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을 다방면으로 장악하고 있는 꿈의 기업 삼성. 높은 연봉과 좋은 이미지로 매년 많은 취업 준비생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데요, 저는 삼성, 그 중에서도 삼성전기에 올 8월 입사한 컴퓨터정보통신학과 10학번 이윤찬 선배님을 만나보고 왔습니다.
▲ 삼성전기에 입사한 이윤찬 선배님
대한민국의 대학 생활 4년은 취업을 위한 발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학점 관리와 더불어 봇물처럼 쏟아져 내리는 경험의 홍수에서 보다 나은 스펙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청춘이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이 모든 것은 더 나은 곳에 취업하기 위한 노력이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무엇이든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너무 스펙만을 중요시하면 '그 어느 것도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겠죠? 이런 점을 생각해 봤을 때 이윤찬 선배님의 대학생활 중 눈여겨 볼 점은 역설적으로 '기본에 충실'하는 자세였습니다. 선배님의 대학생활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로 ▲ 기본적인 학점 관리, ▲ 국내·외 여행 및 봉사, ▲ 5학기 근속 RA활동입니다. 3학년 2학기까지는 취업에 대한 불안감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대학 생활이 즐겁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학점 관리는 기본으로 하되, 스스로가 즐거울 정도로만 공부하였고(졸업 평량평균 3.6/4.3), 기회가 될 때마다 국내외로 여행을 다니거나 봉사를 다니는 등 최대한 여유를 누렸습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한 번 시작했던 RA 활동은 담당 교수님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해주었고, 또 적성에도 맞아 5학기 동안이나 지속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특별한 경험보다는 개인의 입맛에 맞춰 욕심내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여유와 성실을 동시에 챙긴 이윤찬 선배님의 대학 생활은 바쁜 일상이 상징이 된 최근 대학생들의 흔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인생이 삼성 취업에 적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대학 4년은 곧 취업이라는 판에 박힌 인식이 꼭 전부는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4학년을 앞둔 3학년 말, 이윤찬 선배님은 취업의 문을 열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취업을 앞두고 선배님이 현실적으로 고민하게 된 세 가지 요소는 ▲ 전공 적성, ▲ 근속 연수 보장, ▲ 좋은 근무 환경이었습니다. 이 모든 희망 요소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기업은 전자 제품의 부품을 담당하는 기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오자 국내 1위, 세계 5위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한번쯤 입사를 꿈꾸는 꿈의 직장이지만 '나라고 왜 안 돼?'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을 시작 했습니다.
'나'라는 사람이 '나'여서 특별한 점, 자기소개서와 면접 TIP
자기소개서와 면접은 각각 글과 언변을 수단으로 한다는 점 외에는 모두 원하는 기업에 자신을 어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표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그 본질이 같은 만큼 강조해야 할 부분은 같다고 볼 수 있겠죠. 바로 '나라는 사람이 나여서 특별할 수 있는 것'을 알리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지금까지 쌓아 온 화려한 스펙이 중요한 것도, 완벽한 성적이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이것들은 모두 수단이 될 수는 있어도 핵심이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내가 가진 것을 얼마나 특별하게 풀어내느냐에 있습니다.
1.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는 많은 양의 경험이 중요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단 하나의 경험을 했더라도 그 경험을 통해 기업이 좋아할 만 한 스토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경험이 적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윤찬 선배님이 실제로 활용했던 이야기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윤찬 선배님이 대학 재학 중에 다녀왔던 다양한 여행 중에서 자기소개서를 위해 활용한 여행은 단연 인도 여행이었습니다. 보름을 계획하고 떠났던 여행 초기, 소지하고 있던 여행 경비의 대부분을 도둑맞는 불상사를 겪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한 순간에 무일푼이 되어버린 선배님은 그대로 포기하고 귀국하기 보다는 악조건을 극복해 기억의 남는 여행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다가 급한 대로, 머물던 게스트하우스에서 조리 도구와 재료를 빌려 간단한 한국 요리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기존의 가지고 왔던 액수를 전부 회복할 수는 없었지만 절망의 상황에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로 기억의 남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자신만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담아낸다면 업무 중 어떠한 역경이 닥쳐도 쉽게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신뢰감을 기업에게 심어줄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기소개서에 담아 낼 자신만의 재료를 다듬었다면 이제 요리를 해야겠죠? 글로써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첨삭 과정은 필수입니다. 선배님은 4학년 1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 작성 연습에 돌입하셨다고 하는데요, 이 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은 교내 취업캠프와 자기소개서 첨삭 시스템이었습니다. 백번, 이백 번 반복해서 써보는 개인의 노력과 첨삭을 통한 완성도 향상이 완벽한 합을 이룰 때 쯤이면 여러분의 자기소개서는 여러분 고유의 특별함을 더할 나위 없이 잘 담아내고 있을 것입니다.
