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사라졌지만 우리 학교 작업치료학과에도 '교직이수'가 존재했습니다. 때문에 장애를 가진 학생들도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특수 교육'에 대해 좀 더 친근하게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직접 현직에 계시는 선배 지서향(06·작치) 선생님을 찾아뵙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터뷰를 한 11월 22일이 마침 학교 축제날이라 떠들썩하고 열정적인 분위기와 함께 느낄 수 있어 흥겨운 하루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과를 먼저 정하고 대학교를 들어오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그 후에 진로를 정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계속해서 진로탐색 및 결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인 저에게도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는 본격적인 시기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과연 선배는 어떠셨을까요? 그에 대한 내용으로 기사를 시작하겠습니다.
▲ 지서향 선생님이 근무 중인 수명중학교 정문
지서향 선배는 굉장히 재미있고 스펙터클한 대학생활을 보냈다며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학과 학생회 부회장 및 응원단 등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나의 적성과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특히 대인관계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작업치료학과 출신 학우들이 취업을 하거나 진학할 수 있는 곳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4학년 당시, 여러 곳에서 실습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먼저, 병원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해 보셨다고 합니다. 대학병원, 2차병원 등에서 작업치료사로서 어떠한 일을 하는지 직접 실습하고, 그 곳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의 조언도 들으며 자신의 적성에 적합한지 알아보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보조공학기기센터에서 일하셨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선배를 통해 그 분야에 대해 접했고, 직접 보조공학 전문가 옆에서 일하는 것을 도우며 내가 이런 일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봤다고 해요. 세 번째로는 특수학교에서의 경험이 있습니다. 교생실습으로 선배가 있는 연세재활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실습을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나의 전공인 재활 의학적 지식이 접목되어 교육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수교육이라는 학문에 대해 궁금증과 호기심이 들게 되었고, 임용고시와 관련된 선배와의 만남 시간에서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석사과정으로 진학한 선배도 만나며 특수교육 대학원 진학을 최종적으로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직업을 4학년 실습 과정에서 내 적성과 맞는지. 앞으로의 비전은 어떤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체험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학생회 및 응원단 활동을 통해 일에 대한 추진력과 리더 활동을 즐긴다는 지서향 선배는 적성, 재활의학과 특수교육의 전공지식 모두를 실제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특수교사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 석사과정을 진학하게 되었고,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현재 2년차 특수교사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반학교에서 특수교사가 일하는 것은 곧 '통합교육'을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통합교육이란 장애학생이 일반학교에서 차별 받지 않고, 학생들과 어울려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도 장애학생과 일반 학생들이 모두 발전하는 방향으로 통합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위해 여러 일을 하고 계시는 지서향 선배의 말을 더 귀 기울여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업무를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고 합니다.
먼저, 장애 이해 교육을 한다고 해요. 장애학생은 저마다 요구와 특징이 다르므로 지도방법도 모두 개별적으로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교육은 특수교사 혼자만의 지도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장애아동이 세 형태로 나뉘어 일반학교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완전통합이라 하여 장애아동이 일반 학생들과 한 반에서 수업을 함께 듣는 형태가 있습니다. 또, 시간제 특수학급은 일반 학생들과 한 반에서 생활하며, 몇 개의 부분적인 특수학급 수업을 듣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일제는 하루 종일 특수교사와 함께 수업을 받습니다. 그래서 앞의 두 가지, 완전통합 대상자와 시간제 특수학급 학생들은 특수교사 혼자만의 지도가 절대 불가능합니다. 일반교사 및 일반학생들과 함께 이뤄가야 해요. 그 때 필요한 것이 장애이해교육입니다. 학급에서 장애학생이 문제행동을 일으키면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을 각 학생마다 특징에 맞게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합니다. 이 때 특수교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데, 장애학생이 일반학생과의 관계를 원만히 만들기 위해서는 특수교사가 다른 일반교사와 협력을 잘 해야 합니다. 이게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하지만 협조를 잘 해주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나날이 장애학생들의 학교적응과 사회적 행동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뿌듯함을 함께 느끼신다고 합니다.
▲ 듬직한 제자와의 사진 촬영
지서향 선배가 한 동영상을 보여주었는데요. 학교 축제 무대에서 있던 일이었습니다. 영상에서는 한 학생이 휠체어를 타고 반 아이들과 함께 무대에서 춤과 노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든 학생인데도 담임선생님 및 일반 학생들과 더불어 무대를 멋있게 꾸미는 모습을 보며 저 또한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 임용고시 합격 후 학교에 걸린 현수막
지서향 선배는 우려를 먼저 표현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보면 그저 편안한 직장이라고만 생각하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교사를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교사로서 일을 해보면 무척 어려움이 많습니다. 거친 학생들, 교사를 업신여기는 학부모, 밤새 처리해야 하는 공문들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직 불완전한 인간을 온전한 인간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으로 이 일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라 합니다.
