적으세요. 주어가 중간에 들어가거나, 문장이 길면 빨리 쓸 수 없으니 단문으로 쓰세요. 어떤 글은 사색하고, 고민을 하면서 써야 하겠지만, 빠르게 단문으로 이어 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만약 미술품에 대한 묘사라면 기본 관찰 사항이 자세하게 드러나고, 미술에 대한 지식과 생각을 약간 넣으면 됩니다.
2) 필사하기 : 자세히 볼 줄 알아야 하고, 있는 내용들을 다 빠짐없이 세밀하게 적습니다.
3) 단문쓰기 : 여러 내용을 담지 않고 한 가지에 중점을 둬서 씁니다.
4) 스토리텔링 : 말하는 것처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하게 써보는 방식입니다.
5) 요약하기 : 특강의 핵심 내용인 '차사순씨 기법'이 있습니다. 차사순씨 기법이란 운전면허 시험에 700여 번 떨어지고, 재도전을 하고 있는 차사순 할머니에 대한 내용을 다뤘는데요. 이 분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요약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엄마, 내가 재밌는 얘기 해 줄게."라고 바쁜 어머니께 말을 꺼낸 후 하려던 요약을(여기서는 할머니 얘기를) 뒷말로 한 문장 정도로 간추려 전달하면 됩니다. "어떤 할머니가 트럭으로 자영업을 하려고 운전면허 시험을 봤지만 700여 차례 필기시험에 떨어졌대. 하지만 아직도 도전중이래."와 같이요. 문장으로 요약된 내용은 상대에게 구체적인 내용인 사실을 압축해서 제일 중요한 전달 사항만 적는 것이 중요해요. 상대방이 모른다고 가정하면서 주제보다는 사실을 압축하고, 수식어보다는 주어로 시작해야 합니다. 또 '차사순'할머니라는 고유명사 대신 '어떤' 할머니와 같이 '어떤'으로 명사를 정리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글쓰기에서는 사실이 제일 중요합니다. 사실을 여럿 나열한 후에 생각을 마지막에 한 두 줄로 정리하면 더 쉽게 글을 쓸 수 있다고 해요. 요약과 묘사, 글쓰기, 설명하기는 매일 써봐야 한다는 충고로 첫 강의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 임정섭 강사(북데일리, 글쓰기 훈련소 대표)
주어진 상황을 내 언어로 표현해 보는 연습을 해봐야 합니다. 더불어 주장한 것에 확실함을 주려면 왜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지 본문의 내용을 근거로 정리해보면 된다고 해요. 그리고 만약 나온 의견들이 같다면, 독특한 의견에서 싸우는 게 유리한 것은 당연한 사실! 논리적 전개와 신선함으로 나의 경험과 우리 사회의 이슈를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을 읽고 난 느낌을 쓰는 경우, 본문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고 우리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지를 써보기 바랍니다. 대상에 대한 생각이 중요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한 내용은 통념일 확률이 매우 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달리 보는 사고가 필요합니다. 본문이 주어지면 꼬치꼬치 캐물어야 합니다. 그대로 수용치 말고,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세요.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어떤 글에서도, 상황에 대해서도 논리와 그에 대한 근거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문사에서 같은 보도내용을 상반된 시선들로 보고 평을 쓰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강의 중 몇 가지 팁들을 짚어드릴게요. 첫째, 글을 쓸 때 '-라 생각한다.' 대신 '-다.'라고 명확히 하세요. 그리고 둘째, 만약 어떤 말부터 써야 할 지 모를 때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소설 속 첫 문장이다."라는 말을 기억하세요. 아니면 'ㄱ은 ㄴ이다.'인 은유로 규제하고 왜 그런지 설명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셋째, 잘 관찰하기만 해도 글을 쓸 수 있습니다.어떤 사안을 보고나서 글을 쓰거나 경험에 대한 글은 대부분 모두가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똑같아지지 않게 글을 써야 해요. 좀 더 구상하며 글을 쓰는 분석적인 글쓰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떤 사안에 대한 속성을 살피면서 고정된 시각을 버리세요.
1. 서평을 쓸 때 글의 구조는 한 문장씩 분석해보고, 단락을 구분합니다. 사실을 잘 몰입해 봐야 합니다.
2. 책읽기 10계명
▲ 매주 언론사 북 섹션을 읽는다, ▲ 매주 한 번 인터넷 서점(오프라인 서점 포함)에 들른다, ▲ 한 달에 네 번 도서관에 가서 책을 쌓아놓고 읽는다, ▲ 틈나는 대로 책 뉴스나 서평, 출판사 보도 자료를 본다, ▲ 책 까페, 독서모임, 북 콘서트 같은 책 행사에 참여한다, ▲ 나만의 필독서 목록을 만든다, ▲ 책은 가능한 읽어본 후 구매한다, ▲ '인상 깊은 글귀'를 포스트잇이나 메모를 한다, ▲ 반드시 독후활동을 한다, ▲ 1년에 적어도 1백 권을 읽는다.