2. 면접
면접에 대비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예상 질문을 직접 스케치 해보는 것입니다. 기업마다 그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빠지지 않고 제기되는 면접 질문 종류에는 ▲ 지원 동기, ▲ 자신의 장·단점, ▲ 관심 있었던 학교 과목 등인데요, 이들은 모두 '나'라는 사람이 누구이며 본사에 얼마나 부합하는 지를 알아보고자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면접관으로 하여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하나의 간단한 질문이 제시되더라도 단답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다음에 나올 질문을 예상하는 예민함까지 갖춘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은 면접에 임하기 전 지원하는 기업의 최신 동향을 살피라는 것입니다. 취업박람회를 참여하는 것도 좋고,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기업의 최신 동향을 숙지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기업으로 하여금 '우리가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느끼도록 해줄 것입니다.
면접 또한 자기소개서와 마찬가지로 교내 취업캠프와 같은 실전 연습이 큰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 이윤찬 선배님이 면접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던 데에는 RA를 했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폭넓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경험이 타인과 대화할 때 어색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은 물론, 조리 있는 언변까지 남겨 주었습니다. 또한 RA경험 그 자체로 면접 시 '리더십'과 '소통의 능력'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되었겠죠?
참, 삼성에서는 면접이 크게 두 가지로 나눠져 있습니다. 인성면접과 역량면접이 그것인데요, 역량면접에서는 대학 재학 중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PT로 면접을 진행하기 때문에 전공과목을 성실히 수강하기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삼성의 직무적성고사, SSAT
이윤찬 선배님은 4학년 2학기에 접어들면서 학교에서 SSAT를 위한 스터디를 꾸렸습니다. 4학년 2학기에는 모든 졸업이수학점을 마무리 해놓고 고시 생활을 하듯이 SSAT에 매진했습니다. 준비 없이 치렀던 첫 번째 SSAT에서 그 유형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보다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스터디를 하면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며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등 현실적인 소통을 자주 할 수 있었다는 점과, 서로의 모습에 좋은 자극을 받으며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점입니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것은 스터디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SSAT를 위한 완벽한 준비를 100이라고 표현 했을 때, 스터디를 통한 최대 수익은 기껏해야 80~90 정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머지 10~20이 탈락과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개인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완벽하게 습득할 수 있겠죠. 최고 인기강사의 인터넷 강의, 혹은 현장 강의를 수강하는 사람들도 있고, 독학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유명한 강사의 강의를 듣는 것은 SSAT의 최신 트렌드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이윤찬 선배님은 독학을 선택했습니다. 왜냐하면 시판 서적을 활용한 유명 강의는 문제풀이에 대한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공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방법들을 익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한 자신만의 풀이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윤찬 선배님이 짧은 시간 내에 효율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SSAT의 네 가지 영역을 대하면서 공통적으로 지녔던 자세가 있습니다. 바로 100점에 가까운 완벽한 점수보다는 합격에 가까운 현실적인 점수를 목표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1. 언어영역 : 고득점을 얻으려는 것 보다는 합격에 필요한 일정 수준의 능력치에 도달 했을 때, 그 점수를 완벽히 유지하려 했다고 합니다. 점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는 계속해서 그 점수가 나올 수 있도록 문제 푸는 속도를 몸에 익혔습니다.
2. 수리영역&추리영역 : 수리영역과 추리영역은 언어영역과는 반대로 속도보다는 정확도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늘 시간 부족으로 4~5개 정도의 문제는 틀리곤 했는데, 4~5개 정도는 포기하더라도 나머지 문제를 다 풀어서 맞히면 된다는 생각으로 학습에 임했다고 합니다. 특히 추리영역의 경우 전반 20초 안에 낯설거나 한 번도 보지 못한 유형이 걸러지곤 했는데, 걸러낸 문제를 체크해두고 다른 문제를 먼저 풀어내는 식으로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3. 공간영역 : 공간영역은 수리나 추리 영역처럼 어려워서 못 푸는 문제는 없을 정도로 유형화 되어있는 영역입니다. 연습만이 살 길! 연습을 하면 할수록 자연스럽게 정형화된 유형이 체득된다고 합니다.
이윤찬 선배님을 만나고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자신감이었습니다. 삼성과 같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대기업의 문턱 앞에서 보통은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위축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청춘들이 이것저것 경험해보며 분주하게 움직이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이끌어 온 인생을 믿고 나만의 스토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것만큼 나를 특별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획일화된 잣대에 자기 자신을 끼워 맞추는데 바삐 시간을 보내기보다, 나 자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쏟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