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는 실업자 수 100만 명의 시대가 열렸다고 발표했어요. 취준생들은 나이 먹고 집에서 놀고 있는 게 눈치 보여서 일단 불러주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가서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취업만 된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취업하고 나니 적은 월급과 야근의 반복. 이것이 과연 젊은 시절에 꿈꿔왔던 회사 생활이었을까요?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비교적 업무 강도가 낮고 칼퇴근이 보장된 공무원, 공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에 매진하게 되죠. 하지만 서울시 행정 공무원의 경쟁률은 270:1.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몇 년에 걸쳐 시험을 치다가 포기하고 실업자에 이르게 되는 서글픈 현실.
그렇다면 우리의 갈 길은 어디일까요? 최근 정부에서는 실업자 대책으로 창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말할지도 몰라요. “창업은 아무나 하니?” 정말로 창업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일까요?
CJ에 입사한 뒤에 퇴사하고 “아무나 하지 않는 창업의 길”로 뛰어들어간 Beautiful Creative의 대표 이다윤씨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부산에서 SNS마케팅과 웹디자인을 하고 있는 Beautiful Creative의 대표 이다윤이라고 합니다. 명지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Q. 웹디자인을 처음 하게 된 계기가 학창 시절에 우연히 하게 된 아르바이트 때문이라면서요?
A. 친구의 소개로 웹디자인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재택 근무였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면서도 할 수 있었거든요. 경력이 쌓이다 보니 프리랜서로 활동하게 됐고, 그때부터 조금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웹디자인 학원까지 다녀가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Q. 처음에 대학을 졸업하고 CJ에 입사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비결이 뭐였나요?
A. 오랫동안 웹디자인을 한 경력이 주요했던 것 같아요. 다른 면접 경쟁자들은 쟁쟁한 스펙들을 가지고 있었어요. SKY출신도 있었고, 쟁쟁한 공모전의 입상자들도 있었죠. 하지만 다른 지원자들은 이쪽 분야 경험이 전무한 상태였고, 저는 장기간 웹디자인 프리랜서로 활동한 경력을 인정받았던 것 같아요.
거기에다 때마침 CJ에서 온라인 마케팅 부서를 신설한 참이었어요. 저는 오랜 프리랜서 경력을 인정받아서 입사하게 됐어요. 취업은 운도 따라야 한다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저는 참 운이 좋았죠.
여러분들도 학창시절에 너무 스펙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해보고 싶은 분야에 일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인턴이면 좋고, 하다못해 아르바이트라도 말이죠. 내가 간절히 바라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도, 막상 뛰어들어보면 예상과는 너무 달라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처럼 우연히 시작한 일이 직업이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Q. CJ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A. 온라인 마케팅과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일을 했어요. 처음에는 웹디자인만 생각해왔는데, 이때부터 마케팅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죠. 이때의 경험이 제가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돌아가는 구조를 알게 됐고, 회사생활과 마케팅도 배우게 됐거든요.
Q.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대기업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었거든요. 프로젝트가 정해지면 거기에 맞춰서 제가 일을 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내가 주체적으로 일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부터 내가 회사를 경영하고 해보고 싶었거든요. 저는 일의 큰 방향을 정하고, 세부적인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거죠.
▲ 부산시장과의 만남
Q. 디자인은 서울에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왜 하필 부산으로 내려왔나요?
A. 대부분 디자이너들은 서울에서 활동해요. 아무래도 여건도 좋고 수요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창업하기에는 오히려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고 생각했어요. 반면에 부산은 한국 제2의 도시인만큼 많은 산업들이 발달되어있어요. 그런데 디자인 분야만큼은 아직도 미개척의 상태였던 거예요. 다들 디자인 일은 서울에서 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 때문이었죠.
부산의 기업체들은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려고 해도, 서울에 있는 디자인 업체에 위탁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거리가 워낙 멀기 때문에 대면 미팅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저는 부산의 기업과의 거리상 이점을 살렸어요. 사실 부산만 해도 충분히 수요가 있고, 시장성이 있거든요. 물론 시작은 부산에서 했지만, 점차 서울 지역으로 진출할 예정이에요.
Q. 부산으로 내려와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A. 우선은 부산에 있는 마케팅 회사를 들어갔어요. 그곳 사장님도 이상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서울에 있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부산에 있는 중소기업에 들어오겠다고 했으니 말이죠. 물론 월급도 훨씬 적었지만, 작은 기업체인 만큼 오히려 제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어요.