지서향 선배는 기간제 교사를 하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했습니다. 대학원도 재학 중이었기 때문에 퇴근 후에는 매우 바쁘셨다고 해요. 바로 도서관에 가서 교육학과 전공을 공부해야 했기 때문이죠. 방학이 되면 노량진 학원도 다니고 스터디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본 시험에서는 1차 낙방이 되어 매우 힘든 시기도 있었습니다. 다들 임용 공부만 하면서 합격을 하고 불합격도 하는데 기간제 교사를 하면서 가능할까라는 고민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특수교사 임용고시 추가시험이 생겼고 마침 기간제 교사 기간이 만료되어 시험 전까지 3개월 간 하루 17시간씩 공부를 하며 임용고시에 높은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고 해요. 이 때 어려움이 많아 울곤 했지만 합격한 사람들과 얘기해보니 모두들 그런 시간들을 겪고 지금이 왔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혼자만 힘든 게 아니니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힘내서 공부하길 바란다는 응원까지 잊지 않았습니다.
정말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면서 교직에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 들었습니다. 그리고 교직 이외에도 꿈을 이루고자 하면 그에 따른 굳건한 마음과 목표를 세우고 치열하게 지내야겠죠.
임용고시를 합격한 후, 석사 논문을 쓰고 있다고 지서향 선배는 말했습니다. 통합교육을 위해서 '함께하는 우리'라는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자기 주도적 장애이해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해요. 앞으로도 통합교육에 대해 연구하여 장애학생도 학교의 구성원으로 차별 받지 않는 분위기와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지서향 선배는 얼마 전 나온 기사를 언급했습니다. 저도 접한 기사인데,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이 한양대에 합격한 사연이었습니다. 합격한 학생은 평소 장애학생의 또래도우미를 자처해 열심히 장애학생을 도왔고, 이것이 학생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어 '학생부 종합전형'을 통해 대학교에 합격한 사연이었습니다. 지서향 선배는 성적과 스펙 위주의 입시가 아닌 이렇게 인성과 배려가 중심이 된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선배와 이 주제로 인터뷰를 하다 보니 '함께 하는 우리'라는 이 동아리가 장애학생와 비장애학생의 우정을 다지고, 장애에 대한 인식을 줄여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저는 눈물이 나 당황하고, 인터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갖고 계시는 학교 동문을 만나서 참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특별히 학교 후배들 전체와 교직이수 중인 후배들에 대한 부분으로 나눠서 답변을 부탁드렸습니다. 여기부터는 선배님의 말을 빌어서 바로 쓰겠습니다.
먼저 학교 후배들에게는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학교의 유용한 제도들이 많습니다. 그것을 떠먹여 주기를 기다리지 마세요. 학교 홈페이지에 수시로 들어가서 찾아보세요. ▲ 해외인턴, ▲ 교환학생, ▲ 복수전공 등 비싼 등록금으로 여러분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고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세요. '졸업하기 전까지 도서관에 있는 책을 모두 읽겠다.'라는 목표를 세워보는 것도 재밌겠어요. 또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보세요. 학교 전체 동아리 1개, 학과 내 소모임 1개 정도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정보를 교류하는 것이 여러분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교직이수 중인 후배 분들, 연세대학교에서 교직이수를 한 후 임용고시 공부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방의 사범대학에서는 4학년 내내 임용고시를 위한 수업을 진행한다는 말도 있을 만큼, 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인 연세대에서 고시공부를 따로 준비해서 합격하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임용고시가 객관식이 아닌 서술형 및 논술형으로 바뀌면서 본인의 전공학문을 깊이 한 사람만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더라고요. 저는 그 변화의 첫 세대에서 시험을 봐서 기출문제도 없어 준비가 어려웠지만, 꾸준히 깊이 있게 준비를 해온 터라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토익 강사, 임용고시 강사보다 우리 학교 교수님들께 뿌리 깊은 학문을 배우시고 기본서를 충실히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모두 여러분이 사회에 나와서 살아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임용고시 공부를 혼자서 하지 말고 같은 학과의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세요. 저는 짝 스터디를 통해서 윈-윈(win-win)의 효과를 보았습니다. 옆 사람을 경쟁자가 아닌 동료로 생각하고 함께 힘을 합치면 같이 합격할 수 있습니다.
▲ 선배님과의 인터뷰 시간
이 기사가 여러분들께 어떻게 다가왔는지 궁금합니다. 학우 분들이 어떤 꿈을 갖고, 목표를 세우시는 데 혼란이 있으실 수 있고 방향성을 설정하려는 단계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고민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하죠. 저 또한 실천보다는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시간이 긴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먼저 다가가보고 기회를 찾아보고자 노력하면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점을 더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 웹진의 기사들로 진로에 대해서 좋은 정보를 얻어가셨으면 좋겠고, 저희 기자들에게 여러 후기들 들려주신다면 더 나은 기사를 전달하기 위한 좋은 밑거름으로 쓰겠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서 '특수교육'과 장애학생들에 대한 이해, 나아가 장애를 가지신 분들에 대한 폭 넓고 다양한 이해와 배려를 실천하는 연세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으며 기사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