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삼성을 '신(神)의 직장'이라고 부릅니다. 높은 임금과 훌륭한 복지혜택이 그 이유인데요. 졸업과 동시에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한 물리학과 10학번 이근정 학우를 만나 취재했습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있어서 대학 생활 4년이라는 시간은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엄청난 기간입니다. 남들보다 뛰어난 스펙을 쌓기 위해 도서관에서 밤새워 공부하고,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해외어학연수에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봉사활동, 대외활동 등도 놓치면 안 되겠죠. 대체 무엇을 더 해야 뛰어난 걸까요? 이근정 학우는 남들보다 뛰어나기보다는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 4년의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라!
졸업 평균학점 3.9/4.3으로 졸업한 이근정 학우는 도서관에서 밤새워서 공부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봉사활동과 미국에서의 교환학생 시절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다만, 교환학생의 목적을 영어 실력 향상보다는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통해 생각과 시각을 넓히는 데에 중점을 두는 것이 더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취업 면접 시 질문들은 기출문제에 있는 것들만 물어본다고 합니다. 따라서 그 대답을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얼마나 잘 연관 지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합니다. 면접을 보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언제냐는 질문을 받을 때였습니다. 여기서 면접관들은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답하고,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길 원했다고 합니다. 누구나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므로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이라는 것을 나만의 이야기로 잘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죠?
▲ 회사 동기들과 봉사활동을 한 이근정 학우
자신에게 맞는 채용방식을 선택하자!
이근정 학우는 당시 유기발광소자로 환경친화적이라는 OLED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요. OLED 개발 및 선두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평소 삼성디스플레이에 관심이 있었고, 면접 방식이 본인에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1차 면접을 S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통해서 뽑은 다음 2차 면접을 보는 방식인데, 그녀는 이런 면접 방법이 합격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따라서 SSAT 준비와 OLED 관련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SSAT 준비는 시간을 재면서 문제를 풀어 보는 방식으로 했고, 부족한 파트를 매일 조금씩 풀면서 감을 익혔다고 합니다.
Q. 취업에 대한 진로는 어떻게 결정하게 됐나요?
교환학생 생활 당시 3학년이라서 진로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물리학과라는 전공을 살리고 싶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반도체나 전자 쪽으로 관심을 가졌습니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관심을 두고 나의 것으로 만드는 노력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작가의 책을 좋아하면, 한 번 더 알아보거나 작가와 관련된 기사와 책을 더 구해서 읽는 방법 등 일명 '귀차니즘'을 버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반도체와 전자 관련 쪽으로 취업 준비를 결심했고, 취업에 관한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원주에서 벗어나 강남으로 취업스터디를 다녔고, 취업스터디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자기소개서나 면접 태도를 봐주면서 단점을 고쳤습니다. 면접 스터디의 장점으로는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보지 못했던 본인의 성격이나 특징을 짚어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본인의 취업 노하우가 있다면?
취업의 방향을 디스플레이 분야로 미리 정해놓았기 때문에 OLED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논문, 관련된 기사들을 최소 하루에 한 편은 찾아 읽었습니다. 운 좋게도 PT면접에서 OLED에 관련된 문제가 나와서 면접을 잘 치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의 학과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학과마다 차이는 미비합니다. 결론적으로 본인의 전공인 장점을 잘 살리는 것이 취업의 노하우라고 생각합니다.
Q. 흔히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기보다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실제로 대부분 선후배들은 취업이 안 된다며 대학원을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일단 그냥 시도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턴과 공채에 적극적으로 원서를 넣어야 합니다. 또한 사람들과 함께 취업스터디를 준비한다면 취업에 대한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다 비슷하기만 했습니다. 때로는 막막하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도전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S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준비했습니다. 요즘은 후배들에게 SSAT(삼성직무적성검사) 준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저도 선배들처럼 똑같은 대답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도전해봐."
▲ 삼성 디스플레이 부서 직원들과 함께
Q. 삼성 디스플레이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삼성 디스플레이는 크게 ▲ 연구소, ▲ 개발실, ▲ 제조 센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연구소는 앞으로의 10년 정도를 내다보며 디스플레이를 연구 및 개발하는 일을 합니다. 특히 제조 센터는 현재 사용되는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라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근정 학우는 제조 센터의 디스플레이 공정 중 'DRY ETCH'라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상상했던 회사 생활과 달라서 괴리감이 컸다고 하는데요. 커리어우먼처럼 오피스 룩을 입고 출근하는 것을 상상했지만, 현실은 편한 사복 차림과 화장도 못 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회사 분위기는 대체로 자유로운 편이고, 업무 강도는 부서마다 다른 편입니다. 일이 적은 부서도 있지만 일이 많아 직원들이 그만두는 부서도 있다고 합니다. 생산 라인은 24시간이기 때문에 주말과 야근에도 근무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입사했을 때는 이러한 점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월급날은 그동안의 힘들었던 생활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다시 대학생을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못 해본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제일 먼저 동아리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학과 활동을 중심으로 생활했기 때문에 같은 과 사람들만 알고 지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즉흥적인 여행도 가고 축제도 즐기며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쩌면 무슨 활동을 하더라도 나중에 후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분명 추억이 될 것입니다. 또한 추억은 직장 생활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근정 학우는 개인적으로 신입생 때부터 지켜본 동기입니다. 자신의 진로 선택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낙담하지 않았던 그녀의 모습에 현재 저의 모습이 조금은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이근정 학우처럼 대학생 4년 동안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자신이 원하던 미래를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웹진은 언제나 연세인의 꿈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