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년 연속 대학생과 구직자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선정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실상 삼성전자에 입사하기란 '삼성 고시'라고 불릴 만큼 취업 문턱이 높은데요. 매지리 생활 6년 만에 취득한 석사학위로 삼성에 당당하게 입사한 선배가 있다고 합니다. 지난 4월 26일, 삼성전자 연구개발직의 주인공이 된 김윤수(09·물리) 선배를 만나고 왔습니다.
김윤수 선배는 2009년 자연과학부에 입학 후 물리학과를 선택해 교직을 이수한 뒤, 2013년에는 조수행 교수가 연구하고 있는 대학원 광전자소자연구실에 진학했습니다. 김윤수 선배가 연구한 분야는 차세대 메모리 중 하나인 저항변화메모리라고 합니다. 저항변화메모리란 전기적 신호에 따라 저항이 크게 변화하는 특성을 이용한 비휘발성 메모리를 말합니다. 그녀가 입사한 삼성전자는 ▲ CE(Consumer Electronics), ▲ IM(IT&Mobile Communications), ▲ DS(Device Solutions)의 3개 사업부로 나눠지며, 김윤수 선배의 경우 메모리사업부에서 연구개발직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메모리사업부는 21년 간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첨단 메모리 제품 설계 및 제조에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그룹 신입사원들은 대개 합격 통보를 받은 뒤 함께 합숙 교육을 받게 됩니다. 김윤수 선배는 ▲ 삼성물산, ▲ 삼성전자, ▲ 삼성SDS, ▲ 삼성SDI 등 4개 회사의 신입사원들과 3주 간 동고동락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삼성의 합숙 교육은 회사의 전반적인 제도에 대한 신입사원들의 이해를 돕고, 동기들 간의 친목을 도모해 회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김윤수 선배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처음 발령받은 뒤, 현재는 기흥캠퍼스에 파견돼 근무하고 있습니다.
▲ 히스토리 맵을 이용해 삼성의 역사를 설명하는 김윤수 선배
그녀는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연구했던 분야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 D램, ▲ 낸드 플래시, ▲ SSD를 비롯한 다양한 메모리 제품들을 개발했는데요. 그러던 중 언론을 통해 2016년부터 저항변화메모리를 직접 개발한다는 공식발표를 접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김윤수 선배는 자신이 연구한 분야와 적합하다고 생각해 삼성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됐습니다.
자기소개서
김윤수 선배는 평소에도 자기소개서를 여러 차례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루일과를 시작할 때마다 취업 관련 카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합격 자기소개서를 확인하며 영감을 받곤 했다는데요. 직접 쓴 자기소개서를 6개월 뒤에 재차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함께 취업을 준비하는 10명의 친구들과 번갈아가며 서로 첨삭해줬다고 합니다. 특히 지원동기 항목에서는 삼성이 개발한 제품들을 보며 생각했던 장점과 보완해야할 점들을 적어내 회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솔직하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또한 김윤수 선배는 취미 항목에 '오타 찾기'를 적었다고 하는데요. 취미나 특기를 적는 항목에서는 특이하거나 신선한 것을 적는 게 좋다고 합니다. 면접관이 한 번이라도 더 자신의 자기소개서를 보도록 이목을 끌어내는 것이죠. 사소하게 느낄 수 있는 항목에도 충분히 고민한 내용을 적어내 자신의 노력과 절실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공 면접
면접은 크게 3가지 주제로 나뉘며 그 중 하나를 골라 일정 시간동안 풀어내야 합니다. 김윤수 선배의 경우, 물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물리적 이론이나 수식, 장비를 설명하는 문제들이 주어졌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석사학위 취득자에겐 자신이 연구한 분야에 대한 면접이 추가로 진행됩니다. 그녀는 자신이 연구한 분야를 어떻게 삼성에 접목시킬 수 있을지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행히 면접에서 이해도가 높은 질문을 만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연구실 동기들, 교수님과의 모의면접을 통해 면접에 대비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모습을 직접 녹화해 목소리 톤이나 성량을 조절해나갔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면접에서는 첫인상이 결정적인 판가름을 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때문에 면접 중에는 항상 웃는 얼굴로 크게 얘기하고, 면접관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요'가 아닌 '~다·나·까'로 말을 끝맺는 등 부차적인 면에서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특히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두려워하는 압박면접. 이는 면접관이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나가는지 지원자의 침착함과 순발력을 보기 위함이라고 하죠. 그 순간 당황하지 않고 소신껏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녀는 면접에서 기획·경영 업무에도 관심이 많은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고 하는데요. 이는 교직을 이수한 경험을 살려 신입사원을 교육을 담당하는 인사팀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얼마 전 YG엔터테인먼트 사옥 구내식당이 화제를 모았는데요. 삼성의 구내식당 또한 직원들을 위한 맛있는 식단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어 공복에 일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특히 삼성의 경우 임직원들의 면학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조성해준다고 하죠. 그룹 내 대학원을 통해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 2015년 상반기 SVP 55기 24차 Team