저에게 필요한 건 창업을 위한 다양한 경험이었거든요. 당장 눈앞에 돈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거죠. 마케팅의 작은 부분까지 배우면서, 부산의 시장 상황도 알아볼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계속 어떤 방식으로 웹디자인을 해야 할지 방향성을 생각했어요. 창업 프로그램도 듣고, 이런저런 모임에도 참여하면서 사람들도 알아나갔고, 제가 창업한 뒤에 그 인맥이 곧 고객이 됐죠.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아무래도 ‘부산창업지원센터’였던 것 같아요. 창업에 대한 교육도 받고, 행사에 참여하면서 인맥도 쌓을 수 있었죠. 창업을 시작한 뒤에는 무료로 사무실을 임대해줬어요. 아무래도 저같이 무자본 창업 같은 경우는 사무실 임대료도 무시할 수 없거든요. 부산창업지원센터로부터 지원을 받고 시작했기 때문에, 정말로 말 그대로 컴퓨터 한 대로 무자본 창업이 가능했어요.
Q.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 - 부산 시민소통 프로젝트
A. 부산에서는 시민소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홈페이지를 제작해야 했어요. 많은 경쟁자들을 뚫고 제가 입찰에 성공했고, 그때부터 사업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국가에서 하는 일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뒤에는 센텀시티 디자인 특화구역 기업으로 참여했고, 다른 기업들과 함께 부산 시장님과 부산의 디자인 산업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영광을 얻게 되었죠.
지금은 부산시 네트워킹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컨설턴트를 통해서 상담을 받으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최신 트렌드에 민감해지려 하고 있죠. SNS시장의 경우는 굉장히 변화가 빠르거든요.
Q. 힘드신 점은 없으신가요?
A. 처음에는 창업할 때는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디자인 쪽으로는 자신이 있었고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자신도 있었어요. 하지만 회사의 대표가 된다는 건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직원들도 관리해야 하고, 인맥도 관리해야 해요. 대표의 인맥은 곧 고객의 수로 직결되니까요.
게다가 점점 직원 수가 늘어나면서,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어요. ‘내가 잘못하면 직원들까지 피해를 보겠구나’ 하는 책임 의식이 생기고, 그만큼 부담감도 늘어나고 있어요.
Q. SNS마케팅만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A. 디자인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컴퓨터 한 대와 사무실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었어요. 말 그대로 재능창업인 거죠.
게다가 다른 직종의 경우는 고객 유치를 위해서 홍보비를 들여야 하지만, 저는 SNS를 통해서 제 기업을 홍보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따로 홍보비가 들지 않았고, 디자인 기술만 있으면 됐기 때문에 초기 창업 자본이 거의 들지 않았어요.
Q. 앞으로의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세요?
A. 처음에는 홈페이지 제작을 중심으로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홈페이지의 경우는 한 번 만들고 나면 새로운 고객을 찾아야 하는 단점이 있어요. 지속적인 고객이 없기 때문에 단순히 웹디자인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같이 SNS 매체들을 이용해서 마케팅을 할 것을 생각하게 됐어요. 홈페이지도 예전에는 PC에서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고민했지만, 요즘은 모바일에서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만들고 있어요.
최근에는 스토리가 중요한 사회라고 말하잖아요. SNS마케팅 시장도 과거에는 단순히 사진을 덕지덕지 이어 붙여서 홍보했지만, 지금은 동영상 촬영과 편집을 같이 하면서 하나의 콘텐츠를 이야기 형식으로 만들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하고 있어요.
끝으로
창업에 처음 도전할 때 막막함과 불안감을 저는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주저앉고 싶을 때도 많았죠.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정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게 좋아요. 최근 정부에서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답니다. 많은 도움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저도 그랬고요.
과거의 사업이라고 하면 실물을 기반으로 한 제조, 유통 쪽 일이 많았어요.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으로 기계가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하게 됐어요. 하지만 저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마케팅 분야는 기계는 이해하지 못할 인간만의 감성, 유머가 들어가야 하죠. 단순 노동보다는 하나의 아이디어로 대규모의 이익을 창출하는 모델이야말로 미래 사업의 핵심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아이템을 정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창업하기까지 많이 고민했고,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어요. 여러 번의 도전 끝에 웹디자인으로 시작해서 SNS마케팅에 이르게 되었고요. 처음에는 힘들어도 꿋꿋하게 견디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 화이팅!
지금까지 창업이라는 것은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냥 막연하게 회사 취업만 바라봤었는데, 왠지 창업도 한번 도전해볼 만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창업을 한다면 리스크도 있겠지만, 그만큼 제가 스스로 일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주인의식이 들어서 좋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창업을 저와 너무 거리가 먼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만약 창업을 하게 된다면 '창업센터' 같은 것들을 적극 활용해야겠다는 조언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 기사를 통해 창업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