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회사나 학교에서는 인문학 공부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인문학만의 공부를 원하는 것은 아니죠. 그래서 타전공 학우들은 인문학을, 인문학 전공인 학우들은 타전공을 함께 공부합니다. 인문학만으로는 취업할 수 없는 걸까요? 반드시 전공을 2개 이상 해야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될까요? 여기 자신이 좋아하는 인문학 공부만으로도 원하는 직업을 얻을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국사편찬위원회'입니다. 저희 연세웹진에서는 국사편찬위원회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나는 대학원까지 공부하고 싶어.', '요즘은 대학원이 필수라고 하잖아.' 이는 졸업을 앞두거나 가까워진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듣거나 해본 말입니다. 하지만 재정적 문제나 시간의 문제로 많은 대학생이 포기하는 길이기도 하죠. 특히 대학원의 전공이 인문학이라면 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문과 재학생이라면 대학원 진학을 생각할 때 보통은 사회과학이나 상경계열을 선택하기 마련이죠. 그래서 인문학으로 석사, 박사과정까지 하는 학우를 거의 보기 힘듭니다. 이것이 인문학도들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알지만, 그에 맞서 인문학으로 석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시간을 허비하는 걸까요? 그들은 무슨 일을 위해 그렇게 공부를 하는 것일까요? 이들에게는 특이한 국가직 공무원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인문학도의 석사와 박사는 매우 적은 사람들이 하므로 꽤 괜찮은 길이겠죠?
'국사편찬위원회'라는 이름이 많은 학우에게 낯설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문화학과 학우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고 들어가고 싶은 곳일 텐데요. 국사편찬위원회는 대한민국의 전시대 역사 자료를 ▲수집, ▲정리,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가치 있는 사료를 출판하여 국내외의 학자들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에 공헌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는 국가기구입니다. 즉, 이곳에서 일하게 되면 국가직 공무원인 셈이죠. 국사편찬위원회는 조선왕조실록 등 한국사의 시대별 기본 사료와 위원회 간행 주요 사료를 '한국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로써 많은 역사연구자는 직접 사료를 보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국내의 역사 관련 기관 29곳을 연결해 한국사 관련 정보를 쉽게 검색하는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이 쉽게 역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각종 역사 콘텐츠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한국사데어터베이스'
▲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
지원자격
국사편찬위원회는 일반 대학교를 졸업했다고 시험을 볼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이곳은 역사 연구직을 양성하는 국가 기관입니다. 이 기관에서 하는 일도 역사 연구자들이 새로운 역사적 지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사과정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이 모든 일을 해내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석사 이상의 역사 관련 학위자를 선발합니다. 이곳에 취직하고 싶은 학우가 있다면 대학원 과정까지 생각하셔야 하는 것이죠. 이 학력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절대로 이곳에 지원할 수 없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경력이 충족된다면 지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경력은 임용예정 직렬의 업무내용과 같거나 유사한 분야에서 임용예정 계급 상당 경력이 3년 이상인 경우입니다. 대학 조교 경력 혹은 학위 취득에 소요되는 학위과정 경력은 인정되지 않고요. 국공립대학 및 사립대학에서의 강의 또는 연구 경력은 인정됩니다.
서류전형
서류전형에서는 해당 직무 수행에 관련된 응시자의 자격, 경력 등이 적합한지 심사위원 2명이 서면 심사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적격 또는 부적격을 판단합니다. 이 판단은 임용예정 직무 적합성 평가 기준을 토대로 이뤄지는데요. 임용예정 직무 적합성 평가 기준은 ▲관련 분야 직무경력, ▲관련 학과·전공분야 직무 연관성, ▲관련 연구 실적 및 성과 등이 있습니다. 이 서류전형에 적격 판단을 받은 지원자는 필기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필기시험
필기시험은 서류전형 합격자에 한하여 실시합니다. 필기시험은 1차와 2차로 나뉘어 있습니다. 시험에 속하는 과목은 ▲영어, ▲사학개론, ▲한국사, ▲한문 등입니다. 이 4개의 과목은 모두 주관식으로 출제됩니다. 출제 수준이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전문 행정업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과 지식을 검정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서류전형에서 적격과 부적격 판단 기준이 있었듯 필기시험에도 객관적인 합격자 결정 방법이 존재합니다. ▲영어, ▲사학개론, ▲한국사 및 한문 각 과목 40% 이상 득점, 전 과목 총점의 60% 이상 득점한 지원자 중에서 채용 분야별 고득점자부터 선발예정인원에 2명을 합한 인원을 선출합니다.
면접전형
면접 방식은 개별면접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당해 직무수행에 필요한 능력 및 적격성을 검정하며, 평정요소마다 각각 상중하로 평가합니다. 여기서 평정요소라는 말이 학우들에게 생소할 것 같은데요. 평정요소는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전문지식과 그 응용능력, ▲의사 표현의 정확성과 논리성, ▲예의·품행 및 성실성, ▲창의력·의지력 및 발전 가능성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공무원 임용시험령에 명시되어 있는 요소입니다. 면접시험의 합격자 결정은 불합격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지원자 중에서 평정요소 성적이 우수한 지원자 순으로 됩니다. 불합격 기준은 위원의 과반수가 평정요소 5개 항목 중 2개 이상을 하로 평정한 경우 또는 위원의 과반수가 어느 하나의 동일한 평정요소에 대하여 하로 평정한 경우입니다.
▲ 국사편찬위원회 채용 공고
요즘은 취업이 어려운 시대입니다. 그래서 여학우,남학우 모두 휴학보다는 빨리 졸업을 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적게 한다고 해서 빨리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니며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꼭 취업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이 공부한 사람을 채용하려는 국사편찬위원회라는 국가 기관이 있듯이 말입니다. 역사를 좋아해서 더 깊은 공부를 위해 대학원 진학을 했다면 국사편찬위원회의 길은 좋은 길이겠죠. 만약 자신이 특정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다면 환경과 주변 시선에 휩쓸리지 말고 그대로 자신의 뜻대로 결정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좋은 기회가 연세인에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회를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찾아보고 그에 맞게 대비하는 연세인의 모습이 더 바람직하겠지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기준과 뜻에 맞춰 휩쓸리는 삶을 살지는 않기 바랍니다.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는 연세인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