또한 회사에 위치한 인터넷 강의실에서 어학, 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으며, 약 1년에서 2년 간 해외로 파견되는 '지역전문가제도'도 있다고 합니다. 이 제도를 통해 파견되면 수행해야할 임무는 오로지 그 나라의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 따라서 월급,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금전적인 요소들은 모두 회사가 전적으로 지원해준다고 합니다. 파견되기 전에도 적응을 위한 훈련이 별도로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10주 간 진행되는 훈련을 통해서는 언어나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삼성은 직원들을 위한 복지가 잘 마련되어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취업 성공의 이유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김윤수 선배는 솔직함과 Humble confidence, 두 단어를 언급하며 취업 준비 과정을 진솔하게 풀어나갔습니다.
솔직함
"어떤 기업이든 내가 정말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뻔 한 이야기지만 면접관은 항상 회사에 오길 간절히 원하는 지원자만을 채용해요. 저는 재학 중 고속버스를 타며 본 회사 간판들을 보며 꿈을 키웠어요. 6년 간 그 꿈을 꾸며 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자기소개서에 써냈고, 면접장에서 풀어놨죠. 그런 제 간절함을 느끼셨는지 면접관 두 분이 미소를 지어주셨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따뜻한 분위기의 면접이었습니다."
Humble confidence
"친구들이나 교수님과 모의면접을 볼 때마다 항상 떨렸어요. 하지만 삼성전자나 LG디스플레이 등 실전에서 면접을 볼 때는 긴장하지 않았죠. 제가 생각하기에 그 이유는 나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저는 뛰어난 지능이나 모두의 이목을 끄는 언변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저항변화메모리에 대한 연구과제 만큼은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어요. 항상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고민하는 편인데 남들에게 자만하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면접에서는 그런 제 자신감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대학원 진학
김윤수 선배는 취업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단, 대학생활 4년 간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확실히 찾은 사람이라면 대학원 진학을 적극 권하고 싶다 하는데요. 채용에 있어 학사 지원자가 석사 지원자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은 아니며, 주로 두 학위의 지원자들이 일정 비율로 나눠져 그 안에서 경쟁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또한 석사는 한 분야만을 깊게 공부하기 때문에 지원할 수 있는 회사의 폭이 좁아지므로, 오히려 학사가 석사에 비해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할 수 있는 분야가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취업 준비
취업 때문에 힘들어하는 학우들이 많지만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고 말한 김윤수 선배. 그녀는 자신이 희망하는 기업의 채용 홈페이지나 인터넷 취업카페를 이용해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삼성은 올해 9월부터 서류전형이 추가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지원 동기가 확고한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윤수 선배는 약 200명이 되는 신입사원들 앞에서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의 아름다운 전경을 보여주며 발표를 한 경험을 언급하며 우리 캠퍼스에서도 충분히 각자가 원하는 목표를 이뤄낼 수 있으니 기죽지 말고 자부심을 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윤수 선배가 해준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는데요. 바로 "대학원은 영리하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만이 가는 곳이 아니다. 더 깊은 학문을 공부하길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곳이다."입니다.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저에겐 큰 용기를 심어줬습니다. 이 기사가 저와 같은 고민을 갖거나 취업에 관심이 많은 학우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