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꿈꾸는 교환학생과 배낭여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소중한 추억들을 가득 안고 돌아온 글로벌행정학과 11학번 문지선 학우를 만나보았습니다.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울 수 있고, 특별한 경험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는데요. '욕심 많은 꿈쟁이' 문지선 학우가 들려주는 교환학생과 유럽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터키 여행 중 친구들과
교환학생 지원동기를 알려주세요.
문지선 학우는 "왜 프랑스를 택했니?"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사실 그녀가 말하는 교환학생 지원 동기는 다른 학생들의 동기와 비슷하게 대학생이라면, 대학생이 되면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항상 동경하던 곳이었고 그 외에도 행정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국제개발에 많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분명 불어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프랑스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원주캠퍼스의 프랑스 교환협정학교는 La Rohelle Business School 밖에 없었습니다. 신촌캠퍼스에서는 프랑스어 실력을 요구했습니다.
교환학생 준비는 어떻게 하나요?
우리 학교 교환학생 정보는 매학기 초 혹은 개강 전에 학교 공지사항이나 국제교육원 홈페이지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영어권은 토플 점수 79점 이상부터 신청 가능합니다. 많은 사람이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고 말을 하는데, 실질적 준비인원은 적다고 하니 미리 겁먹지 마시고 도전하세요! 프랑스 교환학생을 가시는, 혹은 가시려는 분들이 유의하셨으면 하는 점이 있는데 교환학생 문화가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는 교환학생들을 모두 챙기는 분위기라면, 프랑스는 자신이 직접 찾아서 참여해야 한다고 합니다.
▲ 체코에서
La Rochelle Business School은 수강할 과목을 한국과 같이 하나씩 선택해 신청할 수 없습니다. 교환학생이 들을 수 있는 몇 가지 코스가 주어지고, 그 중 한 가지 코스를 선택하면 코스가 포함한 모든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수업 난이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았습니다. 영어수업이라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지만, 프랑스 학생들의 영어 실력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니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English Track에는 미국에서 오신 교수님들이 많지만, 프랑스에서 오래 학생들을 가르치신 프랑스 교수님들도 계십니다. 그분들은 독보적인 억양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불어를 공부하면 할수록 알아듣기 쉬워지는 신기한 영어수업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수업방식은 한국의 대학과 많이 다릅니다. 여러 가지 과목들로 한 학기 시간표를 구성해 수업을 듣는 한국의 대학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한 과목당 약 2주간을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마친 후 다음 과목을 배웁니다. 또한, 중간에 홀리데이가 있어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니기 좋았습니다.
참고로 La Rochelle Business School은 기숙사가 없는 학교여서 학교가 연결해주는 하숙집 혹은 아파트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파리가 아닌데도 집값은 상당히 비싸서, 프랑스의 복지제도인 알로까시옹을 활용했다고 합니다. 알로까시옹은 ▲ 가족 수당, ▲ 주거비(집세) 보조금, ▲ 장애인 보조금, ▲ 최저 소득 보조금 등 4가지 범주로 세분되는데, '알로까시옹 드 로주망'이라 불리는 주거비 보조금을 활용하면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모든 외국인에게 차별 없이 적용되고, 대학생이나 학생이 주된 수혜 대상자라고 합니다. 한 가지 더 알려드리자면, 프랑스의 식료품은 한국보다 저렴해서 집에서 직접 해먹으면 식비 부담이 덜하다고 합니다.
