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업에 관한 문의사항 중 '정규직인가요? 비정규직인가요?'라는 질문이 많습니다. 왜 이런 질문이 많아진 걸까요. 일정 수준 노동의 질과 능력별 소득이 정착된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은 큰 이슈가 되지 않을 문제입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고용주와 노동자들은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이 구분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평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와 파업에 관심이 많았던 지영서(07·경영) 선배는 그들을 돕기 위해 공인노무사의 꿈을 키웠다고 합니다. 3년 3개월 후 마침내 그 꿈을 이룬 지영서 선배의 공인노무사 준비과정 및 합격스토리를 들어보겠습니다.
지영서 선배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스물다섯 살이 된 해, 우연히 노무법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꿈을 찾았다고 하는데요. 그곳에서 노무사가 일하는 것을 보고 본격적으로 노무사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합니다. 지영서 선배는 공인노무사가 되어 전문직 종사자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노무법인에서 근로자들의 고민들을 해결해주면서 동법 전문 변호사로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문제를 해결한 후 지영서 선배에게 감사함을 표시할 때마다 묘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답니다. 또한 그의 또 다른 바람은 저녁이 있는 삶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던 점도 노무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였습니다.
▲ 슬럼프를 이겨낸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지영서 선배
공인노무사는 국가에서 공인하는 유일한 노동 법률 전문가로 공인노무사법에 직무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노동관계법령에 따라 ▲고용노동부, ▲노동위원회, ▲근로복지공단 등을 상대로 노동자의 권리구제를 대행합니다. 기업을 위해 각종 인사노무관리 상담이나 작업장 혁신 컨설팅 업무를 하기도 합니다. 노사양측의 의뢰를 받아 노무관리를 진단하거나 분쟁을 합리적으로 조정·중재하는 일도 주요한 업무입니다. 공인노무사 시험은 노동관계업무의 원활한 운영과 인사노무관리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도입된 제도입니다. 공인노무사 시험은 일 년에 한 번 진행되며 필기시험과 면접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지영서 선배는 학원을 다니면서 2012년 3월부터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6월에 열린 1차 시험에 떨어졌다고 하는데요. 0.02점 차이로 떨어졌기 때문에 매우 아쉬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울함을 떨치기 위해 쇼핑과 게임을 하는 등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는데요. 그러다 신림동 고시촌 노무사 학원에서 일 년 간 조교로 활동하면서 학원비를 절약하며 공부했다고 합니다. 2013년 6월 필기시험 1차에 합격했으나 2차 시험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떨어졌다고 합니다. 게임을 하거나 여행을 하며 일 년을 보낸 후 2014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합니다. 29살이 된 지영서 선배는 휴학을 5번이나 했기 때문에 더욱 긴장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차 시험이 7개월 남은 시점에서 지영서 선배는 한 달에 한 과목씩 완벽히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합니다. 우선 하루에 공부할 양을 정하고 선배의 하루 공부시간을 파악했다고 하는데요. 지영서 선배는 아침형 인간이라 오전 7시에 기상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공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총 15시간 동안 공부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2시간 단위로 쪼개서 오전 8~10시까지는 오늘의 분량을 1회독을 했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자를 대고 연필로 줄을 그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2시간 동안 3번은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2번째 읽을 때는 밑줄만 읽었다고 합니다. 오전 10~12시까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빨간색으로 밑줄을 그으며 공부했다고 합니다. 점심식사 후, 오후 1~3시까지는 노란색 형광펜으로 빨간 펜으로 표시한 부분 중에서 밑줄을 그었습니다. 양을 최대한 줄이고 줄여서 핵심만 공부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마지막 작업으로 오후 3~5시까지는 주황색으로 핵심 키워드만 표시했습니다. 이것은 핵심만 담은 지영서 선배의 비밀노트였습니다. 저녁식사 후 오후 6~8시까지는 교재를 보지 않고 외운 채로 답안지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2차 시험을 대비하여 시험장에 가져갈 핵심 요약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그동안 외웠던 핵심을 나열하면서 완벽한 요약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작업들이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2주 정도만 반복한다면 두꺼운 교재의 내용을 3장 안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핵심요약본을 추출해 그대로 암기하는 것이 비법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오후 8~9시까지는 벽에 대고 외운 것을 그대로 말하는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단어를 생각하면 바로 입으로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외웠다고 합니다. 이것은 지영서 선배가 면접 준비를 하면서도 큰 도움이 된 방법이었습니다. 또한 독서실과 지하철에서도 계속 요약본을 보며 외웠다고 합니다. 이렇게 2차 시험 준비를 한 후, 마침내 지영서 선배는 그토록 원하는 제24회 공인노무사 시험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지영서 선배는 1년 10개월 동안 점심과 저녁으로 김치볶음밥을 도시락에 담아 가지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시간이 부족했고 식비가 아까웠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고시학원 식당은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 지영서 선배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밥 먹는 것도 단순화하여 일부러 김치볶음밥만 먹었다고 합니다. 정말 질리도록 먹었던 그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마치 자신이 영화 올드보이에 나오는 배우 최민식처럼 느껴졌다고 하는 데요. 식욕억제가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 3년 3개월 준비 끝에 제 24회 공인노무사 시험에 합격한 지영서 선배
특히 지영서 선배는 1000원으로 냉면을 만들어 먹은 일화를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말했는데요. 비교적 물가가 싼 편인 신림동 고시촌은 특히 5월과 6월이 되면 무척 더워진다고 합니다. 그날따라 냉면이 먹고 싶었던 지영서 선배는 수중에 많은 돈이 있지 않았고, 마트에서 냉면 육수를 250원에 파는 것을 보고 컵라면과 냉면육수를 천 원으로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비결은 컵라면에 찬물을 붓고 라면 수프는 버리는 것! 거기에 냉면 육수를 부어 냉면을 만들어 먹은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그 날을 회상했습니다. 지영서 선배는 그 기억으로 지금도 김치볶음밥을 절대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꼭 합격합니다. 국가자격증 합격이 로또 당첨율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걸 기억하세요. 또한 지영서 선배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되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유 없는 자신감은 버리고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요. 자신의 꿈을 위해 수치화된 점수를 보며 쉬지 않고 노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지영서 선배는 후배들에게 본인이 공부한 요령들을 알려주기 위해 수험 블로그를 운영 중입니다. (http://blog.naver.com/ji121712)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습니다. 저는 3년 3개월 동안 끈기로 슬럼프를 이겨낸 지영서 학우를 보면서 꿈에 대한 확신과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취재 중 지영서 선배는 힘들었지만 많은 보람을 느꼈다며 공인노무사 준비과정을 생생하게 전해줬는데요. 지영서 선배가 슬럼프를 이겨낸 것처럼 힘든 상황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연세인이 되길 바랍니다. 웹진은 언제나 연세인의 꿈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