▲ 글쓰기 팁을 배우고, 바로 적용해보는 학우들
1. 자기소개
나를 찾고 내가 누구인지 밝힙니다. 만약 요약이 필요하면 이 글이 중요한 내용이 맞는지 다시 점검합니다. 1강에서 언급한 '차사순씨 기법'을 기억하세요. 바쁜 어머니께 중요하고 재밌는 얘기를 해주는 것처럼 하면 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어디서 자랐는지 지역을 습관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고유명사 또한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부모님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님을 명심합시다. 자기소개는 '나'를 보여주는 자리이므로,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다.'와 같이 다 알고 있는 사실도 언급마세요. 또 모르는 단어나 문장을 글의 처음 부분에 쓰면 안돼요. 두괄식으로 글을 전개하세요. 또한 나의 부정적인 얘기를 굳이 하지 마세요. 만약 쓴다면 그 뒤에는 그 얘기를 상쇄시킬 수 있을 엄청난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정말 찾기 어려울테니 안 좋은 얘기는 꺼내지 마세요. 웬만하면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내용, 상투적인 의미 대신 내가 남들과 무엇이 다른지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고 그것으로 시작하도록 노력해야해요. 자신의 스토리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2. 자기소개서
1) 성장배경 : '나'를 둘러싼 주위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므로 어떻게 컸고, 얼마나 잘 성장 했는지 어필합니다.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로 가족, 친구와 연관된 것을 쓰고,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보편적이어도 느낀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특이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2) 장단점 :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장점을 알고, 그 장점을 컨셉으로 삼으세요. 컨셉은 상품을 설명하고 개념화한 것으로 주제와 같은 의미입니다. 승부할 수 있고 호감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을 쓰세요. 좀 더 차별화하고 특정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루뭉술한 내용들은 쓰지 마시고 장점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장점이 없다고 봐도 무방해요. 그러므로 구체적인 컨셉을 잡아야 합니다.
단점은 문제를 정확히 인식해서 쓰세요. '노력하고 있고, 고쳐지는 중입니다.'등과 같은 말은 쓰지 맙시다. 또 과장하지 마세요. 너무 치명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은 단점으로 적지 말라는 겁니다. 이렇게만 들으면 어려울 수 있을 거 같아 수업 때 다룬 글을 하나 제시할게요. '체력단련의 목적으로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시작한 검도를 거의 10년 넘게 수련을 하면서소심했던 저의 성격이 서서히 활발한 성격으로 변했습니다. 특히 도장에서 부사범을 하면서 성격이 활발하게 변했고 어린아이부터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께 검도를 가르치면서 참 착실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부사범 역할을 하면서 여러 성격의 사람들을 접하면서 나름대로 사람을 대하는 요령이 생겼습니다.' 이 글은 단점을 제시하며 고쳐진 과정 또한 잘 서술했습니다.
3) 대학생활 : 소중한 경험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쓰세요. 내가 만약 지방대를 졸업했고, 회사 동기들이 유명한 외국 대학에 다녔다면 저는 주눅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지방대에 다니면서 경험한 엄청난 일들을 소개하면 똑같이 그 친구들도 소외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2개의 길을 동시에 갈 수는 없어요. 자신의 경험을 재밌게 얘기하면서 스스로 주목 받을 것을 신경 씁시다. 내가 나를 어떻게 표현할지 확실하다면 좋아요. 만약 '축구팀 매니저'를 했다는 사실이 있으면 그 자체에 대해 뚫어지게 성분, 속성, 특징을 잘 들여다보세요. 너무 안 좋은 얘기면 좀 다르게 써보세요. 속이는 게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그 속에 미처 보지 못한 긍정적인 영향들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경험을 했다.'에서 벗어나 의미부여를 합니다. 내가 값지게 생각하지 않으면 남들도 진짜 그렇게 봅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지금 잘 모르더라도, 과거의 겪은 경험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많이 글을 써보고, 떠올려 보세요.
▲ 4차까지의 강연들을 마치고, 다 함께 앞으로도 성공적인 글을 쓰기 위해 힘을! 파이팅!
송세희(11·국관) : '진짜' 글을 쓰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요. 글을 쓰는 방법과 다듬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승주(09·국관) : 수강의 계기는 오랫동안 휴학 후 복학한 첫 학기라, 마음이 급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준비할 수 있는 부분들을 다루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에 그동안 재학 중에는 모르고 있던 특강 현수막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부족하다고 생각 못한 '글쓰기'가 요즘 들어 낯설게 여겨지기도 했고, 한 번의 강연이 아닌 4회 동안의 워크숍 과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강 하면서 글쓰기 팁을 전해주시고 한 명씩 쓴 글을 공개하면서 고쳐주시고 의견을 교류하는 과정이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재밌고 신선했습니다. 잊고 있던 부분들을 콕 집어 주셔서 고칠 수 있게 됐어요. 전달내용에 비해 짧은 시간의 다른 강연들과 달리 3시간씩 4번의 강연이었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기소개에 대한 내용을 좀 더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2번으로(6시간) 배정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인해(14·인문) : 교육개발센터에서 주관한 임정섭 강사의 글쓰기 특강은 간결하면서 글쓰기에 효과적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매 시간마다 한 단락 정도의 글을 쓰고, 강사님은 청강생들이 쓴 글들을 소리 내어 읽어주셨어요. 특별할 것 없는 이 방식은 매우 간단하지만 수업 자체에 몰입하게 했습니다. 또한 내 글쓰기 문제점을 쉽게 파악하고, 문제점을 고쳤을 때 글이 깔끔해지는 과정을 보면서 특강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강을 듣기 전에는 글을 쓴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몇 가지 방식을 통해 조금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게 됐어요. 강의를 해주신 임정섭 강사와 강의를 마련해주신 교육개발센터에 감사드립니다.
임정섭 강사가 운영하는 '글쓰기 훈련소'라는 네이버 카페에 가입하면 만남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4번의 강연동안 배운 내용들을 바탕으로 매일 일기나 마구쓰기처럼 간단한 글쓰기라도 꾸준히 해보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앞으로 더 나은 글, 좀 더 멋있고 가독성이 높은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시간이 되어 소중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글 써보고 싶은데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