▲ 프랑스 에펠탑 앞에서
문지선 학우는 자신의 교환학생 생활을 '자꾸 작아지려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유럽을 인종 차별이 심한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은 들어보기만 했지, 직접 겪어본 적 없는 일인 인종차별을 문지선 학우는 파견초기에 겪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잘 이겨냈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단적인 예로는 조 프로젝트를 할 때 조원들에게 말을 걸면 못 들은 척하고 무시하는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반 학생들 60명 중에 혼자 아시아인이었던 점도 한 몫 했습니다. "한국에서 저는 대화의 중심에 서는 사람이었는데 프랑스에서는 그렇지 않았어요." 반 친구들로부터 받는 무시의 반복 때문에 더욱 작아지는 자신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혼자 방 안에서 울고, 좌절하지 않고 "이왕 1년 있을 거 내가 편견을 깨자! 나와 대화를 하고 나면 분명 나를 좋아하게 될 거야!"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평소에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국요리를 직접 해서 홈파티를 열고,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한국요리 먹어 봤어? 내가 너 초대할게!"라며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친해지는 데는 한국의 술게임도 한 몫 했다고 합니다.
문지선 학우는 홀리데이 기간과 학기가 끝난 후에 여행을 다녔는데, 대략 15개 국가 70여 개의 도시를 여행했다고 합니다. 여행의 시작은 혼자였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고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여행을 생각할 때 비행기 표와 더불어 숙박비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낍니다. 그럴 땐 카우치 서핑(CouchSurfing) 활용을 추천합니다. 카우치 서핑은 소파라는 뜻의 Couch와 파도타기라는 뜻의 Surfing을 합친 단어로 여행자는 잘 곳을 찾고 자신의 집은 여행자에게 내어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이트입니다. 문지선 학우는 카우치 서핑을 활용해서 숙박비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겁이 났지만 여러 차례 경험하다 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여행이 되었다고 합니다. 유럽 국가끼리 이동할 때는, 저가 항공사를 활용하면 프랑스에서 런던까지 3만원 정도에 다닐 수 있다는 점도 알려주었습니다. 다양한 여행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순례자의 길로 떠난 것과 터키에서 워크캠프에 참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개의 울림이 있는 곳, 순례자의 길
▲ 배낭 메고 출발한 순례자의 길
보통 순례자의 길을 걸으면 ▲ 육체의 울림, ▲ 정신의 울림, ▲ 마음의 울림 이렇게 세 가지 울림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순례자의 길은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향해 걸어가는 길을 말하는데, 가장 유명한 길은 프랑스에서 출발해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가는 총 길이 800km의 '프랑스 길'이라고 합니다. 약 한 달 동안 문지선 학우는 프랑스 길에서 100km 더 걸어서 세상의 끝이라고 불리는 곳까지 걸었다고 합니다. 시작할 때는 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신 등산화와 등산 가방 두 개로 시작했지만, 항상 사람과 함께하는 여행이었다고 합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생을 공유했고, 모두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에게도 자신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고 합니다. 여행은 걸으면서 하는 독서라는 말이 있듯이 매 순간이 인문학적인 경험이었고, 모든 여행을 통틀어 가장 힘들었지만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이라고 합니다.
워크캠프, 아이들을 만나다.
▲ 터키 워크캠프에서 학생들과
터키로 떠났을 때는 다른 여행지보다 오래 한 달 정도 머물렀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워크캠프를 통해 터키의 가장 작은 구의 가장 작은 마을에서 3주간 봉사활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마을인지라 외국인들이 한 명도 없는 곳이었는데, 주민들의 소박한 환대가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부터 교육봉사를 꾸준히 해왔는데, 터키에서도 영어교육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 "9시까지 학교에 오세요"라고 말했더니 8시 30분부터 교실에 옹기종기 앉아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가르치는 일이 내가 진짜 가져야 할 직업'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교환학생은 제 대학 생활 로망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문지선 학우처럼 교환학생을 통해 다양한 인연을 만나고 색다른 경험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패키지여행보다는 무작정 혹은 직접 계획하는 여행은 어떨까요? 과정이 힘들긴 하겠지만 그만큼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카우치 서핑, 워크캠프와 같은 좋은 정보를 많이 얻어서 유익했고, 소설을 읽는 듯한 인터뷰 시간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저 혼자 듣고 글로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가 많아서 아쉽기도 합니다. 교환학생! 모두 고민만 하지 말고 도전해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